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시작된 폭염으로 얼음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편의점에서 판매된 ‘컵 얼음’만 약 3억 개. 하지만 이마저도 공급이 부족해 얼음 품귀 현상을 겪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00억원 수준이었던 식용얼음 시장 규모는 올해 400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연일 무더운 날씨로 얼음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시원한 음료를 찾는 사람이 줄을 이으며 얼음 유통업계도 화색이 돌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1잔 분량의 얼음을 포장한 컵 얼음과 봉지 얼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0%씩 늘었다. 이처럼 식용 얼음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업체들은 최근 시설을 풀가동하며 얼음 수급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른 더위는 한동안 이어질 예정이어서, 얼음 특수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고의 얼음 가공 위해 다각도의 노력 기울여

▲ 정준양 대표

지난 2003년 냉동고로 출발한 아이스팜은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특수얼음 가공 전문업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얼음은 국내 최고의 고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의정부의 얼음 생산업체가 영하 10도에서 48시간에 걸쳐 서서히 얼린 고품질의 대빙을 공급받아 위생적인 일본산 얼음 가공 기계와 절단기 등으로 얼음을 가공한다.

정준양 아이스팜 대표는 “대빙은 높이 1m가 넘는 얼음이다”며 “대빙의 심 부분은 사용하지 않고 더욱 깨끗한 얼음을 위해 가장자리는 모두 깎아내는데, 이 과정에서 전체 1/3에 달하는 부분이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되는 아이스팜의 식용얼음은 서울 시내 바와 커피전문점, 마트, 호텔 등에 납품되고 있다. 특히 호텔에 납품하는 얼음의 경우 자가품질을 따로 실시할 정도로 엄격한 가공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품질에 대한 이의를 받은 적이 없다. 정준양 아이스팜 대표는 “가장 깨끗한 얼음이 좋은 얼음이다”면서 “아이스팜은 12종류의 얼음을 그 용도와 쓰임새에 맞게 다듬고 얼음가루를 제거하는 등 까다로운 수작업을 거쳐 포장된다”고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대부분의 얼음 가공 업체가 여름 한철 장사로 근근이 이어가는 현실에서도 아이스팜이 일 년 내내 공장을 가동하며 ‘얼음 성수기’인 여름 뿐 아니라 각종 연말 행사가 많은 12월에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정준양 대표가 최고의 얼음을 가공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또한 남다르다. 지난 2003년부터 라이터 가게에서 성냥을 판다는 마음으로 얼음을 팔기로 작정한 그는 일본의 선진 얼음 기술을 배우고자 자진해서 일본에 견학, 연수를 다니며 국내에서 부족한 자료를 찾아가며 얼음 관련 연구를 거듭해왔다. 아울러 국내에서 최초로 일제 얼음 가공 기계를 도입할 정도로 얼음 가공에도 총력을 기울이며 업계를 선도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제 정준양 대표는 우리나라의 독보적인 ‘아이스 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좋은 얼음의 가치와 기준을 대중에 알리다
최근 아이스팜은 완벽한 구형의 ‘볼’ 얼음으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볼 얼음을 가공하는 업체도 여럿 있지만 완벽한 구형으로 가공하는 업체는 국내에서는 아이스팜이 유일하다. 정준양 대표는 “볼 얼음은 모서리부터 녹는 각 얼음에 비해 모서리가 없어 오랜 시간 녹지 않고 투명한 구 모양으로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아 인기 아이템으로 꼽힌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볼 얼음의 아이스몰드를 직접 제작했다. 전용 아이스몰드에 얼음 덩어리를 넣으면 전력 연결 없이 금속의 전도열만으로 순식간에 아이스볼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좋은 얼음의 가치와 기준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온 정 대표는 블로그와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얼음 얼리는 법, 빙수 얼음이 빨리 안 녹게 하는 법, 강도 제산, 최적의 냉각 온도 등 실생활부터 전문 지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 그는 “제빙기의 얼음과 공장에서 만든 얼음의 차이를 소비자들이 알았으면 한다”며 “공장의 얼음이 잘 녹지 않고, 깨지지도 않는 우수한 얼음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그래야 더 많은 투자와 최고의 품질을 위한 노력이 선행되기 때문이다”고 취지를 밝혔다. 얼음에 관해서라면 하루 종일이라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정 대표는 언젠가 얼음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투명한 얼음을 만들고 싶다고. 그는 “일본에서 본 120시간 얼린 얼음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