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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
2014년 02월 07일 (금) 10:56:0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한국사 교과서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9종 교과서 중 미래엔, 비상교육, 천재교육 순으로 채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지난 1월1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새 학기에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를 선정한 전국 1715개 고등학교(1월10일 현재) 중 미래엔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가 525개교(30.6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정미 기자 haiyap@

비상교육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가 516개교로 두번째로 많았으며, 이어 천재교육 283개교, 금성출판 145개교, 지학사 101개교, 리베르 76개교, 두산동아 69개교 순으로 나타났다. 우편향 논란이 일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한 곳도 없었다. 경북 청송여고가 마지막까지 교학사 교과서를 고수했지만 지난 1월9일 학부모 간담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철회키로 한 바 있다.

중2 사회 교과서에 독도 관련 오류 무더기 발견
   
 
‘한국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 교육부가 ‘편수 전담조직’ 부활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재 중학교 2학년 사회 교과서에 독도 관련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교육부의 ‘편수 강화’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월12일 한국사진지리학회지 최신호에 실린 ‘중학교 사회2 교과서의 독도 중단원 비교 분석’ 논문에 따르면 6종 교과서 모두에서 독도 관련 내용 기술에 상당한 오류가 발견됐다. 지학사 교과서는 독도를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섬’라고 기술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김성도씨 부부 외에 40명이 살고 있다. 비상교육 교과서는 독도 면적을 잘못 표기했고, 독도와 오키 섬 사이의 해상 경계선도 잘못 그렸다. 신사고 교과서는 독도의 부속 섬 표기를 틀리게 했다. 두산동아 교과서는 독도가 1999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잘못 표기했다. 실제 지정 연도는 17년이 앞선 1982년이다. 이 밖에도 지형 및 기후, 생태, 자원, 인문환경, 고지도 및 고문서 관련 내용 등에서 수 십 가지의 오류가 발견됐다. 6종 교과서마다 내용상 상당한 차이도 존재했다. 주로 2011년 교육과정 개정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다. 그럼에도 이들 교과서는 지난 2012년 8월 교육부 검정을 문제없이 통과했다. 교과서 검증 기능은 교육부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국사편찬위원회, 한국과학창의재단 등으로 이양돼 사회과 교과서 검증은 실제로 교육과정평가원이 맡고 있다. 논문 저자인 송호열 서원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지금 현재 교육부 편수 체제는 거의 전멸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몇 명 안 되는 인원이 2000종이 넘는 교과서를 검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서남수 교육부 장관도 지난 1월9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교육부의 교과서 편수 체제가 붕괴됐다”며 편수 전담조직 신설을 선언한 바 있다. 서 장관은 “교과서 검정 시스템에 다수의 문제가 발견됐고, 이는 한국사 교과서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서들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며 편수조직 부활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교학사 교과서 구하기’ 비판에 직면해 있는 교육부가 ‘편수기능 강화’라는 카드를 들고 나오자마자 학계에서 ‘사회과 교과서 무더기 오류’ 지적이 제기돼 교육부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교육부의 편수기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전교조와 야당 등에서는 “정권 입맛대로 교과서 내용이 바뀔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교육부 뜻대로 될 지는 미지수다. 검정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검증체제를 강화토록 하면 될 일이지, 교육부가 직접 나설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편수기능 부활은 정권의 입맛대로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2003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교육학계가 꾸준히 제안해 온 가칭 ‘사회교육과정위원회’라는 독립된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 체제 전환 두고 첨예한 대립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교육부가 지난 1월10일 ‘공론화된다면’이라는 전제를 내걸었지만 진보학계에서는 이를 국정 전환 검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가 국정 전환에 대해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면 1974년 유신 시절에 도입됐던 국정 한국사 교과서는 검정제로 바뀐 지 몇 년 만에 다시 국정으로 환원되는 것이다. 국정은 국가가 집필하는 단일 교과서 체제를 말하고, 검인정은 국가가 정한 집필 기준에 맞춰 다수의 민간 출판사가 교과서를 집필하는 체제를 말한다. 그동안 세계적인 추세는 국정에서 검인정으로 자율화되는 교과서 집필 체제로 변화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대부분의 과목에서 아예 국가가 교과서에 개입하지 않는 자유발행제를 실시한다. 우리나라도 자율화 조류에 발맞춰 2003년 국사를 제외한 모든 선택과목이 검정제로 전환됐다. 역사 과목에서도 한국 근·현대사가 2003년 검정제로 바뀌었다. 이어 2010년 중학교 역사, 2011년 고교 한국사가 검정제로 바뀌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국정 전환 검토는 다원화된 세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추세”라며 “애초부터 교학사 교과서가 문제가 된 것은 친일·독재 미화 때문인데 정부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은희 역사정의실천연대 사무국장도 “엉터리 교학사 교과서 문제로 시작된 논란을 교육부가 마치 검정 체제가 문제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국정 전환 검토는 교학사 교과서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오류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가 지난해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을 통과하면서 불거진 ‘역사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교학사 교과서와 한국사 국정 전환에 대한 의견이 오는 6월 교육감 선거에서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예컨대 고교별 한국사 교과서 선정 과정에서 진보 성향인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일본 야스쿠니 신사에 바쳐야 할 책”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도 “교학사 교과서 검토 결과 수많은 오류가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보수 성향인 이영우 경북교육감은 “시민단체의 반발로 교학사 교과서 선정이 번복돼서는 안 된다”며 교학사 교과서를 공개 옹호했다. 문용린 서울교육감도 “적어도 역사에서는 국정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새누리당의 국정 환원 주장에 힘을 실어 줬다. 