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중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기대하는 스포츠 스타로 ‘빙속여제’ 이상화(스포츠토토)가 꼽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늘었지만 관심도를 높이는 건 숙제로 남았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6월 발표한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국민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79명)를 뽑은 응답자가 월등하게 많았다. 그 뒤를 이승훈(13명·스피드스케이팅), 심석희(12명), 최민정(4명·이상 쇼트트랙) 등이 이었다.

부상에도 빛을 잃지 않은 빙상 여제

▲ 이상화 선수

지난 2월9일부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8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빙속여제’의 복귀를 알렸다. 비록 2016~2017시즌 내내 1등을 한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금메달(37초13)을 내줬지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원래의 모습을 되찾아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상화는 2016~2017시즌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물론 매 경기 상위권에 랭크됐지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매년 항상 1위 자리를 놓지 않았던 그였기에 의문부호가 달렸다. 사실 그는 월드컵 1차 대회를 앞두고 종아리에 통증을 느꼈다. 단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까지 좋지 않자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 사실은 월드컵 4차 대회가 끝나고 나서야 밝혀졌다. 그 전까지는 이상화가 몸 상태에 대해 함구했기 때문이다. 이상화는 대회가 끝나고 나서야 “종아리가 아프다보니까 막판 스퍼트를 하면서 얼음을 지치고 나갈 때 힘이 안 들어갔다”며 털어놨다.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지만 쉴 수도 없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이상화는 지난 2월21일 일본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고다이라 나오와 접전 끝에 2위에 올랐다. 7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나오와 같은 조에 편성되며 숙명의 대결을 펼쳤다.

이상화는 첫 100m 구간을 10초 44로 통과해 고다이라보다 0.08초 빨리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직선 구간을 통과한 후 3, 4코너를 돌면서 가속을 붙이지 못했다. 이상화는 결국 마지막 직선 구간에서 고다이라에게 추월을 당했고 37초 71을 기록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보다 빠른 37초 39를 기록해 가장 빠른 기록을 보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경기가 끝난 후 이상화는  “레이스엔 만족하는데 마지막 코스에서 역전을 당해 매우 아쉽다”며 “현재 2위 위치에 만족한다. 부담 없이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겠다” 밝히기도 했다. 또 “1위가 되는 것은 항상 무서운 것”이라며 “내가 고다이라보다 아래 있다는 게 다행이다. 지금 나에게는 맨 위에 있을 때 느끼는 부담감은 줄었고 대신 동기부여는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전지훈련 마친 후 선발전 맞춰 귀국
현재 이상화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 대회에 이어 한국 겨울올림픽 첫 3연패를 꿈꾸고 있다. 전지훈련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한 이상화는 지난 시즌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종아리까지 다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7년 만에 월드컵 노골드에 그쳤고,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에 머문 아쉬움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상화는 “항상 좋을 수는 없잖아요. 열심히 하고 있으니 이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국내에서 부상 치료에 전념한 이상화는 이제 캘거리에서 소치 금메달을 합작했던 케빈 코치와 3회 연속 금빛 질주를 준비한다. 이상화는 “두 번의 금메달로 그치지 않고 또 한 번 도전해서 많은 우리나라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 드리겠습니다”고 전했다. 이상화는 캐나다에서 평창을 향한 강도 높은 담금질을 한 뒤 이번 달 대표선발전에 맞춰 귀국할 예정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