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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먹거리 안전지대는 없다
맥도날드 ‘햄버거병’ 논란 확산
2017년 08월 08일 (화) 10:31:08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햄버거병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양의 부모는 지난해 당시 4살이었던 A양이 맥도날드 모 지점에서 해피밀을 세트를 먹고 HUS 진단을 받았다며 7월5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고소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해 9월 A양(4)은 경기 평택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덜 익은 고기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뒤 HUS 진단을 받았다. A양은 두 달 뒤 퇴원했지만 신장이 90% 가까이 손상돼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이 때문에 배에 뚫은 구멍으로 하루 10시간씩 복막투석을 하고 있다고 A양 측은 전했다. A양 가족은 지난 7월5일 한국맥도날드를 식품안전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이 사건을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피해자 측 주장에 의하면 A양은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활발하게 뛰어놀던 건강한 아이였으며 당일 햄버거 외에 다른 음식은 먹지 않은 상태였다. 피해자측은 “햄버거 섭취 약 2시간 후부터 복통과 구역, 설사 증상이 시작됐다”며 “햄버거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입될 여지가 없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맥도날드 “국산 돈육으로 만든 패티 사용”
맥도날드에서 주문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소위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렸다는 주장과 관련해 맥도날드 측이 반박했다. 지난 7월10일 맥도날드 한국지사는 보도자료를 배포, “논란이 되는 사안의 패티는 쇠고기가 아닌 국산 돈육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며 “정부가 인증한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프로그램이 적용된 생산시설에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맥도날드는 햄버거병 원인이 덜 익힌 분쇄육을 섭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패티 또한 내장을 섞어 만든 분쇄육이라 주장하고 있으나, 자사의 어느 패티에도 내장을 섞어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또한 HUS가 ‘햄버거병’이라는 용어로 통칭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라며 “HUS를 일으키는 원인은 수없이 다양하며, 특정 음식에 한정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아직 사법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중으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질 수 있도록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현직 맥도날드 근무자들로부터 “일할 때 종종 덜 익은 패티가 나왔다”며 “체크리스트에 조리상태가 정상으로 기록되고 수백개가 정상이더라도 일부 패티는 덜 익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체크리스트가 정상으로 기록됐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가 나올 수 없다는 맥도날드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최근 맥도날드 버거를 먹고 HUS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A양의 가족이 검찰에 맥도날드를 고소하자, 맥도날드 측은 당일 해당 매장의 식품안전 체크리스트는 정상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HUS, 장출혈성대장균감염에 의해 발생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햄버거병’은 대장균 감염증의 일종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다. 지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병해 ‘햄버거병’으로 불리기도 한다. HUS는 병원성 대장균에 오염된 고기나 채소 등을 먹고 걸릴 수 있는데 특히 어린이에 취약하다. 세균독소나 바이러스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하지는 않다. HUS는 병원균의 독소 등에 의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면서 손상된 적혈구가 신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 기능 손상을 초래하며, 미세혈관병증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급성신부전 등이 나타난다. 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에 의해 발생하지만, 세균성 이질균이나 폐렴구균 등 세균이나 다른 바이러스 감염이나 유전성 발병 항암제나 약제 복용, 전신질환, 이식거부 반응, 임신 등에 의해서도 발병하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손상, 췌장손상 등의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6년 간 24명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11일 질병관리본부가 2011~2016년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으로 보고된 환자 443명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중 합병증 HUS으로 진행된 것은 5.4%(24명)으로 집계됐다. 연령으로 보면 0~4세가 58.3%(14명)로 5세 미만 소아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도 12.5%(3명)는 5~9세로 분석돼 영유아와 소아 등의 발병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세 이상은 29.2%(7명)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은 제1군 법정감염병인 병원성대장균의 일종으로, 장출혈성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EHEC)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잠복기는 2~10일(평균 3~4일)로 환자는 무증상부터 발열·설사·혈변·구토·심한 경련성 복통 등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환자의 10% 이하에서는 합병증인 HUS으로 인해 용혈성 빈혈, 혈소판감소증, 급성신부전 등의 증세를 보이다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씻기, 음식 익혀먹기 등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식사 전에 반드시 음식이 완전히 익었는지 확인하고 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맥도날드 과실 인정시 민·형사상 책임은