한편 정치권은 개헌론과 역사교과서를 놓고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1월10일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차단한 것은 대선공약 파기라며 개헌을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 논의는 대통령도 막을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뚝은 이미 무너졌고, 대통령이 봉쇄한다고 멈춰질 논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도 “권력구조의 개편이 없는 새 정치는 수사에 불과하다”며 개헌을 재차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집권 후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며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안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면서 “한번 시작되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핑계로 공약을 파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사교과서 논란에 대해서는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검토 주장을 질타하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교육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국정교과서를 검토하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이제는 역사교과서 검정과정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개헌론’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 절반 이상인 약 60%가 올해 개헌 논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 답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먹고사는 문제가 개헌보다 훨씬 더 시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월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 논의가 국정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과 같은 선상이었다. 다만 당내 비주류 의원 사이에서는 조속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역사교과서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정교과서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었다. 민현주 대변인은 “역사는 정치적 개입 없이 가치중립적으로 기술돼야 한다”면서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현행 체제에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한 라디오방송에서 “야당과 전교조, 역사학계 쪽에서 처음부터 ‘교학사 교과서는 무조건 안 된다’는 배타적인 입장을 일관되게 보여 왔고 ‘친일’ 낙인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역사학자들 “국정 교과서 회귀 바람직하지 않아”
여권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정 교과서 회귀’ 움직임에 대해 역사·역사교육 학자들은 절대 다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보와 보수를 모두 포함해 역사교육학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근현대사학회·한국역사연구회·한국현대사학회의 5개 학회 임원을 맡고 있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33명 중 단 1명을 제외한 32명(97%)이 국정 체제 전환에 반대했다. 북한 등 극소수 국가에서만 사용하는 국정 교과서는 “군사정권에서나 하던 제도로 다양한 역사해석을 가로막고 우리나라 국격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대부분 학자들의 견해였다. 구체적으로 국정 체제는 정권에 따라 교과서가 좌지우지된다는 문제가 우선 지적됐다. 정연태 한국역사연구회장(가톨릭대 국사학과 교수) “국정 체제로 바뀌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역사교육의 정치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 집필자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현대사학회의 한 이사조차 “정권에 따라 역사 서술이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역사교육의 핵심인 다양한 해석을 가로막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자라나는 학생들이 우리 역사를 자신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함양해야 하는데 국정체제에선 불가능하다”며 “역사교육 제대로 하는 나라치고 국정체제는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 내에 편수 전담조직을 부활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26명(79%)이 “정부의 개입이 과도해 져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설명처럼 “교과서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고 답한 이는 5명(15%)에 그쳤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자치성마저 위반하는, 시대를 역행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교과서 이념 논쟁을 거치는 동안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 7종 교과서가 오히려 좌편향이라는 주장이 보수 진영에서 나왔는데, 이 역시 전문가들의 시각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29명(88%)이 “좌편향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답했고 한국현대사학회 소속 2명만이 “좌편향”이라고 답했다(2명은 무응답). 우인수 역사교육학회장(경북대 역사교육과 교수)은 “정부의 집필기준에 따라 서술한 교과서 내용이 좌편향이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권오현 경상대 역사교육과 교수도 “역사학계의 최신 성과를 충실히 반영한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매도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 과정서 외부 압력 받아
경기도 내 7개 고등학교가 ‘우편향’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하는 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학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교학사 교재 선정을 철회하고 새 교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1월13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 최창의 교육의원(사진)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445개 고등학교 중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논란이 되자 철회한 학교는 파주 운정고, 수원 동원고·동우여고, 분당 영덕여고, 여주 제일고, 양평 양서고, 파주 한민고 등 7개 고교였다. 도 교육청은 이들 7개 고교의 교학사 교재 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이들 학교가 교학사 교재 철회를 잇달아 밝힘에 따라 지난 1월7일부터 해당 학교에 조사담당자들을 보내 교재 선정과정 등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 동우여고는 지난해 12월30일 열린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한국이 처해있는 사실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애국심이 강화되는 면과 건국과정도 그렇다”는 등 교학사 교재 선택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간 정황이 포착됐다. 이 학교는 이후 한국사 담당 교사의 양심선언으로 3순위로 추천된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채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우여고와 같은 사학재단인 동원고 역시 5명의 교사가 참여한 교과협의회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3순위로 추천됐지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감이 “7종의 한국사 교과서는 김일성과 북한정권 수립에 대한 서술에 많은 부분을 할당하고 있다. 