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하드웨어다. 아무리 잘 훈련받은 군인이라도 무기가 없으면 싸울 수 없다. 특히 현대전은 일정 수준의 무기체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순식간에 궤멸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때문에 전쟁을 대비해 양질의 무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의 하드웨어로서 중점 육성할 필요가 있는 국가전략산업이다.

▲ 한국방위산업학회(채우석 회장)는 창립 후 방위산업진흥에 필요한 학술연구, 정책개발 등을 통해 국내 방산업계 발전을 견인해왔다

지난 1991년 출범한 한국방위산업학회(이하 방산학회)는 국방 및 방위산업에 대한 학술적 조사연구와 정보교류를 통해 이론과 기술정보체계를 정립하고 자료의 개발과 보급, 국제협력 강화를 도모함으로써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채우석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한국방위산업학회의 발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채우석 회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방위산업은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전략산업
국내 산·학·연과 관·군의 전문가 800여 명의 개인회원과 70여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방위산업학회는 창립 후 방위산업진흥에 필요한 학술연구, 정책개발 등을 통해 국내 방산업계 발전을 견인해왔다. 현재 방산학회는 매년 정기학술대회, 심층토론회 및 분기별 조찬 정책 포럼 등을 실시하여 방산분야의 네트워킹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 4회 학회지를 발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학술적 교류는 물론 정부의 방산정책 입안에도 유용한 자료를 제공하고 방산업체의 경영관리에도 도움을 주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최근에는 대학과 협력하여 방산 CEO과정과 관리자 과정 등 단기교육과정을 개설하여 방산분야 종사자들의 교육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재신임을 받아 연임을 하게 된 채우석 회장은 육사 28기로, 국방부 연구개발 국장과 조달본부 차장을 역임한 예비역 준장이다. 국방부 조달본부 차장을 끝으로 예편하기까지, 35년 넘게 군복을 입었던 그는 방위산업의 현장에 있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방위산업 발전과 수출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수행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에 방산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산전문가를 육성하고 이를 통해 방위산업학문을 체계화하고 학제화할 수 있도록 대학에 방위산업학과 설치를 추진해왔다. 특히 채 회장은 방산전문가 육성을 역점사업으로 두고 있다. 그는 “국내 방위산업이 기술적 진일보를 이루기 위해서는 방위산업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산전문가 육성이 시급하다”며 “수출단계에까지 이른 국내 방위산업이 첨단화와 전략적 무기생산을 위해서는 이에 적합한 인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기술협력 및 방산수출의 확대를 위해 외국방산업체들도 회원사로 영입하고 활발한 국제협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주국방을 넘어 수출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서는 공급사슬 생태계를 구축하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경영과 동반성장의 기초를 다질 수 있는 이론적 기반제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산한류’ 방위산업의 새로운 활로 창출
콜로라도 주립대와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채우석 회장은 방위산업이 ‘창조경제’의 정부 기조와 ‘한류’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발전해야 한다며 ‘방산한류’를 강조한다. 채 회장은 “방위산업은 첨단기술이 접목되는 창의적 융합을 통한 사업화가 필요하며, 이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으로서 가치가 있다”며 “창조경제에 적합한 방위산업은 정책을 보다 구체화하고 기업을 포함한 유관기관들이 실행할 수 있는 방향성과 근거 제공이 시급하다. 이러한 사례를 연구하고 정립하는 일에 학계의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채 회장이 제시한 방산한류는 한국의 군사력과 방위산업을 배우려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단순히 무기만 수출할 게 아니라 군사교리나 훈련방법, 나아가 큰 틀의 국가안보전략 마련방안까지 전수하자는 것이다. 그는 이를 통해 정체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방위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우석 회장은 “방산한류는 국가의 최우선 존립근거라 할 수 있는 안보분야에서의 교류 확대·강화로 이어지게 되는 만큼 한국과 해당국가의 정치·외교관계 심화·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ADEX 2013기간 동안 방산학회 주최로 열린 제2회 국제방산학술대회에서도 방산한류는 ‘창조경제시대의 방위산업 육성과 국제협력’이라는 주제에 맞춰 비중 있게 다뤄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채 회장이 주창하고 있는 ‘한국국제국방협력단(KODICA)’ 창설 역시 방산한류 현실화의 일환이다. 한편 위스콘신대 경영대학 전임강사, 성균관대 경영대학 강사, 전북대 초빙교수, 고려대 교수 등을 역임한 채우석 회장은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지식경제부 청문위원, 한국군사학회 국방경영분과위원장 겸 군사논단 편집위원,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자문위원, 국방연구원 평가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국방분야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삼일장, 대통령표창, 보국훈장 천수장 등을 수훈한 바 있다. 채 회장은 “돌이켜보면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방산학회 활동을 통해 국가로부터 받은 혜택을 다시 국가를 위해 쓰고자 한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