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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발사대 4기 비공개로 추가 반입 논란
배치 문제 두고 외교적 긴장감 고조돼
2017년 07월 10일 (월) 15:49:09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5월30일 문재인 대통령은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 외에 추가로 4기의 발사대가 비공개로 국내에 추가 반입된 사실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윤영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 보고 당시 국내에 발사대 4기가 추가로 반입되어 있다는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가 반입된 4기의 발사대가 현재 군 기지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4기의 발사대 추가 반입시기에 대해 “새 정부 출범 전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에 4기 추가반입 보고 은폐 의혹
사드 배치 결정은 박근혜 정부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때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군 출신에 ‘매파’로 분류되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사드 배치에 대단히 적극적이었다고 전해졌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당했을 당시에도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서는 사드 조기 배치론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외교·안보 분야의 한 고위관계자는 “새 정권에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드 배치를 대선 전에 끝내는 게 옳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미 군사당국은 헌재 결정 직전인 3월6일 사드 장비를 오산 공군기지에 반입하고 대선 레이스 중인 4월26일에는 경북 성주 부지에 사드를 전격 배치한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내에 반입된 사드는 처음 발표한 2기 뿐 아니라 4기가 추가되어 국내에서 보관하고 있었던 것. 그럼에도 이러한 사실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 심지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25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조차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 결정 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역시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을 때 수행하는 등 문 대통령과의 접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사드 발사대가 국내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은폐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청와대는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국방부가 의도적으로 은폐했다고 결론 내렸다. 지난 5월31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국방부가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 사드 추가 배치 문구를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윤 수석은 “청와대는 어제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관계자 수 명을 불러 보고 누락 과정을 집중 조사 했다”며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 보관’이라는 문구가 명기돼 있었으나 수차례 감독과정에서 문구가 삭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은 피조사자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청와대 정의용 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6기, 캠프명, 4기 추가 배치 등의 문구가 삭제됐고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기재됐다”고 설명했다.

靑, 보고 누락 책임자로 국방부 정책실장 지목
지난 6월5일, 청와대는 사드 추가 반입 보고 누락의 최종 책임자로 위승호 국방부 정책실장을 지목했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당초 실무자 보고서 초안에는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6대이며, 추가 반입된 발사대 4대의 보관 위치가 적혀 있었지만 위 실장이 이런 문구를 삭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정부에선 발사대 추가 반입 사실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해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까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 대해서는 보고 누락과 관련해 구체적인 혐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발표에 의하면 결국 위 실장이 보고 누락 사건의 최종 책임자라는 얘기다. 그러나 국가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방정책과 관련된 핵심내용이 정책실장 선에서 삭제된 점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군은 보고체계가 명확한 조직이다. 국방부 직제에 따르면 국방정책실은 국방부 장ㆍ차관이 관리하는 하위 조직이다. 장·차관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직할 부서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위 실장이 업무보고에서 사드 발사대 4기 보관위치에 대한 문구를 한 장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삭제했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위 중장 주변인들의 말을 들어보아도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평소 치밀한 일처리로 동기 군 장성들과 후배들에게 두터운 신임을 얻은 위 중장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위 중장이 스스로 알아서 보고문건 삭제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꼬리자르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청와대가 국방부의 사드 부지 환경영향평가 회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김 전 실장과 한 장관에 대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에서 주한미군과의 사드 부지 협상 과정을 실무 총괄한 인물은 박재민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사드 1단계 부지를 33만 m² 이하로 설정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분류한 것은 실무 선을 넘어선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음 화살이 누구에게로 향할지 관심이 커지는 대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려는 시도는 사드 조기배치 결정 과정으로 조사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이라며 “신임 국방부 장관이 임명되면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사드 부지 당초 예정보다 두 배 확대돼
최근 국방부가 사드 부지를 70만㎡로 계획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진상조사 과정에서 배치 예정지가 경북 성주골프장으로 변경되면서 미군에 공여하기로 한 부지규모가 70만㎡로 확대된 사실이 밝혀진 것. 1차 배치 예정지로 선정된 경북 성주 성산포대의 경우 11만여㎡ 규모로 한미 양국은 이 부지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11만㎡ 규모에서 운용이 가능한 사드 포대가 70만㎡까지 확대된 이유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군은 경북 성주골프장을 배치지로 확정한 이후 32만여㎡의 부지를 미군에 공여하면서 “주변 완충구역을 포함해 32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군사전문가들은 성주골프장의 해발고도는 680m로 성산포대의 해발고도 393m보다 높아 완충구역 또는 레이더 유해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만큼 32만여㎡의 공여 부지가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한 바 있다.

