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5월 31일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돼 시장 직에 있은 지 어언 3년. 잘생긴 외모와 거침없는 추진력 그리고 서울시민들을 위한 갖가지 따뜻한 배려로 현재까지 무리 없이 서울시장직을 지내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한 청렴도 순위에서 서울시가 당당히 1위를 거머쥐기도 하는 등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나날이 깨끗한 도시로 거듭나고 있으며, “북한산의 다람쥐가 한강에 내려와 물을 마시고 다시 북한산으로 오르게 할 수 있을까?”라는 불가능한 꿈을 현실화 시켜가고 있기에 ‘도시 디자이너’란 닉네임이 딱 어울리는 그는 서울시에, 아니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대한민국의 힘’으로 우뚝 서고 있다.

1961년 서울시 성동구에서 태어난 그는 중동중학교와 대일고등학교를 거쳐 1983년 고려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2000년 2월, 환경운동연합 법률위원장 겸 상임집행위원에 취임했을 때만 해도 그가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00년 5월 그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6대 국회의원이 되었고 2003년에는 한나라당 원내부총무를 역임했다. 2006년 5월 다른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된 그가 첫 취임부터 지금까지 주변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은 “서울시를 확 바꿨다”라는 말이다. 긴 호흡을 통해 서울을 변화시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오 시장의 대표 사업은 바로 한강을 서울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겠다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이다. “물이 가까워지면 도시의 부가가치는 획기적으로 커진다. 여의도나 용산에서 배가 떠 상해도 청도로까지 이어지는 것, 한강 곳곳에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사업의 중점이다.”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강조
자신부터 변화하며 직원들에게 시스템 주입
앞서 말한 대로 서울시는 지난해 국가권익위원회에서 조사한 청렴도 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를 두고 “소프트 경쟁력”이라고 일컫는다. 내부적으로 경쟁력 있는 공무원 풍토를 만들어왔고 이는 그가 취임한 이후 집중적으로 투자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 특히 그가 취임하기 전만 해도 서울시는 부정과 부패로 얼룩진 이른바 ‘부패의 대명사’였다. 오 시장은 취임하자마자 ‘시정 개혁조치’들을 단행하며 공무원들의 자질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창의적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는 성과 포인트와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헤드헌팅 제도와 팀장이 원하는 직원을 뽑아 쓸 수 있는 드래프트 시스템 도입 등 열심히 일한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업무태도가 불량한 직원들에게는 ‘현장시정지원단 제도’ 등의 패널티 시스템을 가동해 공직사회에 건강한 긴장감을 주고 삼진아웃제를 통해 여러 번 시정조치를 받은 공무원은 과감히 퇴출시킴으로써 그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고부터 서울시 곳곳에 눈에 띄는 단어가 바로 ‘창의시정’이다. 오 시장은 창의시정에 대해 “그 핵심은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처음 취임했을 때만 해도 직원들은 타성에 젖은 상태였다. 자신이 한 번 말을 한다고 해서 조직이 “예,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바로 바뀌는 것이 아니었던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 리더의 의지다”라고 생각한 오 시장은 바뀔 때까지 계속 직원들에게 지시하고 또 지시했다. 이전 시장들도 가만히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모든 시장들도 자신들만의 개혁조치를 단행했지만 결국 오세훈 시장이 해답을 찾았던 것. “끊임없이 강조하는 방법이 최고다”라고 말하는 오세훈 시장은 같은 말을 자꾸 반복하면 짜증이 나는 법이기에, 지겨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로 반복 강조하는 방법을 택했다. 새로운 형태의 회의 제도 도입, 창의 발표회 지속 개최 등을 통해 자신이 만든 시스템이 조직 내에 녹아들도록 했으며 외부 강사를 영입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하게끔 하는 방법도 사용했다. 또한 열심히 일을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과 열심히 하지 않는 듯했지만 성과를 낸 사람 중에 오 시장은 주저 없이 성과를 낸 사람을 더 우위에 두었다. 이런 시스템을 직원들에게 주입시키기 위해 오 시장 자신부터 변화를 주었다. 민원인들과 밥 한 끼 먹는 것도 자제했고 취임 이후 다들 친다는 골프 한번 치지 않았다. 때문에 밑의 직원들도 “저 사람과 일하려면 처신을 올바르게 해야겠다”는 인식이 점점 확고해졌고 결국 청렴도 1위라는 결과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회색 서울’이 ‘녹색 서울’로 바뀌고 있다!
‘서울 그린 디자인’. 오세훈 시장이 취임 전부터 구상해 왔던 서울시의 변화 계획이다. 취임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녹지를 점점 넓혀가고 있는 오 시장은 “북한산의 다람쥐가 북악산을 거쳐 종료를 지나 남산을 통해 용산 공원에 도착해 한강의 물을 먹고 다시 북한산으로 돌아가게 하자”는 생각과 서울의 기후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절실한 시도를 맞물렸다. 방법은 하나였다. 압축 성장을 거치며 콘크리트로 덮어버린 자연 녹지를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려 놓으면 되는 것. 이것이 이름하야 ‘서울 그린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콘크리트로 밀어버린 부분은 대부분 개인의 사유재산으로 돼 있어 엄청난 이해관계가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종로에 있는 세운상가를 허물고 그 자리를 녹지로 바꾸겠다는 ‘세운녹지축 조성 사업’은 공약으로 걸었을 때부터 현실성이 없고 주변 아파트와 상가에 대한 보상비만도 엄청났기 때문에 큰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서울 그린 디자인’ 사업에 대한 의지는 매우 강경했고 심하게 얽힌 이해관계의 실타래를 조금씩 풀어가면서 결국 이 사업은 시작됐다. 현대상가를 허물고 그 터에 ‘세운 초록띠 공원’이라는 녹지 공원이 탄생시켰던 것. 공원 주변 건물의 용적률을 높이는 대신 녹지로 바뀌는 지역에 거주하던 이들에 대한 보상비를 감당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보상비 문제를 해결한 그는 “원만히 해결된 사안은 아니었다”면서 이 사업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시 직원들은 이를 위해 천 번도 넘게 상가 대표들과 주민들을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고 결국 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낸 것이었다. 오세훈 시장 임기 기간 중에는 2단계 구간 착수기반 마련까지만 진행되지만, 앞으로 두 명의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갈 무렵엔 폭 90m, 길이 약 1km의 거대한 녹지띠가 회식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이 초록띠 공원은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을 잇는 도심 녹지축으로 이어지며 이 도심 녹지축에는 일제가 민족혼 말살정책의 하나로 창경궁과 종료를 끊기 위해 가로질러 만든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를 녹지로 조성하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단순히 도심에 녹지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닌 민족정기를 회복하고 문화제를 복원하는 의미도 포함된 진중한 사업인 것이다.

