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은 나누어 먹어야 더 맛있다고 했던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며 살아온 한 종가집 맏며느리의 손맛을 이제는 전국에서 맛볼 수 있다. 한국요리의 맛은 장맛이기에 맛있는 장으로 시부모님으로부터 사랑받고자 시작했던 장 만들기가 이제는 시부모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곳 고향애의 장옥기 대표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있는 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을 오면서 명절 때마다 많은 친지와 손님들을 맞아 왔던 장옥기 대표는 타고난 손맛으로 친지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을 오면서 명절 때마다 많은 친지와 손님들을 맞아 왔던 장옥기 대표는 타고난 손맛으로 친지와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친척들은 장 대표의 집을 방문하면 꼭 장과 음식을 싸가야 할 만큼 장 대표의 손맛에 매료됐고, 장 대표 역시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담가 음식을 나눠주기만 했을 뿐 이것으로 수익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친척들의 집을 방문한 손님은 장 대표가 싸준 음식을 맛보고 매료돼 자신도 장 대표의 장을 얻고자 했고 그것이 점점 입소문으로 확산돼 장 대표는 한때 ‘장옥기’가 아닌 ‘된장 아줌마’로 불렸을 정도였다.

남편의 적극적인 후원 힘입어
그러던 중 주변에서는 이제 “얻어먹는 것이 너무 미안하다”, “아는 사람들이 사다 달라고 한다”는 등 장을 만들어 판매를 하라는 성화를 하기 시작했고 장 대표는 남편과 오랜 고민 끝에 10여 년 전부터 장에 값을 매겨 판매를 시작했다. 취미로 시작한 장담그기가 그녀의 인생을 180도 바꿔놓은 것. 지금은 어엿한 장 사업가로 변신해 전 국민의 입맛을 사로잡은 장 대표는 “남편의 후원이 없었으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 이야기한다. 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모두 남편의 몫이었던 것. 3만 3천㎡ 규모의 콩 농사, 논농사, 과수원을 남편이 손수 재배하고 가꾸기 때문에 장 대표는 맛있고 건강한 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만 하면 되었다. 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남편이 직접 재배한 것들이었기에 더욱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장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장 사업을 시작하면서 장 대표는 한 가지 목표를 두었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장맛을 선사하는 것. 장 대표의 두 자녀는 어릴 적부터 먹거리에 매우 예민해 간식까지도 손수 만들어 먹여야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건강한 장을 먹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늘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2006년 안성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하는 농산물가공소득원개발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농산물 가공업에 발을 내딛기 시작한 후, 2008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간장, 고추장, 된장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장 대표의 고향애 장을 맛보고 있는 학생 수만도 2만여 명. 앞으로 고향애의 장을 맛볼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남다른 비법으로 만들어진 장 대표만의 장맛
장 대표의 장은 단순한 장이 아닌 남다른 비법이 숨어있다. 직접 운영하는 배 과수원에서 수확한 배를 이용해 개발해 낸 ‘배고추장’은 한 번 맛보면 도저히 잊기 힘든 맛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고추장에는 보통 물엿이 들어가지만 고향애 ‘보리쌀 배고추장’에는 정성스럽게 다려진 배 물이 들어가 그만큼 독특한 장맛을 유지함은 물론, 천연당이 첨가된 건강한 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또한 25년 동안 양잠을 해온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한 ‘실크된장’은 장 대표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다. 이 된장은 누에와 해초 그리고 마늘이 들어간 고단백 장으로서 특히 산모와 수험생 그리고 회복기 환자들에게 그 효능이 매우 뛰어나며 실제 실험을 통해 그 효과도 이미 인정받음으로써 현재 특허 등록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도 장 대표는 찌개용 청국장, 검은콩 된장, 젓갈을 이용한 된장 등 신기술 개발에 힘쓰면서 장을 담그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고 안전하게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것까지 모두 장 대표만의 공식과 방법을 철저히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아무리 판매할 장이 부족해도 최소 3년에서 5년 동안 자연 숙성시킨 것이 아니고서는 절대로 판매하지 않는데, 특히 ‘6년 숙성 장’은 고향애의 최고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종부로 지내면서 다져진 장 담그는 솜씨를 사업화해 이렇게 성공을 거둔, 나눔을 미덕으로 삼아온 장 대표는 한 회사의 당당한 대표라기보다는 아이들이 자신의 장을 맛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더 즐거워하는 소박한 어머니 같은 모습이다.

1년에 한 번씩 메주를 쑤는 시기가 되면 체험객들이 직접 참여해 메주를 쑤어 보는 체험행사를 6년째 열고 있는 장옥기 대표는 직접 만든 메주는 가져가게 하거나 다음해 장만들기 체험에 참여해 장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도록 보관해 두기도 한다. 이런 체험객들이 맛있는 장으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 아이들이 건강하고 맛있는 먹거리로 즐거워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장 대표는 늘 기쁘고 감사하다. “장 만드는 시간이 그 어떤 시간보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장 대표의 장맛이 이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