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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서 살아보기, 그리고 세상 사는 이야기
2017년 10월 06일 (금) 23:51:11 뉴스메이커 webmaster@newsmaker.or.kr

7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시작되었던 시절부터 우리에게는 중동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한국에게는 잘 모르는 나라,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들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런 참에 두바이에서 생활하게 되면서 보고 느끼고 생각했었던 모습들을 담아 보았다.

이영수 HS애드 두바이법인장

 나는 광고회사 다니면서 광고 업무도 했지만 그 외에도 건축이나 전시회와 같은 공간마케팅, 온라인에서의 디지털마케팅 등 여러 업무를 경험하게 되는 기회가 있었고 그 업무들과 함께 해외도 이곳저곳 많이 다녀 보게 되었다. 나에게는 두바이도 출장으로 돌아다니던 세계 여러 나라들 중 하나였다. 두바이는 몇 년 전에 ‘꽃보다 할배’라는 방송에 나오고 나서 좀 더 친근감 있는 나라가 되었지 않았나 여겨진다. 아랍에미리트(UAE) 라는 나라는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포함한 7개 국가들의 연합국이다.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발달한 곳이 두바이이다. 두바이는 보통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석유가 거의 나지 않는다. 석유도 없었기 때문에 아부다비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활용한 무역과 금융을 바탕으로 스스로 살아남을 노력을 꾸준히 한 결과, 지금의 두바이가 되었다. 땅 파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두바이는 글로벌 벤치마킹 대상이다. 두바이에는 부르즈칼리파라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 랜드마크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의 7성급호텔이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형 테마파크, 세계 최대 규모의 정원, 세계에서 가장 긴 무인 전철, 세계 최고 높이의 레스토랑, 세계 최대 규모의 새해 불꽃놀이, 시속 340Km 슈퍼카 소방차 와 같은 아기자기한 것에 이르기까지 등 기네스에 이름 올릴 만한 것들을 꽤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런 최고, 최대를 추구하는 이면에는 이 지역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기네스의 나라
원래 이 지역은 베두인이라는 유목민이 살던 곳이어서 아쉽게도 오래된 역사와 문화유산이 거의 없는 곳이다. 바로 이웃나라 이란만해도 페르시아의 오래된 역사와 문화가 눈부시다. 두바이 지역에 사람들이 정착을 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이삼백 년 밖에 되지 않았고 바닷가 도시 두바이에서 고기잡이와 진주 산업이 시작된 것이 그 시작이다. 이런 가리고 싶은 약점 때문인지 경제적으로 성장을 하게 되면서, 어쩌면 자연스럽게 경제적인 부로 만들 수 있는 역사를 이루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한마디로 기네스에 올릴 수 있는 최고, 최대, 최초의 수식어에 집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이 도시는 성장했다. 이제 두바이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공항이 되었다. 한국에서라면 10시간 비행으로 도착하는 곳인데 유럽을 오고 갈 때 들러 볼 수 있는 스탑오버 지역으로는 단연 손꼽히는 곳이다. 하루나 몇 일 머무르고 떠나는 중간 기착지로서 스탑오버할 시간마저 부족하다면, 두바이는 작은 도시이어서 당일 머물렀다 떠나는 당일치기, 레이오버도 한번 시도해 볼 만 하다.
아랍에미리트는 1971년도에 독립을 한 나라인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성장을 한 배경에는 영민한 통치자가 있었기 때문 아닐까 한다. 두바이 통치자는 ‘국가도 하나의 회사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른 회사들과의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가져야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회사’ 라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랍다고 생각했다. 국가라는 그 회사의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어떤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세상에 내 놓을 것인지, 어떤 차별화 포인트를 꺼내서 어떻게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일 거다. 두바이는 기업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한다. 사업체 설립도 간편하고 빠르고 세금도 없고 노동 유연성도 아주 높은 나라가 되었다. 