최근 청와대가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에 의하면 32만㎡의 두 배에 달하는 70만㎡의 엄청난 규모의 부지가 미군에 제공된다. 70만㎡을 평수로 환산하면 21만1750평에 달하며 이 규모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약 2164평) 10여개를 모아놓은 크기와 맞먹는다. 한미연합사가 사용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의 경우 학교, 법원, 호텔, 숙소 등의 시설이 구비돼 있으며 전체 부지 크기는 70만㎡를 웃돈다. 경북 성주에 사드 포대를 운용하는 부대 규모 수준이 아닌 ‘새로운’ 미군기지를 만들 수 있는 규모 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는 중이다. 국방부 다수의 관계자는 “사드 관련 청와대의 진상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입을 맞췄다. 지난 6월8일 현재 청와대의 공식 진상조사는 끝난 상태다. 정부소식통은 부지 규모에 대한 것은 한미간 외교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어렵게 말했다. 사드 배치 절차상의 문제는 투명성 제고를 위해 재조사 등의 방법을 선택하고 한미 양국이 양해할 수 있으나 부지 규모 자체는 국가간 합의 사안이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가 될 경우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도 사드 논란에 대해 ‘국내적 조치일 뿐이며 변경 자체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미국 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전체 부지 규모가 11만㎡에서 70만㎡로 약 7배로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근혜정부에서 최초 이 같은 규모로 부지공여가 합의된 것인지, 부지 규모 확대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추가’ 조사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사드 배치 재검토 과정 신중히 접근
최근 청와대는 사드 배치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 절차는 계속 진행하면서도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 문제는 국방부 실무 책임자를 문책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정부는 사드 관련 조사는 전적으로 ‘국내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고, 미국 정부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의 조치를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낸 상태다. 양국의 이런 입장 표명은 6월 말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핵·미사일 대응,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현안이 쌓여 있는데 사드 배치 논란만 지나치게 부각되면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사드 논란과 관계없이 한·미동맹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외교부 한 간부는 “정상회담 전에 가급적 빨리 사드 배치 논란을 매듭짓는 것이 양국 관계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미 간 사드 갈등은 일단 표면적으로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책임자인 제임스 시링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이 청와대를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것 역시 사드 문제가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면담에서 “사드 배치 재검토 과정은 국익과 안보에 대한 최우선적 고려 하에 한·미동맹 정신에 입각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링 국장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문재인 대통령과 딕 더빈 미 민주당 상원의원 면담, 정 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회동,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회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런 가운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동아시아재단·우드로윌슨센터 5차 한·미 대화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내 두터운 인맥을 가진 문 특보가 미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들을 만나 정상회담 현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 간 사드 갈등은 언제든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 환경영향 평가가 시작되면 내년 6월 이후에야 평가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주민 공청회까지 실시할 경우 가동 시기는 더 늦어지게 된다. 미국은 사드 완전 가동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설득 작업이 과제로 남아 있다. 문재인정부로서는 어느 쪽을 택하든 상당한 정치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 철회 결정을 내린다면 한·미동맹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드 배치 철회는 곧 한·미 관계의 파탄을 뜻한다”며 “차라리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남한만을 향한 것이었다면 사드 문제는 오히려 쉽게 풀릴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을 공개적으로 위협한 이상 사드 배치를 거부하는 것은 한·미동맹에도 좋을 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기 때문. 사드 배치 절차를 진행할 경우 지지층이 이탈해 정권의 안정성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사드 배치를 강행할 경우 한중관계 역시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은 박근혜정부 때와 같은 방식으로 보복 조치를 내밀 것으로 예상한다. 사드 배치를 철회하면 ‘한국은 압박하면 굴복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중국에 심어주게 되어, 향후 한·중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은 고압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라는 것 역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교안보 부처 내부에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의 민주적 정당성과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고 그 과정에서 북핵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 끝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靑 “사드 약속 내용 바꾸려는 의도 없어”
