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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학교폭력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1명 직·간접 피해자
2017년 10월 07일 (토) 13:24:2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또래 여학생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른 ‘부산 여학생 폭행’에 이어 강릉, 아산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0대들의 범죄행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급기야 온라인에서 ‘소년법 폐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여가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학교 밖 청소년 469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67명(10%·복수응답 포함)이 폭력과 왕따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1명은 폭력과 왕따 등 학교 폭력의 직·간접적 피해자인 셈이다. 

전국을 공분케 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이 사건은 SNS상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을 시작으로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은 속옷만 입은 채 온 몸이 피투성이로 뒤덮인 여중생이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사진과 함께 가해자가 지인과 나눈 장난스러운 대화도 함께 유포되어 온 국민들은 충격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특히 가해자가 피해자를 폭행하는 도중 ‘피 냄새가 좋다’고 말하고 성적인 폭행을 제안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피해 학생은 입술부위가 터져서 봉합수술을 받았고, 상처의 범위가 넓고 위험한 상황이어서 지난 9월4일 부산시내 큰 병원으로 옮겼다. 당초 경찰은 폭행 상처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으나, 피해 학생 부모측 관계자가 올린 SNS글과 사진을 통해 심각함이 알려졌다. 피해학생의 부모의 친구라고 주장한 한 여성은 SNS에 참담한 심경의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잔혹한 폭행으로 심하게 부어오른 피해자의 얼굴 사진을 올린 이유는 “또 다른 아이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면서 “가해자들이 자신의 딸을 폭행한 이유는 2개월전 가해자 등 5명이 딸을 폭행해 경찰에 신고했고, 이 때문에 또다시 보복성 폭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부산사상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지난 9월3일 입건된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가해자 2명에 대해 “둔기로 때리는 등의 행위로 특수폭행죄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히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 9월1일 오후 8시 30분 부산 사상구 한 공장 앞에서 평소 선배에 대한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다른 학교 여중생을 폭행했다. 이들은 폭행에 철골 자재, 소주병, 의자 등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범행 직후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를 무릎 꿇린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가해학생들이 우발적으로 폭행했다는 당초 진술과는 달리, 폭행을 사전에 모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가해학생들이 피해자 A양의 친구를 시켜 의도적으로 불러낸 점과, 보복폭행을 위해 사전에 모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가해학생들의 휴대폰 내역과 당일 행적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경위 파악에 나섰다.

지금까지 수사된 사건경위를 보면 가해학생들은 피해자 친구를 시켜 영화를 보자며 피해자 A(14·중2)양을 불러냈으며, 약속장소는 사상구 엄궁동의 한 패스트푸드점이었다. 약속장소는 버스 정류장과 인접하고, 인근에 대형 마트가 있어 피해자가 의심 없이 나올 수 있었다. 약속장소와 폭행이 일어난 장소는 직선거리도 불과 100여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바로 옆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버스가 다니는 도로가에선 건물 등에 가려 보이지 않는 위치다. 막다른 길이라 사전에 위치를 모르고는 쉽게 찾아가기가 어려운 위치라는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특히 저녁시간에는 지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공장지대여서 1시간 반이 넘도록 잔혹한 폭행이 이어질 수 있었다. 특히 경찰은 이번 폭행에 앞서 6월29일 발생한 1차 폭행으로 A양의 부모가 고소한 사실을 알게 된 가해학생들이 앙심을 품고 보복 범죄를 벌였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당시 고소장이 경찰에 제출됐지만 피해학생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는 것. 고소장 내용을 보면 1차 폭행이 이뤄진 시점은 6월29일 오후 2시께로 가해학생인 B(14·중3)양의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았다는 이유로 폭행이 시작됐다. B양과 또 다른 피의자인 C(14·중3)양 등은 사하구 장림동의 한 공원과 노래방을 옮겨가며 주먹과 마이크 등으로 수차례 얼굴을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는 진술이 들어있다. 경찰은 이번 2차 폭행 외에도 1차 폭행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강릉에서도 여중생 폭행 사건 발생