실행하는 것이 힘이다
두바이에서 배울 점은 창의성과 실행력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오래 유지되는 꾸준한 실행력은 매우 중요하다. 두바이는 사실 왕이 통치하는 나라이어서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에도 아무리 좋은 전략이어도 자주 바꾸는 것 보다 덜 좋은 전략일지라도 오래 유지해 가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 두바이 마리나
80년대에 찍은 이곳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는데 사막 한 복판에 도로 한 줄이 나 있고 그 중간에 건물 딱 하나가 있는 사진이었다. 지금 그 곳이 상전벽해가 되었다. 요즘은 ‘아는 것이 힘이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인터넷으로 정보가 넘쳐 나는 시대이어서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힘이다.
한국에서 도시마케팅이 우후죽순 뜨던 시절이 있었다. 각 도시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고 발전시키기 위함이었다. 이런 도시마케팅의 효시는 아마도 뉴욕시의 I ♥ NY (I Love New York)이었을 것이다. 이 캠페인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데 그 이후 I ♥ ○○ 와 같은 수많은 짝퉁 슬로건들을 양산했다. 스페인의 빌바오 라는 도시가 또 하나의 성공사례이었다. 무너진 철강 산업 도시이었던 빌바오가 일약 세계적인 명소로 떠 오른 데에는 20세기 인류가 만든 최고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 성공과 함께 이루어 낸 도시의 경쟁력 때문이었다. 성공한 문화공간 하나가 도시를 다시 일으킨다. 두바이는 도시마케팅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2020년에 두바이엑스포와 함께 한 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까 하는데 어떤 창의성과 어떤 속살들을 드러낼지 기대가 된다.

세상은 마음먹기 나름이다
두바이의 여름 나기는 무척 힘들다. 너무 더워서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다. 한여름의 기온은 50도를 넘나드니 어지간한 사우나 보다 뜨거운 곳에 들어가 앉아 있는 거나 다름없다. 그런 숨막히는 날씨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12월이 다가 오면 한국의 초가을 날씨처럼 환상적인 날씨가 되고 해를 넘어 3월, 4월까지 이어진다.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어떤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너무 더워서 숨이 턱턱 막히고 잠시만 걷게 되어도 욕이 저절로 나온다’는 등 겁나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나는 여름기간 동안 욕이 나올 정도로 최고를 찍는 날이 오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우려하면서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던 중에 어느새 기온이 한풀 꺾여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을 보면서 세상은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가장 더운 날이 아닐 거야 하고 지내다 보니 가장 더운 날은 결국은 나에게 오지 않았던 것이다. 긍정의 생각이 행복을 만들어 준다.
이곳의 뜨거운 날씨는 세계의 자동차회사들이 혹서기에서 잘 버텨야 하는 기계장치들을 테스트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오게 했다. 기온도 높지만 태양이 강해서 어지간한 것은 장시간 버티질 못한다. 이런 날씨도 잘 이용하니 자동차 테스트 같은 사업거리가 된다.
▲ 두바이 붉은 사막
두바이는 바다를 길게 끼고 있는 도시이어서 비가 올 것도 같은데 거의 오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가끔 비가 오는데, 정말 한 두 방울 떨어지다가 마는 경우도 많다. 그때마다 비가 온 걸로 치는 건지 아닌지가 무척 궁금했다. 결론은 자동차 와이퍼를 한번 이라도 작동시키면 비 온 날로 치면 되는 것이었다.
이 마른 땅에도 신나는 액티비티들이 있는데 그 중에 사막 사파리가 가장 두바이 답다고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원래 이 사막의 땅들은 오래 전엔 바닷속이었다고 한다. 그 증거들로 바다 식물들이 사막 위에 적응해서 뿌리를 내리고 있고 바다 속 화석들이 사막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이곳 사막의 또 다른 특징은 철분이 많이 섞여 빨갛게 보이는 아름다운 모래 사막이 여기 저기 구릉을 이루며 멋지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그 사막의 모래 언덕을 SUV를 타고 롤러코스트 타듯이 달리는 기분을 만끽해 보는 것이 사막 사파리이다. 이왕이면 해가 질 무렵 진한 오렌지 빛의 석양을 보며 모래언덕을 심하게 좌충우돌 달려주는 와일드한 SUV 기사를 만난다면 진정한 사막 사파리를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은 길다
▲ 부르즈 칼리파 야경
나는 전시관, 박물관과 같은 공간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레 건축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두바이에는 인상적인 건물들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칼리파는 높이가 828m 이다. 우리는 초고층빌딩이라고 하면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떠 올리게 되는데 나중에 증축된 안테나 탑을 포함해서 443m 이다. 건축에서는 300m 이상의 건물을 수퍼톨이라 하는데 이런 빌딩들이 요즘 세상에는 여기 저기 즐비할 것 같지만 2016년이 되어서야 전세계 100번째의 수퍼톨 건물이 뉴욕 맨하탄에 완공되었다. 그 중 22개는 두바이와 UAE 에 있다. 역사가 짧은 이 도시국가는 높이의 역사를 쓰고 있다. 
또 다른 상징적인 건물로는 버즈 알 아랍이 있다. 세계 최초의 자칭 7성급 호텔이다. 초기에는 20불을 내면 호텔 내부 구경을 할 수 있게 하였는데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늘어서곤 했다. 아라비아 전통배의 돛대를 형상화한 이 건물 또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이다.
 