지난 6월9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약속한 내용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의도가 없다”며 “우리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엄중한 인식 하에 사드 배치 문제는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다뤄 나가고자 한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이어 “사드는 북한의 점증하는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결정한 것”이라며 “정권이 교체됐다고 이 결정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을 것이며 미국과 계속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민주적·절차적 정당성 및 투명성을 분명히 하는 가운데 국내적으로 필요한 절차를 밟아 나가고자 한다”면서 “특히 환경영향평가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 국익과 안보적 필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한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지난 6월2~3일 미국을 방문, 백악관 관계자들과 협의한 내용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동맹 발전방향과 북핵문제 해결방안,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공동노력 등 사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미국 측은 최고의 예우를 갖춰 우리 대통령을 맞이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번 정상회담은 양국의 신정부 출범 이후 양 정상 간 첫 만남”이라며 “정상간 긴밀한 유대와 공고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직접 주재한 것에 대해 “북한의 지속적 도발을 매우 시급하고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라며 “문 대통령은 NSC를 직접 주재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매우 엄중히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외교안보 장관들에게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단호히 대응해 나아가라고 지시했다”며 “우리 군에는 한미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전력과 자주 방위역량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美, 사드 배치 지연에 불편한 심기 드러내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시행을 이유로 사드 배치가 지연됨에 따라 미국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이미 중국 내부에서도 사드 배치 보류에 만족하기 보다는 ‘근본적 대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자칫 미·중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6월8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안보관계 장관들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여 한반도 안보현황과 중동 정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사드는 미국 정부에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친 뒤 추가 배치 여부를 결정키로 방침을 정한 후 처음 열린 미국 최고위급 협의였다. 이날 국무부의 정례 브리핑은 한반도의 ‘사드’ 논란으로 시작했다.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틸러슨 국무장관과 매티스 국방장관이 정례 조찬 모임을 하면서 한반도의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했고, 이들은 곧바로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 문제를 협의했다”며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어 ‘한국의 사드 배치 연기 결정에 실망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고, 노어트 대변인은 ‘그렇게 성격을 규정하고 싶지 않다’는 모호한 답을 했다. 그러나 “(사드 배치 결정은) 최고위급에서 대화한 것”이라며 국내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북한과 아직 대화 시점에 가까이 있지 않다”는 표현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유화 정책’에 대한 불편함으로 간주됐다.

노어트 대변인은 “중국 등에 대북제재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 역내와 전 세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행동이라는 점을 북한이 깨닫게 하는 긴 과정의 시작”이라고 했다. 게리 로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사드 배치는 동맹의 결정이고, 철회될 일이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공식 입장을 믿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정부의 신중한 공식 입장과는 별도로 미국 정계에서 문재인 정부의 결정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일고 있는 중이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사드는 커져 가는 김정은의 무기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시스템”이라면 “사드의 완전한 배치와 관련한 어떤 환경적 우려도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통해 불식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김정은 정권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추가 대북제재를 포함해 이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하며, 중국·러시아를 압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딕 더빈(일리노이)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도 앞서 한국의 사드 논란을 “이해하지 못하겠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억제하는 데 있어 미국보다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간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보류 결정에 대해 사드 반대를 강하게 외쳐온 중국 내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않다는 것이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6월8일자 사설을 통해 “사드의 실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중 관계의 고통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이런 고통의 상당 부분은 한국 측이 책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배치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 실시를 예고하면서도 미국에 사드 배치를 취소하지 않겠다고 말한 점을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유보가 중국의 보복조치를 완화시키기 위한 ‘면피성 전략’일뿐, 사드 철수 없이는 경색된 한·중 관계는 풀 수 없다는 논리다. 현재 상당수 중국 학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과의 교섭에서 사드 반대와 철회를 강하게 견지해나갈 것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다. 이미 한국에 들어온 사드의 철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중국 측도 알고 있지만 한국과의 교섭테이블에서 집요하게 사드 철회를 끌고 갈 경우, 중국과의 사드 협상 자체가 장기적인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중국 내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긍정적인 시선이 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다즈강 동북아연구소장은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보낸 기고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포기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압력을 이겨내고 정치적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문 대통령의 이런 노력에 찬사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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