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100년간 국내외 주요 이슈를 집대성한 <20세기 이야기> 시리즈가 총 10권으로 완간됐다. <20세기 이야기>는 20세기 100년 동안 일어난 각종 사건·사실의 배경과 전개 과정, 그리고 주요 인물들의 삶을 꼼꼼히 기술한 근현대사 실록이다. 정치·경제·사회 등에 치우친 일반적인 근현대사 책들과 달리 문화·예술·과학·스포츠·학문·언론 등 전 분야에 걸친 중요 궤적을 빠짐없이 수록했다. 20세기 100년을 10년 단위로 나눠 전10권으로 정리한 대작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조사·정리해 8년 만인 2012년 12월 첫 2권(1960·1970년대)을 발간하고 그로부터 다시 4년 6개월만인 2017년 5월 마지막 2권(1900·1910년대)을 발간함으로써 13년만에 전10권을 완간했다. 전체 분량은 6220쪽, 200자 원고지 2만 4887장이다. <로마인 이야기>(전15권)의 한국어판 원고(2만 1000장)보다 많다.
많은 언론이 <20세기 이야기>를 소개했다. 첫 권 출판 후부터 지금까지 연합뉴스, 뉴시스, 조선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내일신문, 서울경제, 스포츠경향, 미디어오늘, 인터넷한국일보, 포커스뉴스, 시티신문, 노컷뉴스, AM7에서 나름 비중있게 소개하고 기자협회보, 월간조선, 뉴스메이커, 원주MBC라디오에서 인터뷰로 다뤘다. 동아일보, 문화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주간조선, PD저널에서는 단신으로 소개했다.
저자 김정형씨가 말하는 책의 성격과 특징은 이렇다.

☞수록 기준과 내용은
수록 기준은 의미와 교훈은 있는지, 좋든 나쁘든 후세에 영향을 미쳤는지, 선구적 업적이나 성과인지, 새로운 시대사조인지 등이다. 따라서 이 기준에 부합하면서 알아두면 정말 유용한 20세기 핵심적 사실들(1500여개 항목)의 전모를 상세히 수록했다. 그중에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거나 일반이 보기에 소소하다고 생각하지만 후세에 크게 영향을 미친 항목들도 많다. 그 중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O양·B양 비디오 파문(1999년) △첫 전전자교환기 ‘TDX-1’ 개발(1986년) △사회구성체 논쟁(1985년) △온산 공해병(1985년) △통일벼와 허문회(1972년) △제3한강교 준공…‘강남 개발’의 시작(1969년) △최초 아파트 ‘종암아파트’ 준공(1958년) △이승만 한글 간소화 담화와 논쟁(1954년) △불교계 ‘봉암사 결사’(1947년) △‘항공산업의 개척자’ 신용욱(1936년) △‘조선인의 벗’ 후세 다쓰지 변호사(1923년) △의열단 도운 조지 쇼(1919년) △‘김일성 신화’의 주인공 김광서(1919년) △김두봉 ‘조선말본’ 간행(1916년) △대종교 부활시킨 나철(1909년) 등 다양하다.

☞사실(史實)을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인가
빛과 그림자는 늘 짝을 이루고, 사회가 건강하려면 보수·진보의 두 날개로 날아야 한다며 한쪽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주의·주장을 소개했다고 했다. 각종 인물·사건·사실들의 양면성과 명암도 가급적 사실대로 기술하려 했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 뒤에 가려진 이면을 변명이든 해명이든 함께 소개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특히 강조하려 한 것은
조선이 왜 망했는지부터 짚어보았다. 일제 하에서는 중국 본토와 만주, 소련령 연해주로 건너가 풍찬노숙하며 일본군과 온몸으로 싸우다 산화한 독립전사들의 삶을 기렸다. 해방 후에는 혼란 속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어떻게 수립하고 6·25 전쟁 후에는 어떻게 가난과 폐허에서 벗어나 경제개발에 성공했는지를 조명했다. 그러면서도 개발독재를 향한 저항, 자본의 논리로 인한 노동자·농민의 희생이 잇따랐다는 사실을 빠뜨리지 않았다. 식민지를 경험한 전 세계 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대표적인 모범 국가로 발돋움한 동인이 무엇인지도 추적했다.

☞대한민국을 크게 바꿔놓은 대표적 전환점은
1910년의 망국, 1945년 해방, 1948년 남북의 별도 정부 수립으로 인한 분단의 고착화, 1961년 박정희 소장의 5·16 쿠데타, 1973년 중화학공업화 선언, 1987년의 6월 민주항쟁이다. 한국 경제의 대사건을 꼽으라면 1970년대 한국 기업의 중동 진출, 1974년 현대조선소의 26만t급 대형유조선 진수, 1976년 현대자동차의 국내 최초 고유모델 ‘포니’ 생산, 1983년 반도체 64K D램 개발 성공, 1996년 디지털 이동통신의 CDMA 방식 세계 최초 상용화를 들고 싶다.

☞방대한 책을 쓰게된 계기는
당초 목표는 1~2권짜리 분량의 ‘20세기 교양사전’이었다. 최근 베스트셀러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지대넓얕> 류의 책이었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원고를 쓰는데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점차 욕심이 커지고 범위가 넓어졌다. 결국 ‘20세기 교양사전’은 ‘20세기의 모든 것’으로 확장되었다. 권수는 1~2권에서 10권으로 늘어나고 2~3년이면 끝날 줄 알았던 작업 기간은 13년이나 걸렸다.

저자 김정형은 ‘역사 속의 오늘’이란 제목의 고정 코너를 조선일보에 1년(2012.12~2013.11), 주간조선에 2년(2004.9~2006.8) 연재했다. 그것을 모아 2005년 펴낸 책이 ‘역사 속의 오늘’(생각의 나무·전2권)이다. 대광고와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조선일보 편집국 조사부 기자로 입사해 지금은 비편집국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