이런 건축물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 버즈 알 아랍
건축의 박물관이라고 하는 시카고에 가면 빌딩 숲을 가로지르는 운하를 따라 배를 타고 시카고 시내의 건축물을 투어 하는 관광 상품이 있다. 배를 타고 지나가는 짧은 시간 내에 앞뒤, 좌우에 늘어선 수많은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뭐가 뭔지 어질어질하게 된다. 시카고 대 화재 이후 독일의 바우하우스 출신 건축가들이 시카고 재건에 참여 하면서 고층의 근대 건축물들이 들어서게 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중의 한 건축가로 미스 반 데어 로에 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우하우스 교장이었으며 근대 조형, 건축 예술의 선구자이며 유리와 철골을 이용한 고층 건축 기술을 이끌었던 사람이다. 이 훌륭한 건축가의 말년에 어느 기자가 인터뷰를 하면서 당신이 생각하는 당신의 최고의 건축물은 어느 것입니까? 라는 우문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그는 내 인생 최고의 건축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답변하였다. 나는 이 말을 참 좋아 하게 되었다. 나는 종종 인생은 길다는 말을 한다. 보기에 따라 인생은 짧고 또 인생은 길다. 100세 시대를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생을 이루고 있는 순간까지 모두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러다 보면 꿈은 이루어진다.

명품브랜드, 명품인생
▲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이슬람사원인 모스크는 이 나라에서는 동네마다 하나씩 있는 식이어서 어디를 가더라도 늘 눈에 보이게 된다. 터키에 가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블루모스크가 있다. 모든 모스크에는 높은 첨탑들이 꼭 세워져 있는데 첨탑의 숫자가 모스크의 크기나 위상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인 메카에만 첨탑이 6개인 모스크가 있고 그 외의 모스크들은 모두 5개 이하이어야 했는데 17세기에 세워진 이 멋진 블루모스크에는 첨탑이 6개가 세워졌다. 이를 괘씸하게 여긴 메카에서 문제 삼고자 터키로 사람을 보냈으나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여 첨탑도 그대로 두도록 하면서 대신 메카의 모스크에 첨탑을 하나 더 세우게 하여 결국 7개의 첨탑을 가지게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모스크 이야기가 나왔으니 아부다비의 그랜드모스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스크는 외부도 멋지지만 더욱 멋진 것은 내부 공간들이다. 해가 질 무렵의 야경은 더욱 근사하고 내부의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디테일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이런 명품이라 할 만한 건축물들을 보면서 무엇이 명품을 만드는가를 생각해 본다.
여의도에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만 되면 길게 줄 서서 먹는 국수집이 있었다. 왜 이 집은 몇 백미터씩 줄을 서서 먹는 것인지 궁금하여 찾아가 보았다. 국수가 다 거기서 거기 일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약간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비빔국수의 양념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는 강렬함 그리고 소면이 아닌 중면을 쓴다는 차이점, 국수 치고는 약간 가격이 비싸다는 점까지가 다르다면 다른 점이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작은 차이들이 결국 명품을 만든다.
누구나 명품을 추구한다. 세상에 없을 것 같은 대단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이렇듯 작은 차이, 작은 디테일이 명품브랜드, 명품인생을 만든다.

글로벌시대에 살기
두바이는 인구의 90%가 외국인들이다. 어찌 보면 아랍인의 나라가 아닌 외국인들의 나라이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인종과 문화와 음식점이 다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서로의 의사소통을 위하여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지만 미국식, 영국식 영어라기보다는 제 3국 사람들의 다양한 악센트가 섞인 영어이어서 세련되어 보이지 않지만 어쩌면 이것이 진짜 글로벌 언어가 아닐까 한다.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며 서로 다름을 알고 이해하게 되면서 편견도 줄어들게 되고 각기 다른 세계가 공존하는, 그래서 글로벌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에 경부고속도로가 뚫리고 나서 일일생활권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은 일일글로벌 시대이다. 세계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 이곳에서 세계의 문화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내가 담당하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은 낙후된 곳이 많고 척박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서 발전 가능성이 많은 곳이다. 두바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바쁜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왕이면 좋은 점들을 보면서 살아 간다면 우리 앞에는 언제나 기회가 더 많이 다가올 것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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