지난 7월17일 새벽 강릉 경포해변 인근에서 10대 여학생 6명이 평소 함께 어울려 지내던 또래 A양을 집단 폭행했다. 폭행 당시 가해자들이 촬영한 영상이 A양의 가족을 통해 페이스북 등 SNS에 확산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제2의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으로 불리고 있는 ‘강릉 폭행 사건’은 가해자들이 나눈 대화가 알려지면서 가해자들의 반성없는 태도가 국민적 공분을 하고 있다. 폭행 피해자의 언니라고 밝힌 이모 씨는 지난 9월4일 페이스북에 “수많은 고민 끝에 용기 내서 올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그에 따르면, 폭행 사건은 지난 7월 강릉 경포해변에서 발생했다. 해당 장소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던 여고생 A양 무리는 동석한 여중생 B양을 무차별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인 게 있었다”는 게 그 이유다. A양 무리는 B양의 몸과 머리에 침을 뱉고, 욕설을 퍼부었다. B양의 지갑에 있는 돈을 모두 빼갔을 뿐 아니라 휴대폰을 모래에 묻기까지 했다. 동이 트자, A양 무리는 자취방으로 자리를 옮겨 B양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자취방에서 벌어진 폭행은 더 가관이다. 가해자들은 B양을 폭행하는 모습을 영상 통화로 실시간 중계하고, 사진을 찍어서 유포하고, 가위로 협박하기도 했다. 옷을 벗기려는 시도와 성적 폭언도 퍼부었다고 한다.

A양은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정신과 치료까지 병행 중이다. 피해자 언니 이 씨는 “이런 행동을 벌여놓고도 가해자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잘 살고 있다. 동생에게 잘못이 있으니 때렸다고 말하는데 너무 억울하다”며 “꼭 소년법이 폐지돼서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기를 원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이 씨는 동생 B양의 사진과 함께 가해자들의 채팅방 내용을 공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피해자 B양의 폭행 직후 사진은 가해자들의 채팅방을 통해 유포됐다. 피해자의 얼굴은 이목구비 형체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있다. 가해자 C양은 B양의 사진을 올리며 “그냥 X나 때렸다”며 “우리 다 같이 빵(감옥) 들어가겠다”는 상대방의 우려에도 “내 똥에서 다우니 냄새 난다”라고 답변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듯 보인다. 이 밖에도 가해자들이 나눈 대화창에는 “한 달 정도 (감옥) 갔다 오는 것도 나쁘진 않다”, “우리 신상 퍼뜨리면 고소하자”, “어차피 다 흘러가고 묻힐 텐데 나는 초상권 침해로 정신적 피해보상 요구하겠다”, “팔로우 늘려서 페이스북 스타 돼야지”, “술이나 먹자” 등의 충격적인 발언이 이어졌다.

10대 범죄에 ‘엄벌’과 ‘교화’ 입장 차 팽배
최근 부산과 강릉 등 전국적으로 10대들의 폭력 사건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면서 10대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으로 각각 ‘엄벌주의’와 ‘교화 우선’라는 원칙을 내세운 측의 입장 차이가 팽배하다. 지난 9월 발생한 부산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은 그동안 감춰져 있던 10대의 폭력 사건의 진상을 폭로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가해자들의 보복이 두려워 쉬쉬했던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거나 이미 지나갔던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강릉과 아산에서의 집단폭행 외에도 지난 9월11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중학생 4명이 하급생 1명을 “용돈 좀 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에서는 여중생 8명이 한명을 집단폭행하고 피해자의 친구에게도 폭행을 강요하기도 했다. 이들 가해자들 중 일부는 이미 다른 혐의로 보호관찰 중에 또다시 폭행을 저질렀다. 또한 이번 범행에도 불구하고 만 14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의 대상에서 제외돼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당장 만 14세 미만에 대해 형사처벌을 금지하고 만14세 이상 19세 미만에 대해서는 최대 20년으로 형을 제한하는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최근 선고만을 남겨두고 있는 인천 초등생 유괴 살해사건의 주범이 소년법 적용 대상으로 20년형을 구형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는 중이다.