▲ 디자인 서울거리 가판S-SHOP을 지나는 오세훈시장

서민, 환경을 생각하는 시장
최근 오세훈 시장은 뒤늦게 영화에 데뷔했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동시 개봉되는 영화 <홈>의 한국어판 나레이터로 참여하게 된 것. 오 시장은 처음 나레이션 제의를 받고 바로 그 자리에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무엇보다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문화적 감성으로 환기하는 취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며 참여 이유를 밝힌 오 시장은 더빙하는 내내 변호사 시절 환경운동 단체에서 일했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기도 했다고. 또한 나레이션 출연료 전액을 ‘탄소상쇄기금’에 기부하기로 밝힌 오 시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우리 지구의 기후변화 대응에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탄소상쇄기금이란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 행사 참가자들이 전 세계에 발생하는 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는 기금으로 오 시장이 낸 기부금은 한중 문화청소년 협회라는 시민단체를 통해 ‘사막화 및 황사방지를 위한 내몽고 지역 조림사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어려운 서민을 위해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실시한 ‘희망플러스통장’도 시민들의 큰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31일까지 1기 참가자 신청을 받은 희망플러스통장은 1000명 모집에 3천명이 넘는 인원이 신청해 경쟁률이 3:1이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희망플러스통장은 희망드림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 하나로 쉽게 말하면 저소득가구의 목돈만들기 프로젝트이며 형편이 괜찮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최장 3년간 20만원씩 매월 저축을 했을 때, 서울시와 민간후원단체가 같은 액수만큼 보태 적립해주는 통장으로 원금은 720만원이지만 희망통장은 ‘원금 720만원 + 적립금 720만원 + 이자’가 포함돼 수익률이 100%를 넘게 된다. “보기에 따라 큰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작은 포장마차라도 할 수 있는 종자돈조차 마련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분들께는 이름 그대로 ‘희망’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한 오세훈 시장은 “특히 서울시가 의미를 두는 것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는 자활의 의지를 북돋아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용기를 드리는 것”이라 사업 취지를 밝혔다. 5월 말까지 2차로 5천명을 선발한 희망플러스통장은 앞으로도 서울시만의 독특한 희망사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여성 마라톤 대회

최근 치매 노인들을 돌봐드리기 위한 ‘데이케어센터’를 개설한 오세훈 시장은 이제까지의 요양원이나 보호소 같은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이곳을 ‘활동 공간’으로 이미지 쇄신을 꾀했다. 2009년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치매 노인의 수는 전체 노인 인구수의 8.2%인 7만 2천여 명이며, 이중 노인시설 이용이 필요한 중증 치매 노인의 수는 이 중 20%인 1만 4천여 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치매는 노인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생활까지도 피폐하게 만드는 병이기에 이 숫자의 노인에 가족들까지 포함하면 약 20만이 넘는 사람들이치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오 시장은 시장에 취임하면서 결심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임기동안 치매문제 만큼은 반드시 해결책을 내놓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서울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5대 복지 프로젝트 중 노인들을 위한 ‘9988 프로젝트’,즉 ‘99세까지 88하게!’라는 뜻의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핵심 사업이 바로 치매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데이케어센터’는 기존에 없었던 획기적인 치매 지원시스템을 마련했으며, 건강한 노인들에게는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즐거운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넉넉하게 준비했다. 오 시장은 “치매 노인들은 어찌 보면 어린 아이보다 돌보는 손길이 더 많이 가는 가족이기에 데이케어센터가 이러한 노인들이 자신들의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그 역할을 도맡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울은 젊은이부터 노인들까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취임 후부터 오세훈 시장이 듣고 싶어 했던 “서울이 변하고 있다”는 말은 지금도 계속 실현되고 있으며, 앞으로 서울, 아니 대한민국이 오 시장으로부터 얼마만큼 변화의 원동력을 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