반면에 교학사 교과서는 해방 이후 북한의 남침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며 교학사 교재를 추천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평 양서고는 교과협의회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반대했지만 이 학교 관리자가 “(교학사 교재의)이념 지향성은 중립적 자세로 지도하면 되고, 내용상 오류는 바로잡아 가르치면 된다”며 교학사 교재를 선택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당 영덕여고는 학교운영위 회의록에 협의 내용도 없이 교과서 선정 결과만 한 줄로 기록해 운영위 논의자체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파주 운정고는 학교장이 교과협의회에 사전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으며, 내년 3월 개교하는 파주 한민고는 학교운영위가 구성되지 않아 학교설립추진단에서 교과서를 선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창의 교육의원은 “도내 한국사 교과서 선정을 변경한 7개교 가운데 6개교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기 위해 갖가지 불공정한 방법을 동원하거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교재가 선택됐다”며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교학사 교재를 선택했다가 철회한 도내 7개 고교는 최근 한국사 교재 재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교육부 “특정(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마녀사냥’”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진보성향 시민·교육단체 등의 압박으로 이를 철회하는 고등학교가 잇따르자 교육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교과서를 선택한 학교들에 대한 취소 강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교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는 게 교육 당국의 판단이다.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교학사 측도 “손익을 따지지 않고 단 한 학교라도 선택하면 차질 없이 교과서를 공급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월5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북의 자율형사립고인 전주 상산고와 경기 한민고 정도만 교학사 교과서 채택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전국적으로 대구 포산고와 수원 동우여고 등 15개 안팎의 고교가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없었던 일로 했다. 교육부는 이들 학교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교학사 교과서를 선택했음에도 대부분 외부 세력의 철회 압박을 못 이겨 다른 교과서로 대체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교육부의 수정명령 등을 거쳐 문제점이 보완된 8종의 한국사 교과서 중 학교별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택했는데도 특정(교학사) 교과서에 대한 ‘마녀사냥’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일부 학교는 ‘테러수준’이라 할 정도로 매일 수백통의 비난·협박 전화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견해가 다르다고 외부 세력이 개입해 학교의 자율성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심각한 사태”라며 “교육부 차원에서 엄정 대처키로 하고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학교 대부분이 교학사 교과서 선정에 따른 교내 반발이 있었던 데다 재선정 절차를 밟아 다른 교과서로 대체한 만큼 교육부로서도 뾰족한 수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차원의 수습책을 내놓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 이유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무성 대변인은 “학교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결정한 사안을 외부 단체들이 개입해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정부가 애초 교과서 제작·검정·편수시스템을 제대로 갖췄다면 이 같은 소모적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상산고는 총동문회까지 가세해 교학사 교과서 채택 결정 철회를 요구하자 1월6일 간부회의를 열어 최종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 학교 동문 10여명은 이날 학교 정문 앞에서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 촉구 집회를 가졌고, 재학생들은 채택 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전북도내 30여개 교육·사회·시민단체도 앞으로 매일 항의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에 전주 상산고는 재선정 절차를 거쳐 다른 출판사의 교과서를 채택했다. 상산고는 1월7일 오전 11시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적으로 지학사 교과서 1종만 선정했다”고 밝혔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해 논란을 빚었던 상산고등학교 박삼옥 교장은 7일 오전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종적으로 지학사 교과서 1종만 선정했다”며 “외압의 강압에 의한 결정은 아니다”고 밝혔다. 박삼옥 교장은 “(교학사 채택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고, 큰 논란이 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은 당초 취지와 달리 학생, 교사, 학부모들에게 불신과 분열을 초래해 재선정 절차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4일부터 재검토를 시작해 6일 역사교사 및 보직교사 연석회의, 교육과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7일 학교운영위원회 자문을 마침으로써 한국사 교과서 재선정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외부의 강압에 의한 결정은 아니다”며 “학교를 방문했던 개인이나 단체의 말 때문에 제 결정이 이뤄진 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교과서 논쟁에) 시간을 낭비하고, 논쟁을 당하는 게 교육자로서 가슴이 아팠다”며 “균형 잡힌 역사교육을 하겠다는 원래 취지가 사라졌고, 교육적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선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교장은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채택 반대 게시물을 전부 삭제하고, 학생들의 대자보를 강제 철거한 것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앞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울산 현대고는 1월4일 교과협의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교학사 교과서를 다른 교과서로 대체키로 결정했다. 경북 청송여고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 청송여고 관계자는 지난 1월9일 “학부모 간담회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했다”며 “향후 어떤 교과서를 채택할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전국 고등학교 가운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결정한 학교는 경기 한민고 단 한곳만 남게 됐다. 한민고 역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재검토하는 중이다. 이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지난해 8월30일 검정을 통과한 뒤 숱한 역사왜곡과 오류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수정 및 보완 권고, 수정 명령, 최종 승인, 자체 수정 등을 벌였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10일 자체 수정을 끝마친 뒤 “오류가 없다”고 최종 승인 했음에도 7개 역사학회가 조사한 결과 652건의 오류가 남아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한 학교들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서며 ‘교학사 구원투수’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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