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요리방송을 뜻하는 ‘쿡방’ 영향으로 집에서 밥을 해먹는 ‘집밥 열풍’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특히 20대, 30대 젊은 층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음식 사진을 올리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밥 열풍에 힘을 보태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가족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좋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행복이라고는 하지만,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매일 따뜻한 집밥을 준비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집반찬 통해 어머니의 온정 선사

▲ 최영호 대표

최근 반찬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1~2인 가구가 인구의 절반까지 늘어난 데다 혼밥(혼자 먹는 밥)족이 증가하면서 식탁 풍경이 달라진 영향이다.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고 이를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욜로(YOLO)족 증가도 그 이유 중 하나다.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고 ‘나를 위한 투자’를 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반찬을 사먹는 수요가 늘었다. 이에 동네 반찬가게와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전국의 입맛을 사로잡은 반찬가게가 있어 화제다.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반찬 배달전문점’인 반찬마루는 국·찌개·탕류를 비롯해 조림, 볶음, 찜류 등 다양한 밑반찬을 월 단위로 주문을 받는다.

최영호 반찬마루 대표는 “집밥이 열풍이긴 하지만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를 해먹는 게 마음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냉장고에 재료를 두고 오래도록 썩히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한다. 이에 반찬마루에서는 당일조리, 당일배송을 원칙으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다양한 집반찬을 통해 어머니의 온정을 선사한다. 반찬마루의 모든 반찬은 공장에서 만든 반찬 혹은 시중의 반찬가게처럼 구체화된 레시피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과거 우리의 어머니들이 해주셨던 집밥처럼 철저하게 ‘손맛’과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승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 대표는 식재료의 선택에도 남다른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상추, 오이, 배추, 파와 같은 기본 식재료는 가게 앞의 텃밭에서 직접 기를 정도다. 이러한 정성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1인 가구를 비롯해 많은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반찬마루의 회원들 중에는 자녀가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 후 반찬마루를 통해 충북지역에 계신 부모님께 반찬 배달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최 대표의 아이들이 다녔던 병원 의사도 반찬마루의 3년 째 단골이라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도 최 대표는 지난 4년간 꾸준히 독거노인센터에 반찬을 후원하고, 어린이센터나 학교에도 반찬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도 실천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직지드림플러스센터라는 지역 내 장애복지센터에도 반찬을 후원해 사회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건강까지 생각하는 신메뉴 개발에 매진
이제는 반찬마루의 운영도 안정화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최영호 대표는 여전히 메뉴 개발과 영양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요리학원을 다니는가 하면, 고객의 건강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저염식 메뉴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 달로 메뉴를 구성하고, 계절마다 제철반찬을 함께 구성해 메뉴의 거의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해가 거듭되면서는 자칫 중복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오랜 단골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메뉴 개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앞으로 반찬마루를 프랜차이즈화 하고 싶다는 최 대표는 손맛이 있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 함께 도전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의 프랜차이즈를 꿈꾸는 중이다. 그는 “맛있는 반찬, 답은 없는 것 같다. 입맛이란 게 주관적이기 때문이다”며 “저희 반찬이 맛을 극도로 끌어올렸다고 말할 순 없다. 대신 가정에 최대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 끼를 위해 신경쓰는 수고를 대신해주는 서비스. 그렇게 아낀 고객들의 기회비용이 각자 가정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덧붙였다. 주위를 돌아볼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집밥의 온정을 선사하고 있는 최영호 대표의 향후 행보가 사뭇 기대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