현재 소년법 폐지론자들은 “법이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보호하고 있다”며 소년범죄에 대해 엄히 처벌해야 점차 범행 연령이 낮아지고 흉포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치권 역시 이같은 주장에 호응해 만 14세인 현행 형사미성년자 나이를 만 12세로 낮추거나 살인 등 강력범죄의 경우 감형 대상에서 제외하는 소년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경우 10대라 하더라도 살인 등 잔인한 범죄를 저지를 소년범에 대해 사형도 선고할 수 있는 ‘특정강력범죄의처벌에관한특례법’ 개정안을 내놨다. 소년법 폐지를 반대하는 이들은 미성년자들을 무작정 교도소로 보낼 경우 성인범죄자를 양산할 뿐 범죄 예방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박한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SNS를 통해 “한 두 사건의 잔인성에 대한 충격 요법으로 강력한 소년법 개정론을 불쑥 끄집어내는 것은 포퓰리즘의 발로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법 개정 논의가 10대 범죄 전체를 뭉뚱그려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청의 범죄통계 등에 따르면 경찰이 학교폭력을 집중적으로 형사사건화 했던 2012년 이후 촉법소년과 범죄소년의 폭력 범죄율은 서로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 범죄소년의 경우 폭력범죄율이 2014년 다소 줄어들었지만 그 이후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세다. 소년법 개정 논의가 형사 미성년자의 연령을 하향해 처벌 대상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법 개정으로 늘어나는 연령대에서는 폭력범죄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형사 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해 교화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해 연령이 높아질수록 범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미시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무조건적인 엄벌을 피하면서도 교화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현재 소년범들이 잘못을 저지른 뒤 법정에 서기까지 6개월이 걸리는데 자신이 저지른 범행의 잘못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경각심을 주지 못 한다”며 법원의 빠른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 

‘소년법 폐지’ 청원에 27만여 명 서명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까지 5년간 4대 강력 범죄로 검거된 10대(만 10~18세)가 모두 1만5,849명으로 나타났다. 10대들에 의한 강력범죄가 하루 9건씩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성범죄가 1만1,958명으로 가장 많고 ▲강도 2,732명 ▲방화 1,043명 ▲살인 116명 순이었다. 특히 전체 강력범죄의 70% 이상이 성범죄인 것으로 확인돼 10대의 성범죄가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강력범죄 중 촉법소년이 저지른 범죄 비율은 2012년 12%, 2013년 12%, 2014년 14%, 2015년 13%, 2016년 15%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지난 9월15일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소년법 폐지 청원글에는 약 27만명이 서명했다. 청원이 등록된 것은 지난 9월3일로, 해당 청원은 “청소년이란 이유로 보호법을 악용하는 잔인무도한 청소년이 늘고 있다. 반드시 ‘소년법’을 폐지해야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원을 등록한 시민은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청소년들이 자신이 미성년자인 걸 악용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성인보다 더 잔인무도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소년법 폐지를 주장했다. 이는 최근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에 이은 동성친구 구강성교 사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에 이르기까지 10대들의 강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현행 특정강력범죄법 제4조에 따르면 살인, 강도, 강간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른 18세 미만 청소년을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해야 할 경우 20년까지만 선고할 수 있다. 부정기형 역시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초과하지 못하게 돼 있어 그동안 청소년들이 저지른 범죄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7월 강력범죄를 범한 소년범에 한해 형량 완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특정강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만 14~18세 미만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살인, 강간, 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를 경우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아직 소년법 폐지 주장에 대해 부정적 견해가 우세하다. 소년법 제정 목적이 명확한 만큼 폐지보다는 개정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소년법 폐지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대표적 인물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다. 