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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 의료비 부담 낮추기 본격 나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
2017년 09월 08일 (금) 10:15:3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부는 지난 8월9일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 만들기’ 실현을 위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 고액의료비로 인한 가계파탄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는 건강보험 보장률이 지난 10년간 60% 초반에서 정체돼 있는 등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효과의 미흡함이 그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의 비중이 높아 국민들이 직접 부담하는 의료비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가계직접부담 의료비 비율은 36.8%로 2014년 기준 OECD 평균(19.6%) 대비 1.9배로 멕시코(40.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치료에 필수적인 비급여를 모두 급여화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MRI, 초음파 등 치료에 필수적 비급여는 모두 급여 또는 예비급여를 통해 급여화하고 미용·성형 등 치료와 무관한 경우에만 비급여로 남기기로 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2022년까지 30조 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민 비급여 의료비 부담을 2015년 13조 5000억원에서 2022년 4조 8000억원으로 64% 낮추는 것이 목표다. 이번 대책에 따라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로봇수술, 2인실 등 그동안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했던 3800여개의 비급여 진료항목들이 단계적으로 보험급여의 적용을 받게 된다.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모든 비급여 항목을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효과는 있으나 가격이 높아 비용 효과성이 떨어지는 비급여는 본인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해 우선 예비급여로 적용하고 3~5년 후 평가해 급여, 예비급여, 비급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예비급여 추진 대상은 약 3800여 개로 실행 로드맵에 따라 2022년까지 모두 건강보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기준 비급여의 횟수·개수 제한은 내년까지, MRI·초음파는 별도 로드맵을 수립해 2020년까지 모두 급여화하기로 하고 남용되지 않도록 심사체계 개편방안을 마련한다. 다만, 약제는 약가협상 절차가 필요한 특성 등을 고려해 현재의 선별등재(positive) 방식을 유지하되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를 도입한다.

국민적 요구가 높은 생애주기별 한방의료 서비스도 예비급여 등을 통해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부터 선택진료는 완전 폐지된다. 선택진료의사에게 진료를 받으면 약 15%에서 50%까지 추가비용을 환자가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선택진료의사, 선택진료비 자체가 모두 사라진다. 폐지에 따른 의료기관의 수익감소는 의료질 제고를 위한 수가 신설, 조정 등을 통해 보상할 예정이다. 현재 4인실까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실 입원료에 대해 2018년 하반기부터 2∼3인실로 보험급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1인실(특실 등은 제외)도 필요하면(중증 호흡기 질환자, 산모 등)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사가 간호와 간병을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 병상도 2022년까지 10만 병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7월 현재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과 병상은 전국 353개 의료기관에 2만 3460병상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기존 비급여를 해소해나가는 동시에 의료기관이 새로운 비급여진료를 개발하는 것을 차단하고자 ‘신포괄수가제’를 현재 공공의료기관 42곳에서 2022년까지 민간의료기관 포함해 200곳 이상으로 확대 적용해 나가기로 했다. 노인, 아동, 여성 등 경제·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필수적 의료비 부담도 경감된다. 정부는 치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정밀 신경인지검사, MRI 등 고가 검사들을 급여화하고 중증 치매 환자 약24만명에게는 산정특례를 적용, 본인부담률을 10%까지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노인 틀니·치과임플란트의 본인부담률은 50%에서 30%로 낮춘다. 15세 이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도 5%로 인하하기로 했다. 만 44세 이하 여성에게 정부 예산으로 소득수준에 따라 지원하던 난임 시술(인공수정, 체외수정)은 올 10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소득 하위 계층이 내야 하는 건강보험 본인부담상한액을 낮추기로 했다. 소득 하위 50% 계층에 대한 건강보험 의료비 상한액을 연소득 10% 수준으로 인하할 예정이다.

