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2012년에 초과달성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우리의 선진문화의식과 역사·자연 및 스토리를 접목하면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인상 기자 his@

▲ 공정관광문화실천연대 고재용 상임대표/청운대학교 교수

선진관광문화의식 확립과 행복을 공유할 수 있는 나눔의 철학인 아로파 정신의 실천을 역설하는 공정관광문화실천연대의 상임대표인 고재용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2009년부터 ‘한국을 이끄는 혁신리더’에 3회 선정된 고재용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사회질서 혼란은 예(禮)의 사상이 사라졌기 때문
공정관광문화실천연대는 2000만 명의 외래 관광객이 입국하는 관광대국의 실현은 ‘공명정대한 선진문화 정착과 전 국민의 친절한 서비스 정신이 확립되었을 때 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의 조직체로, 전국의 호스피탈리티 관련 학과 교수들과 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2012년 출범한 비영리 조직이다. 고재용 교수는 공정관광문화실천연대를 조직한 동기에 대해 “오늘날 우리나라의 법과 사회질서 체계가 무너져 국가존립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심각한 위기의식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고재용 교수는 우리나라 모든 문제의 출발점은 정치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정치는 부정(不正)을 바르게 다스리는 것을 말하건대, 오히려 부정을 양산하는 곳이 정치권이 되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 우리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 야당의 입장이 되면 정부와 여당을 칭찬하고 협조하기 보다는 항상 부정하고 비협조적으로 나와 잡음만을 양산하는 소음공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야당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와 여당이 잘한 정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고재용 교수는 “그러나 우리 대한민국은 2013년에 양적으로 3연속 무역 1조 달러, 사상 최대 수출실적, 사상 최대 무역흑자라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전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고 아무 자원도 없는 이 조그만 나라가 세계 8대 무역국이 되었다는 이 가슴 벅찬 기적을 무시하고 오히려 외부에 흠집 내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권의 행태에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대기업의 부분적인 잘못이 있다는 점을 들어 경제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있는 재벌을 포함한 대기업에 대한 경제민주화 주장, 국가안보상 논의할 필요도 없는 서해북방한계선(NLL)을 협상테이블에 상정하자는 위험천만한 주장, 국회에 까지 진출한 종북좌파들의 득세, 날로 증가하는 성폭행과 학교폭력, 높은 자살률, 가족을 비롯한 친인척들에 의한 살인,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와 사법부의 불합리한 판결, 표만 의식한 무책임한 정치인들의 공약남발, 인기탤런트를 비롯한 고소득 연예인 및 운동선수들의 건강보험료 탈루, 음주운전자들의 약점을 이용한 교통사고를 빙자한 보험사기단,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부적합한 낙하산 인사, 11년째 계속되는 국회의 습관성 예산안 지각 심의 등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성 상실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2012년 대통령선거를 위해 출마한 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도덕성상실에 대한 심각성과 도덕성회복을 위한 아젠다를 제시한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고재용 교수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솔깃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사람사는 세상, 특권폐지 등을 아젠다로 제시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갈등을 고조시키고 국민간의 분열을 초래했다”며 “전국민의 의식개조를 통한 선진문화 정착과 전 국민의 관광서비스마인드 확립이 절실하다고 느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이러한 현상은 국민들에게 국가관과 가치관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사회질서회복은 ‘관광서비스 마인드’로

▲ 고재용 교수는 제8회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희망멘토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고재용 교수는 관광서비스마인드가 국가 사회질서를 회복시킬 수 있는 패러다임이라고 말한다. 패러다임은 사고의 틀 또는 체계로 세상을 보는 안경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서비스마인드의 핵심개념은 에티켓과 매너다.  에티켓은 스스로의 행동을 단정하게 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부드럽고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공동약속이라 할 수 있어 공공성의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으며, 매너는 타인과의 교류 시에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한 습관화된 몸가짐이나 마음 씀씀이로 개별성의 의미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즉 관광서비스마인드는 공공성과 개별성을 포괄하고 있어 전 국민의 의식수준 향상을 위한 최선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서로 예의를 지키지 못하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균열이 초래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태산 같은 커다란 철학이나 사상에 의하기보다는 매일매일 일어날 수 있는 말 실수, 약속 불이행 같은 사소한 것들에 의해서 발생한다. 사소해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것이 사소한 것이 아닐 수 있다. 사소한 것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루기 때문이다. 고재용 교수는 “인간이 저지르는 비도덕적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속적인 인성과 예절교육을 통한 마음의 정화라고도 할 수 있다”며 “선진문화사회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신용사회 확립에 있다. 과거 인도 타고르 시인이 칭찬했던 ‘동방예의지국’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인간신뢰의 소양을 갖추도록 가정과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인성과 예절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재용 교수가 최근 공감하고 있는 인성교육의 전문가인 주건성 박사의 견해에 따르면 인성 함양에 중요한 인간의 5가지 기본 기질인 감정, 정서, 본능, 이성, 양심 중에서 감정, 정서, 본능은 교육이 아닌 체험을 통해서, 이성과 양심은 교육을 통해서 발달, 성숙된다. 이 5가지 기질이 교육부에서 설정한 인성의 7대 덕목인 공감, 정직, 책임, 협동, 배려, 소통, 존중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성장한다. 즉 인성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인 감정, 정서, 본능은 교육을 통해서 계발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만 계발되고 성숙된다는 것이다. 공자는 최고의 덕을 인(仁)이라 하였으며, 극기복례(克己復禮·자기자신을 이기고 예에 따르는 삶이 곧 인(仁)이다)를 그 핵심사상으로 여기면서, 仁을 단지 도덕규범이 아닌 사회질서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정치사상으로 생각하였다. 한 마디로 예절교육의 중요성을 간파한 것이다. 고재용 교수는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는 예를 기본으로 하는 도덕적 가치가 상실되었는지 인식도 못하고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정치권에서도 인성교육의 부재에 따른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회 인성교육 실천포럼’이 결성되고 ‘인성교육진흥법’을 2014년에 발의·통과시킬 예정에 있다는 것은 잘한 결정이다”고 밝혔다.

