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리적·문화적·역사적으로 중국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태생적으로 주변부의 속성을 지녀왔다. 그 결과 동아시아의 다층적 공간 속에서 중화문명의 수용자이면서 문화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윤담 기자 hyd@

불교는 지난 2500년간 인도에서 출발하여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동아시아의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면서 고도의 사유체계이자 보편적 종교로서 엄청난 영향을 미쳐왔다. 불교의 세계화 과정에서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격의적 문화 접변, 그에 따른 창발적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고, 제3의 수많은 파생문화가 생겨났다. 한국 또한 불교 수용 이후 동일한 문명화, 보편화의 길을 걸어왔다.

국가의 안녕과 호국·평화 기원

▲ 천강 스님

대중들에게는 ‘미륵불교’로 잘 알려진 (사)교단용화불교는 지난 1984년 용호사에서 창시되었다. 창시 이래 33여 년간 미륵 불심에 의한 호국·평화·애민의 가르침을 전하며 서민의 일상으로 자리 잡은 용화불교는 현재 110여 개의 경전과 300여 개의말사, 17개 지청을 필두로 생활 속 불교를 설파하고 있다. 지난 1984년 미륵불이 출현했음을 만방에 선포하고 불교의 한 종단이 아닌, 교단용화불교로 출발한 교단은 현재 극락전과 미륵천불전, 대법왕궁을 조성해 총본산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천강스님에 의하면 미륵은 불교 용어 ‘마이야트레야’라는 원임이 변해 발음된 것으로, 이를 번역하면 남을 불쌍히 여긴다는 뜻의 자씨(慈氏)다. 용화불교란 미륵불교로, 석가모니 부처의 뒤를 이어 사바세계를 교화할 당래교주(當來敎主) 미륵부처님의 세계를 용화세계라 하며, 동방출현불로 우리 대한민국에서 출현하는 미륵부처를 말한다. 교단용화불교의 교령 천강스님은 “용화불교는 한 번 가르침으로 그치지 않고 바른 길로 갈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가르친다”면서 “미륵부처님은 잘못을 좌시하지 않는다. 석가부처님은 잘 사는 법을 가르쳐 죄를 지어도 자업자득이라 했지만, 미륵부처님은 볼기를 때려서라도 바로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용화불교는 성품의 근본을 중요시한다. 자신의 성품을 잘 다스려야 하고, 스스로의 참모습을 찾아 생활 속에서 소통하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천강스님은 “미륵은 ‘평화’의 의미도 갖고 있다”면서 “전 인류와 국가, 사회, 가정 모두가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때마다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합도위령대재, 국태민안 평화대법회, 호국평화대상, 나라경제 회복기원법회 등을 개최하며 나라의 안녕과 호국·평화를 기원해온 교단용화불교는 지난해 12월, 온 나라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혼란에 빠졌을 때에는 ‘나라안정 평화대법회’를 개최하며 국민들을 이끌기도 했다. 부설로 ‘봉안당의 명당’으로 알려진 백화추모관을 운영하는 것 역시 사회의 안녕을 위한 것이다. 어떠한 종교적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한 백화추모관은 일반 봉안당이 분양비와 관리비를 따로 납부해야 하는 반면 기본 분양가 없이 관리비로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천강스님의 뜻으로 많은 호국영령을 무료로 안치하고 나라를 수호하고자 귀중한 생명을 바친 순국선열의 기상을 기리는 한편, 지역사회 사랑을 솔선수범함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애민사상 실천하며 서민 속 생활불교 전파
지난 1984년 교단용화불교의 창시 이후 생활 속 불교를 강조해온 천강스님. 스스로가 타의 모범이 되기 위해 천강스님은 다양한 활동으로 애민사상을 실천하는 중이다. 소외계층 성금과 소외학생 장학금 전달, 새터민 지원,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주최, 매년 유치부·초·중·고생을 대상 ‘충북·청주사랑 그림그리기 대회’를 주최, 청주지역 범죄피해예방 위원으로 활동하며 청주 교도소 재소자를 찾아 평화의 미륵불을 전하는 것 역시 이러한 서민 속 생활불교를 실천하기 위한 일환이다. 한편 세계불교미래법왕청 출범과 함께 최고위원회 및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다양한 불교문화 전파에 교육 협약 체결 등을 통해 불교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물 대상’ 종교부문을 수상한 천강스님은 “혼자 도를 닦아 축지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이제는 나 스스로의 참모습을 찾고 생활 속에서 소통하며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해야 한다. 타고난 성품의 근본을 회복하고 중생을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불교가 되고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