본인부담상한제는 1년간 건강보험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금액은 공단이 부담하는 제도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약 335만명이 추가로 본인부담상한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제도화해 소득 하위 50%를 대상으로 모든 질환에 대해 지원하기로 했다. 위기 상황에서 필요한 환자에게 다양한 의료비 지원 사업이 적절히 지원될 수 있도록 공공·대형 병원에 사회복지팀을 설치하고 퇴원시에도 지역 사회의 복지 자원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보장성 강화 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1차 의료 강화,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 의료 질 개선 등도 병행해서 추진한다. 이 같은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0조 6000억원의 건보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까지 신규 재정의 56%를 집중 투입해 조기에 보장성 강화 효과가 나타나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국민 부담 의료비는 2015년 기준으로 50만 4000원에서 41만 6000원으로 약 18% 감소하고 비급여 부담도 64%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건강보험 보장률은 63.4%(2015년)에서 7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간 의료보험 시장 개편 불가피해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률 확대 방침에 따라 민간 건강보험 시장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소비자들은 실손보험을 계속 유지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실손보험 위주의 민간 의료보험 시장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자 의료비 부담률이 낮아질수록 실손보험의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돼 이득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점차 사라질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실손보험 가입자는 약 3400만명으로, 국민의 65%가 가입돼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실손보험이 필요없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건강보험 급여 확대에 수년이 필요하고,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단은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사회안전망연구실장은 “비급여를 예비급여화하는 데만 최소 2∼3년은 걸리는 데다 처음에는 예산 문제 때문에 환자 부담 의료비 비율이 80∼90% 정도 될 것”이라며 “어떤 항목을 급여화할지 세세하게 정해지지 않은 만큼 상당 기간 동안은 민간보험으로 대부분 의료비 보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한국보험학회장)는 “현재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실손보험을 통해 이익을 많이 취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당장 실손보험이 없어지기보다 합리적 시장이 형성돼 실손보험을 갖고 있는 소비자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민간 건강보험의 구조가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싼 치료비를 보상하는 기능에서 갑자기 사고·병으로 일할 수 없게 될 경우 소득을 보전해주는 성격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적 건강보험 보장률이 63%인 우리나라와 달리 80%가 넘는 일본의 경우 실손보험 대신 발병 시 약속한 일정금액을 주는 암보험, 치매보험과 같은 정액형 건강보험이 활성화돼 있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일정 부분 실손보험 효용성은 계속 유지되겠지만 앞으로 역할과 구매력은 많이 감소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건강보험 대책이 훨씬 강하게 나오다 보니 기대도 크지만 향후 입지가 좁아질 것에 대비해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으로 대체해 공급하는 것이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모든 국민의 사회보장 강화 위한 대책 추진
지난 8월10일, 정부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모든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보장을 강화하기 위함이 그 목표다. 이에 정부는 2016년 기준 47.7%로 치솟은 노인빈곤율을 해소하기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완화하기로 했다. 현행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대상자가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소득·재산이 일정 기준 이하이고 돌봐줄 부양의무자도 없어야 했다. 때문에 실제론 부양받지 못하지만 서류상 부양의무자가 있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조성됐다. 정부는 11월부터 수급자 및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 또는 중증 장애인이 있는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부양의무자 가구의 경우 가구소득이 하위 70%라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부양의무자 기준을 점진적으로 완화해 2022년 1월부터는 가구 내 소득·재산이 하위 70%인 노인이 포함된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2018년부터 0~5세 아동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생애맞춤형 소득지원의 일환이다. 부교재비, 학용품비 등이 포함된 초·중·고등학교 교육급여도 2020년까지 최저생계비 중 최저교육비에 해당하는 금액의 100%까지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세대가 빈곤상태를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도 마련된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을 납부하는 일하는 대학생과 청년층에 대해 근로소득공제를 확대해 생계보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제도개선에 따라 등록금 충당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의 경우 등록금 지출만큼 소득에서 공제하고 근로소득공제율도 기존 ‘30만원+초과분의 30%’에서 ‘40만원+초과분의 30%’로 인상된다. 또 저소득 가구의 자녀가 취업해 소득이 생겨도 나머지 가구원이 기초생활보장 선정기준에 속한다면 그들에 대한 급여 보장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7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청년의 부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만 34세 이하의 청년빈곤층이 일을 할 경우 인센티브도 지원된다. 정부는 중위소득 43%이하일 경우 지급하던 주거급여를 2020년까지 중위소득의 4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주거급여 대상자를 늘리기 위한 대책이다. 세입자가 최저 주거수준의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임차가구 기준임대료’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 이후에도 임차가구 기준임대료는 단계적으로 인상돼 주거비 부담도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거빈곤 문제가 전연령 빈곤층에 걸쳐있다는 점에서 빈곤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보수비에 대한 지원도 늘어난다. 정부는 2018년부터 2015년 이후 3년간의 건설공사비 상승률을 반영해 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보수유형에 따라 현행 350만~950만원에서 378만~1026만원으로 지원 금액이 인상된다. 2018년 10월부터는 주거급여에 대해서도 더 이상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는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기초연금 인상, 아동 수당 도입 등으로 비수급 빈곤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 추정치에 따르면 비수급 빈곤층은 현재 93만명에서 2020년 33~64만명으로 감소한 뒤 2022년에는 20~47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016년말 총 인구대비 3.2%인 163만명에서 2020년 총 인구대비 4.8%인 252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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