행복을 공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아로파 정신’ 강조
지난 2012년 11월 18일부터 12월 9일까지 SBS에서 <최후의 제국>이라는 4부작 창사기념특집을 방영한 적이 있다. 돈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자본주의에 취한 인류가 돈만을 좇다가 공멸할 수 있는 비극적인 미래를 예방하기 위한 처방으로 남태평양 솔로몬제도의 아누타섬의 아로파(auropa·나눔과 공유) 정신을 행복을 공유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한 의미 있는 기업특집이었다.

▲ 국가브랜드 형성에 매우 중요한 기본에 대해 고재용 교수는 “창의적인 사고와 훌륭한 인품, 봉사정신”이라고 요약한다

아누타섬은 인구 200여 명, 지름 2.5km인 태평양에서도 가장 고립된 작은 섬으로 땅은 좁고 인구밀도는 높아 우리가 상상하는 낙원의 섬이 아닌, 수시로 몰아치는 태풍에 가족을 잃기도 하고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바다를 나가 고기를 잡는 것조차 쉽지만은 않은 섬이다. 고재용 교수는 “나눔을 의미하는 아로파 정신은 실천하는 사랑으로 아누타섬 주민들에게는 삶의 시작부터 끝까지 공존하면서 이 섬을 3천년 동안 지켜온 가치”라며 “아누타 사람들이 3천년 동안이나 삶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들만의 생존의 법칙인 ‘아로파(Auropa)’덕분이었다. <최후의 제국>이 찾아낸 귀결점은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억제하고 이익을 서로 공유하는 아로파 정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작은 섬에서 서로 많은 것을 갖기 위해 투쟁을 한다면 결국 서로 공멸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이스터섬의 사례를 통해 명징하게 밝혀지고 있다. 이스터섬은 더 큰 석상을 만들기 위해 부족간의 자원전쟁으로주민들 모두가 역사 속에서 살아지고 말았다.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서로를 죽이고 환경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아누타섬에 원래부터 아로파 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400년 전에는 피비린내 나는 권력 투쟁이 있었고 그 결과 4명의 남자만이 남게 되어 이들은 서로 돕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고재용 교수는 “그때부터 아로파 정신이 유래되어 3천년 동안 이 섬을 지켜오는 가치가 되었다. 위기가 가르쳐 준 지혜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며 “이같은 아로파 정신은 히말라야 라다시크 브록파마을의 부족들의 공동체 생활이나 파퓨아뉴기니아 상각부족의 빅맨(big man)이라 부르는 리더가 자신의 부를 주민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는 덕목에서도 보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만의 폐단인 것처럼 호도된 양극화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자극하여 일부 계층들이 이익을 누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사실 빈부의 차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여러 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인류가 사는 모든 사회에는 빈부의 차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재용 교수는 “나눔의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아누타섬의 아로파 정신은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절대적으로 유효한 덕목이다”며 “중국의 노자는 만족할 줄 모르고 100% 욕망을 채우려고 하면 충돌과 갈등이 생기기 때문에 80%정도 충족되는 즉시 나머지 20%는 상대방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가진 자의 양보를 의미하는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 시대 성공 비결은 창의적 사고, 인품, 봉사정신
최근 인성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고재용 교수는 강단에서 관광서비스맨이 되기 위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국가브랜드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비스인에게 중요한 성공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창의적인 사고와 훌륭한 인품, 봉사정신”이라고 요약한다. 창의적인 사고는 선·후배 동료들을 선도할 수 있는 긍정의 수단이고 훌륭한 인품은 리더십의 최고 덕목이며, 봉사정신은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가족에게 하는 것과 같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이웃과의 공동체적 삶을 실천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고 교수는 “우리는 미국, 영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한참 늦게 출발한 주자”라며 “정해진 코스가 없는 세계 경쟁구도에서 선진국을 앞서기 위해 전 국민의 창의적인 삶의 자세가 시대적인 요구이며, 기업과 국가의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인품이 절대적이다”고 피력했다. 신뢰받을 수 있는 인품은 합리적 사고에 기초한 ‘삶의 일관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으로, 일관성을 상실한 사람은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같을 수 없으며, 그러한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도 신뢰를 줄 수 없다. 고재용 교수는 “개인은 자신만의 유토피아를 상정하고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꿈과 비전을 가지고 신뢰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삶을 살아갈 때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자아실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한편 국가의 관광 및 환경보호 정책에 공헌한 실적으로 국토해양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상 수상경력을 가진 고재용 교수는 지속적인 사회봉사를 실천하며 사회의 귀감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사회공헌대상 경기도지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이에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은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가를 배워야 한다. 그러한 삶의 가치를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교육자의 품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완벽한 사람이 없듯 완벽한 교육자도 있을 수 없지만 인격적으로 보다 교육자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학생들을 사랑으로 대해주고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봉사와 기부활동을 한 것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한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앞으로 공정관광문화실천연대의 설립취지인 선진 관광문화를 확립하고 행복을 공유하는 최선의 수단인 아로파 정신의 공유를 범국민적 운동으로서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는 고재용 교수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