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작용은 한번 경험한 심정을 자기 내부에 불러일으키고, 그러한 후에 운동, 선, 색, 음, 말로 표현되는 형태에 의해서 그 심정을 전하여 다른 사람도 같은 심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

윤담 기자 hyd@

한 사람이 의식적으로 외면에 보이는 어떠한 표시로 자신이 경험한 심정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다른 사람이 그 심정에 전달되어 그것을 느끼게 된다고 하는 이러한 인간의 작용, 그것이 예술이다.

평행우주적 해석을 동서양 미학의 결합으로 표현

▲ 작가 고리들

서양화가 고리들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작가 고리들은 오랜만에 6번째 개인전으로 우리를 찾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50호에서 120호 크기의 작품들은 눈동자 위에 우주와 별들이나 꽃밭이 그려져 있다. 서울대 미대에서 일랑 이종상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고 수학한 작가는 대학 재학 중에 제18회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일찍이 주목을 받았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 우주는 아름답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 우주는 어떤 관점을 지닌 생명체의 눈 위에 비친다. 모든 인지하는 것들(알터 에고)마다 각자 자기의 우주를 경험한다는 평행우주적 해석을 동서양 미학의 결합으로 표현한 그의 그림들은 묘한 이끌림의 힘이 있다. 본명이 ‘고영훈’인 작가는 “같은 이름의 예술가가 너무 많아서 고구려의 들판이란 뜻의 고리들로 필명을 짓고 책을 써서 더 유명해졌다”고 웃음을 보였다. 대한민국 화폐에 그려진 이율곡과 신사임당 초상화의 작가인 일랑 이종상 화백은 그에게 50세가 되기 전에는 돈 벌려는 생각을 말고 공부와 예술에 몰두하라는 소중한 가르침을 전했다. “화가는 붓을 놓았을 때 진짜 그림을 그리는 중인 것이다.”는 이종상 교수의 가르침은 작가 고리들을 시대가 필요로 하는 융·복합형 인재로 만들었다. 거의 30년을 다양한 책을 읽으며 어떤 그림을 그릴지 고민해온 작가는 화가이자 칼럼니스트, 미래학자, 뇌과학자이며 발명특허와 디자인 컨설팅도 하고 로봇산업진흥원의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 강의CD 케이스

매력적인 고리들 작가의 정신세계는 칼럼과 책과 그림과 강연으로 만날 수 있으며 구독자가 2,300명이 넘는 그의 유튜브 채널은 청중의 고맙다는 댓글과 감탄사와 상담요청으로 넘친다. 최근 출간한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에서는 전문가도 어려워하는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에 관한 내용을 다뤄 화제가 됐다. 전작 <인공지능VS인간지능 두뇌사용설명서>에서는 작가가 권하는 4차 산업혁명기의 두뇌계발과 자녀교육법을 다루었다. 저자로서 매년 50회 이상 대중강연을 하고 있는 작가 고리들은 <인공지능 시대의 창의성 뇌교육>, <돈이 되는 미래특허 119>,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사용 설명서>, <중학생을 위한 서울대 공부법>, <전교꼴찌 서울대 가다> 등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지난 1월 출간한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의 경우 꾸준히 판매되면서 벌써 3쇄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작가 고리들은 “제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독서토론용 책으로 구매하는 일이 많다”면서 “지금 성인들의 현재와 미래와 그 자녀들의 미래를 다룬 책이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인간적 사회통합 위해 재능기부 실천
“자선사업가는 10살 때부터 꿈꿔온 꿈입니다. 돈보다 시간이 많다면 시간으로, 시간보다 돈이 많다면 돈으로 다양한 사회공헌을 하며 살 생각입니다. 책읽기와 책쓰기, 봉사활동은 제 그림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비타민입니다.” 전주역 건너편에 고리들 작가의 주말 무료미술교실 ‘창조화력발전소’가 있다. 현재 그는 명주골 대안학교 학생들과 여러 초등생들에게 무료로 미술수업을 하고 있다. 작가 고리들이 무료로 미술지도를 시작한 것은 2004년 무렵이다. 14년째 매주 3시간~8시간 정도는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문·예·체는 4차 산업혁명기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위한 기본적 소양이면서도 인공지능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진 이후 인간적 사회통합을 위한 핵심 자산입니다. 특히 미술은 가장 많은 가능성의 연결고리를 가진 체험교육입니다. 문·예·체 중심 통합교육으로 빨리 전환하지 못하는 공교육을 보완하는 민간 차원의 ‘문예체 교육봉사 네트워크’가 생겨야 우리 아이들이 융·복합 창의성의 용광로 같은 에너지를 키우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뜻으로 국민권익위원회와 소통하면서 전국적인 문예체교육 봉사네트워크를 기획중인 작가 고리들.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 최근 작가 고리들은 오랜만에 6번째 개인전으로 우리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