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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핵실험… 폭발력은 1차 실험의 15배 이상
남북관계 파국으로 치닫나?
2009년 06월 15일 (월) 18:39:46 신세영 기자 ssy@newsmaker.or.kr

   
▲ 문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이 26일 오전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PSI 전면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이 예상을 깨고 신속히 강행됐다. 북한 외무성이 4월 29일 유엔 안보리가 사죄하지 않으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위협한 지 26일 만이며, 4월초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날로부터는 50일 만이다. 오는 7월쯤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북한은 서둘러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북한이 5월 25일 오전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데 이어 오후에는 단거리 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11시 59분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국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주체98(2009)년 5월 25일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한국 기상청은 “25일 오전 9시 54분 43초 함북 길주군 풍계리 근처에서 리히터 규모 4.4의 지진파가 발생한 것을 감지했다”고 전했다. 진앙은 북위 41.28도, 동경 129.13도이다. 지진파가 발생하고 48초 뒤인 오전 9시 55분 31초에 강원 속초관측소에서 처음으로 감지됐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최대 20kt(킬로톤·1kt은 TNT 폭약 1000t의 폭발력)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부 당국에 따르면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당시 지진파는 리히터 규모 3.9, 폭발력은 0.8kt으로 추정됐다. 이를 미루어 볼 때, 북한이 25일 오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전격 실시한 2차 핵실험의 위력은 1차 때를 15~30배가량 능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잠정 추계했다. 북한은 또 이날 낮 12시 8분경 함북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지대공 단거리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오후 5시 3분경 강원도 원산시에서 지대함, 함대함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사거리는 130km 안팎으로 추정됐으며, 관계자들은 핵실험 정보를 탐지하려는 미일 정찰기의 비행을 저지하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이어 26일 오후 동해안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 대통령-오바마, “북한 2차 핵실험 강력대응”
   
▲ 유엔안보리
이명박 대통령은 5월 26일 관련국 정상들과 연이어 전화통화를 갖고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여러 차례 강조했으며,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20여분에 걸쳐 전화로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하고도 협상을 통해 보상을 받았던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 또한 “유엔 안보리가 강력하고 구체적인 대북결의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력과 핵우산으로 한국을 보호할 수 있다”며 “한미동맹은 바위처럼 굳건하다”고 밝혔다.

정부, PSI 전면 참여 선언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하루 만에 정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를 전격 선언했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26일“"정부는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확산이 세계 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2009년 5월 26일자로 PSI 원칙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이날 ‘PSI 참여 발표문’을 통해 “정부는 대량파괴무기 및 미사일 확산이 세계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남북한간 합의된 남북해운합의서는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의 PSI 전면참여 선언은 북한의 제2차 핵실험 강행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WMD 확산 노력에 동참하는 동시에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과 관련된 으로 풀이된다.

전면 참여를 발표한 ‘PSI’는 무엇?
   
▲ 핵실험 추정지역
PSI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의 약자로 핵무기, 생화학무기와 운반수단인 미사일을 차단하기 위해 창설됐다. 일종의 국제 협력체가 된 PSI는 2003년 미국이 주도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1개국의 발의로 출범했으며, 95번째로 합류한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6개국, 유럽과 옛소련 53개국, 아프리카·중동 16개국, 미주 10개국 등이 참여하고 있다. PSI의 목표는 대량살상 무기 관련 물자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검색함으로써 해당 무기와 미사일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다. 참여국들은 자국 영토나 접속수역에서 대량살상무기 운송 의심 선박의 승선과 검색, 의심 항공기의 착륙 유도와 검색, 영공통과 거부, 자국에서 의심 물자 환적시 검색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 각국은 국내법과 국제법에 따라 수행 여부에 재량권을 갖는다. 그동안 37차례에 걸쳐 차단훈련도 실시됐으며, 대량살상 무기 차단사례는 30여 건에 이른다. 2003년 지중해 공해에서 리비아로 원심분리기를 운송하던 독일 선박을 차단한 것이 대표적이며, 2007년 북한에 대한 미사일 관련 부품 수출 차단 사례도 발표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PSI 관련 조치가 국제법상 모든 선박이 타국 영해에서 누리는 ‘무해 통항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안보리, 北 핵실험 이후 새 대북제재 결의안 착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가 지난 5월 25일(현지시각)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하루도 안 돼 긴급회의를 열어 핵실험을 비난하는 의장발표문을 채택하고 추가 결의안 작업에 착수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안보리 순회의장인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안보리 긴급회의를 마친 뒤 “북한의 핵실험은 매우 심각한 위반이며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즉각적인 대북 결의안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3개 항의 의장발표문은 “북한의 핵실험은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1718호 위반이며, 안보리 회원국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규탄한다”며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기존 결의안 1695호, 1718호와 성명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보리의 이런 대응은 중국과 러시아가 강력한 대북 비난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던 지난달 북한의 로켓 발사 때와 대비되는 것으로 추가적인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유엔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새벽 대북 비난성명을 낸 데 이어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은 국제법을 어긴 것은 물론 (비핵화를 하겠다는) 과거의 약속을 위반했다. 이제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에 맞서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 북한1,2차 핵실험