그는 지난 9월6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년법 폐지 청원이 있다고 해서 폐지할 수는 없고, 최고 징역 15년에서 20년으로 한정되는 형사미성년자의 연령을 낮추는 방안은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소년범뿐 아니라 성인범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이 가장 효과적인 형사정책이라고 볼 수 없다”며 “범죄가 빈발하지 않도록 형사정책 대응 등 다른 수단을 동시에 찾고 학교 폭력 행위에 대해 학교장의 대처가 합리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인천지검에 재직 중인 A검사 역시 “청소년들을 성인과 동일한 법률로 처벌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인 만큼 충분히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고, 처벌로만 아이들을 다스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수도권 지역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소년범의 경우 사실상 재판을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6개월 정도기 때문에 아이들의 심리상 이때는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기 어렵다”며 “차라리 소년범에 대해서는 빠르게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 과정을 단축시켜 실제 잘못과 처벌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국민들의 바람을 확인한 문재인 정부는 ‘소년법 폐지’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사안인 만큼 답변을 할 것”이라며 “청원 마감 시한인 11월 2일까지 기다릴지, 그전에 할지 답변 시기를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10명 중 9명, 미성년 범죄자 처벌 강화 찬성
최근 법원은 17세 소녀에게 가혹한 폭행을 저지른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폭행에 가담한 이들은 최소 3년에서 8년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이들은 3명이다. 19세 A군, 22세 B씨, 19세 C양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전부터 알고 지내던 D양을 모텔에 가두고 온갖 가혹행위를 저질렀다. 얼굴을 담뱃불로 지지는가 하면, 둔기를 휘두르는 등 지속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출한 A군이 D양(현 18세)에게 “휴대전화 개통을 위해 명의를 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D양이 거절했다는 게 이유다. A군 등은 D양을 한 달 동안 청주와 음성 등으로 끌고 다니며 참혹한 폭행을 가했다. 이들은 피투성이인 D양을 꿇어앉히고 자신들의 소변을 강제로 마시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이승한 부장판사)는 9월9일 공동폭행과 특수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군(19), B씨(22), C양(19·여)에게 각각 징역 8년, 5년, 3년을 선고했다. 항소를 기각해 원심과 같은 형량을 선고한 것이다. 공범인 E양(18·여)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범행 당시 A군과 C양은 18세로, 소년법 적용 대상이지만 법원은 ‘소년법’보다는 일반 형법을 적용해 잔혹한 10대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폭행과 감금은 물론 소변까지 마시게 하고 담뱃불로 몸을 지지는 등 가혹 행위를 저지른 죄질이 극히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소년법 개정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결과 국민 10명 중 9명은 소년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 또는 폐지해 10대 미성년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14명을 대상으로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4.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p)에 따르면 ‘소년법의 일부 조항을 개정하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개정-처벌 강화’ 응답이 64.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소년법을 아예 폐지하여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폐지-성인과 동일 처벌’ 응답이 25.2%로 집계됐다. ‘현행 소년법을 유지하되 계도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현행 유지 및 계도 강화’ 응답은 8.6%에 그쳤다. ‘잘 모름’은 1.4%. 먼저 모든 계층에서 ‘소년법의 개정을 통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또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연령별로는 청소년의 부모세대인 40대(개정 69.9% vs 폐지 20.3% vs 현행유지 9.8%)에서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가장 높았고, 이어 조부모 세대인 60대 이상(67.8% vs 16.9% vs 10.9%)이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20대(65.0% vs 25.4% vs 8.5%), 30대(60.9% vs 37.4% vs 1.7%), 50대(59.3% vs 29.7% vs 10.3%) 순으로 조사됐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개정 68.8% vs 폐지 22.2% vs 현행유지 8.3%)과 중도층(68.1% vs 23.8% vs 12.2%)에서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가장 높았고, 보수층(61.7% vs 23.8% vs 12.2%)에서도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다수로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도 모든 정당 지지층에서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높은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개정 71.2% vs 폐지 22.8% vs 현행유지 5.6%)과 국민의당 지지층(70.8% vs 19.7% vs 9.5%)에서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매우 높게 나타났고, 이어 정의당 지지층(62.0% vs 30.9% vs 7.1%)과 자유한국당 지지층(60.7% vs 23.8% vs 5.6%), 바른정당 지지층(52.2% vs 34.4% vs 11.5%), 무당층(49.5% vs 34.8% vs 9.4%) 순으로 높았다. 지역별로는 경기·인천(개정 71.2% vs 폐지 20.9% vs 현행유지 7.5%)에서 ‘개정 또는 폐지’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대구·경북(69.3% vs 28.2% vs 2.5%), 부산·경남·울산(65.3% vs 26.3% vs 7.5%), 서울(64.0% vs 25.2% vs 8.9%), 광주·전라(60.0% vs 19.6% vs 15.7%), 대전·충청·세종(59.2% vs 28.8% vs 9.2%) 순으로 높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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