최근 한국맥도날드가 검찰에 피소되면서 맥도날드가 부담할 수 있는 민·형사상 책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과실이 인정된다면 맥도날드 측은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막대한 손해배상 책임까지 떠안게 된다. A양의 부모가 맥도날드를 고소한 근거는 ‘식품위생법 등’이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4조는 ▲썩거나 상하거나 설익어서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거나 ▲유독·유해물질이 들어있거나 묻은 것 등을 판매·가공·운반·제조하는 등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쟁점은 피해자가 먹은 햄버거의 패티가 덜 익었는지 여부다. 법원은 과거 하급심에서 식품위생법 4조 위반 사건과 관련해 ▲종업원 실수가 영향을 미쳤는지 ▲기업 혹은 그 사용자가 이 피해자의 주장을 인정하는지 ▲유관기관 조사에서 피해자 주장과 비슷하거나 일치하는 사실을 발견했는지 여부를 주요 판단 요소로 삼았다. 최근 피해자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햄버거를 굽는 그릴 부분을 비추는 매장 CCTV의 보전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만일 검찰이 이를 통해 맥도날드의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한다면 식품위생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식품위생법 위반은 10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업무상과실치상도 최고 5년 이하 금고나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는 범죄다. 만약 햄버거와 어린이가 받은 피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맥도날드는 불법행위나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배상은 물론 제조물책임법상의 책임도 지게 된다. 앞서 서울지방법원은 2001년 방송인 송모씨가 버거킹의 치즈와퍼를 먹고 알레르기성 두드러기가 났다며 버거킹을 운영하는 두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회사의 책임을 인정, 송씨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햄버거를 사온 즉시 이를 먹었다는 점에 비춰 햄버거 가게와 무관한 다른 원인에 의해 부패했다거나 운반 과정에서 세균이 침투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고, 달리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피고의 입증이 없었다는 이유였다. 제조물책임법은 소비자가 기업의 책임을 입증하는 게 아니라 기업이 자신의 과실이 없었음을 증명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맥도날드가 과실이 없었다는 입증을 하지 못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안게 된다. 배상액수도 단순 알레르기가 문제된 버거킹 사건과 달리 아동이 입은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더욱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업은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배소송 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하락의 위험까지 안게 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체가 제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생산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소비자 안전 문제를 꼼꼼히 따지고, 위험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사전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교선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제품을 출시할 때 제품 사용과 관련한 모든 위험을 충분한 경고문구를 통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 ‘햄버거 포비아’ 확산
‘햄버거병’ 파문으로 ‘햄버거 포비아’(햄버거 공포증)가 확산하면서 맥도날드를 비롯한 주요 햄버거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고기 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속칭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첫 주말에는 서울 주요 한 맥도날드 점의 100석 안팎인 전체 좌석은 10석 이하만 채웠다. 특히 어린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단위 고객들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이 햄버거병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져 발길을 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평소 인근 직장인과 나들이객,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던 한 맥도날드 매장의 경우 일요일 오후 6시쯤에도 전체 좌석의 1/4도 채우지 못했다. 어린 딸과 매장을 찾은 주무 이모씨는 “시내 나들이를 나왔다가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해 잠깐 쉬면서 음료수나 한잔 하려고 들렀다”며 “당분간 애한테 햄버거는 못 먹일 것 같다”고 말했다. 매장 점원은 “이번 주말에는 손님이 평상시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특히 어린아이를 둔 주부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다른 매장의 경우도 대동소이했다. 인근 오피스나 관광명소로 붐비는 이곳은 이날 오후 휴업을 한 것처럼 한산했다. 한창 저녁 시간인 오후 5~6시에도 100석 안팎인 전체 좌석 중 겨우 대여섯 좌석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그나마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음료수와 감자튀김을 주문한 20대 여성은 “‘햄버거병’에 대해 확실히 아는 건 없지만 그 기사를 보고 난 뒤에는 왠지 기분이 찜찜해 햄버거를 못 먹겠다”며 “패티를 뭐로 만드는지 알 수가 없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경쟁 브랜드를 비롯한 동종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이에 롯데GRS 측은 롯데리아 햄버거 패티 요리 시 쿠킹 타임을 꼭 지켜야 한다고 지침을 내렸고 버거킹을 전개하는 비케이알도 최근 전국 점포에 매뉴얼 관련 지침 상항을 지시하면서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햄버거 포비아’로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는 분위기 가운데 한국 맥도날드 측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한국 맥도날드 관계자는 “매출은 비공개가 원칙이라 지난 주말 매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일부 매장 분위기만으로는 전체 매출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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