미국, 중국, 독일 등 北 핵실험 미사일 발사 규탄
수전 라이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5월 26일 “북한이 국제법을 위반한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지속한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이스 대사는 이날 미국 NBC, CNN방송 등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의 2차 핵실험 및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드러냈다. 라이스 대사는 “북한이 가고 있는 길이 북한의 장기적 이익에 기여하지 않고 국제사회에서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며 북한이 방향을 돌리지 않는다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량광례(梁光烈) 중국 국방부장은 26일 제2차 핵실험 및 장.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지속적인 긴장조성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량 부장은 6자회담 재개와 한반도 긴장완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견결히(아주 강하게) 반대하며 북한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표명했다. 독일 외무부는 홍창일 주독 북한 대사를 불러 핵실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홍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이번 실험이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으로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는 또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자제하고 6자 회담에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독일 메르켈 총리도 북한의 핵실험을 도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국제사회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北 핵실험, 진짜 속셈은 핵무기 소형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실제 보유한 핵무기가 어느 정도인지, 또 핵무기 소형화와 경량화가 얼마나 진전됐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에서 핵무기의 핵심인 기폭장치가 지난 2006년 1차 실험 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돼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과 함께 소형 핵 개발에도 일정 부분 성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폭장치는 핵폭발을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으로 핵무기 성능을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이번 핵실험에서 기폭장치가 안정화됐다면 핵의 소형화도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군 역시 핵실험 위력 분석과 함께 이번 핵실험이 단순히 북미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핵탄두를 장거리 로켓에 장착하기 위한 소형화 의도가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학송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 핵실험은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가 본 궤도에 올랐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방사능 성분 분석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이번 핵실험에서 북한이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도 아직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개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삼성경제연구소, “한반도안보지수 비관적”
“올 2/4분기 한반도 안보지수(현재지수)는 전기 대비 0.03p 하락한 45.33을 기록, 한반도 정세가 지난 분기와 큰 차이 없는 비관적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5월 26일 ‘2009년 2/4분기 한반도안보지수’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한반도 안보지수는 지난해 3/4분기부터 4분기 연속 50선을 하회했다. 올해 3/4분기를 예상하는 예측지수도 46.25로 나타나 불안정한 안보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2009년 4월5일) 직후 실시되어 25일 북한의 2차 핵실험 이전에 종료되었으며, 안보지수가 지난 분기에 비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은 점이 특징이다. 이 같은 시점을 놓고 볼 때 만약 이 조사에서 25일 북한의 핵실험이 반영됐다면 한반도 안보지수가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5개국(한, 미, 중, 일, 러) 전문가들은 북한의 물리적 도발이 한반도 정세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에 대해 “상존하는 북한의 물리적 도발가능성이 한반도 상황에 내재(Korea discount)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물리적 도발이 갑작스런 돌발변수가 아니라는 시각 때문”이라며 “하지만 본 조사가 2차 핵 실험(5월25일) 직전에 종료된 점을 감안해야 하고, 특히 서해상의 충돌 등과 같은 한국 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지수에 큰 변동이 없는 원인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남북관계’는 조사 항목 중 가장 비관적으로 평가될 정도로 나쁜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북관계’는 31.41(’08. 4/4) → 22.64 (’09. 1/4) → 23.72 (’09. 2/4)로 평가되어 극적인 개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교착상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북 간 교류협력·군사적 긴장·당국자 관계’ 등 남북 간에 관련된 제반분야도 점차로 악화되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PSI 참여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혀 남북관계는 더욱 깊은 터널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의 이번 2차 핵실험은 지난 4월5일 오전 11시30분15초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로켓을 발사한 후의 일이어서 더욱 충격이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2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와 이어질 협상 국면을 대비하면서 대한민국이 핵의 능력을 갖춘 북한의 위협 아래에서 어떻게 국가안보를 지켜나가고, 북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하느냐는 근본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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