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융합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안경의 색깔에 따라 사물이 달리 보이듯이 각자의 가치와 목적에 따라 융합을 보는 눈이 제 각각이다. 융합을 교육적인 관점으로 보는 눈이 있고 융합적 산업을 통하여 창조경제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경제·정치적인 시각도 많다.

▲ 양성일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 교수

융합적인 사고와 의식은 모든 사회의 구성원에게 필요한 것이고 장려할 만한 일이지만, 창의적인 융합교육은 지극히 제한적인 피교육자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사실이다. 창의적인 융합교육과 연구는 이를 위한 특별한 시설지원이나 교육커리큘럼 뿐만 아니라 융합교육의 대상자를 포함한 특별한 교육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현장 실무형 전문 공학인 양성 도모
최근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한양대 융합공학과는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춘 융합공학인 양성을 선도하는 학과다. 양성일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 교수는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의 활성화를 적극 장려하는 사회적 배경과 교육부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신설되었다”고 설명했다. ‘선취업 후진학 제도’는 공고·상고·농고 등의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교를 졸업한 후 산업계 근무경력이 3년 이상 되는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여 수능 성적 없이 면접만으로 특별 전형하여 운영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를 절호의 기회로 삼으면 사학 명문인 한양대학교 공학인의 일원이 될 수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는 화·수·목요일 야간과 토요일 전일 수업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문의 융합을 통해 융합적·창의적·통합적 공학 인재의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성일 교수는 “1학년에서는 핵심교양 및 전공기초 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창의적 교과과정으로 운영하며, 2-4학년에서는 전자·컴퓨터·기술경영 등의 융합적·통합적 교과과정으로 운영한다”면서 “특히 새로 개편하는 교육과정에서는, 2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각각 Pre-Capstone Design, Capstone Design I, Capstone Disign II 및 Capstone Design III 등의 전공필수 과목을 개설하여 융합공학과 특성화를 도모하고, 4학년 2학기에는 현장실습을 운영하여 현장 실무형 전문 공학인 양성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양성일 교수는 “한양대학교 융합공학과내에서는 학생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없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에게 4년간 20%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100%에 해당하는 장학금도 지급한다. 또한 지금 학생들 중에 일부 학생은 융합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뜻을 비치고 있는데 이들이 대학원 진학 준비도 잘할 수 있도록 도울 참이다”면서 “교육부 역시 일반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과의 경쟁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통해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활성화시키고 있고, 차후에는 국비장학생으로 외국에 유학하여 석·박사학위를 공부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기초학문의 중요성과 눈높이에 맞춘 교육 강조
남들보다 이른 취업으로 학업의 꿈을 이루지 못한 학생들의 꿈이 실현되고 진정한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양성일 교수는 한양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최우수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대학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은 수재출신의 석학이다. 음성인식, 생물정보학, 책임있는 과학기술, EMI/EMC 등을 연구하고 있는 그는 지난 1990년부터 한양대학교에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현재 융합공학과 학과장 및 전자통신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융합공학과의 학과장을 맡은 양 교수는 사뭇 어깨가 무겁다.

▲ 한양대 융합공학과는 전문지식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춘 융합공학인 양성을 선도하는 학과이다

주경야독을 꿈꾸며 형설의 공을 쌓고 있는 융합공학과 신설과정은 잠시 그로 하여금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한다는 것. 양 교수는 “시골(지금의 하남시)에서 망월초등학교와 남한중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감히 대학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꿈조차 꾸지 못했는데, 송곡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담임선생님께서 성적표에 적어 격려해주신 ‘비교는 금물’이라는 말이 도발하여 깨우면서 인생을 새롭게 꿈꾸도록 만들어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었고 교수를 감히 꿈꿀 수도 있었다”면서 “그 말은 ‘잠자는 잠재력을 깨우고,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너만의 스타일을 찾을 것!’이라고 그의 마음에 단단히 각인되었단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을 살리고 헌신적인 교수진과 조교 진용을 갖추어, 가르치고 섬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되새겼다. 특히 기초학문의 중요성과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그는 “수준 높은 연구와 교육도 교수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지만 무엇보다 기초학문이 학문의 바탕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초학문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상위개념 내용을 공부해도 학문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기초학문이 바탕이 된 상태에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융합적 공학 그리고 통합적인 삶
양성일 교수는 이제 후학을 가르치면서, 공학을 신앙과 학문의 통합으로서의 ‘책임있는 공학’으로 수행하고픈 또 다른 소원을 품게 되었단다. 그는 이를 위해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을 공부한 신학자가 되었다. 주일에는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청년을 지도하는 협동목사로서, 방학에는 개혁신학연구원에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수로서 섬기고 있다. 자신이 신학과 공학을 통합하여, 융합공학과 교수로서의 역할과 신학을 연구하며 가르치는 목사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여 통합적인 삶을 살아내고자 애쓰는 양성일 교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간과 주말을 이용해 주경야독하는 융학공학과 학생들이, 시간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만 함께 힘써 경주한다면, 우리가 함께 잠자는 잠재력을 깨우고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학문으로는 융합적인 공학을 배워가며 인생으로는 통합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