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The Korean Feder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Societies, KOFST)의 행보가 화제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우리나라 이공계 학술단체(학회), 연구기관, 기업 부설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민간 과학기술계의 총 본산이다.

김용준 기자 kyj@

▲ 박상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과학기술단체 육성·지원, 과학기술인 권익 신장, 과학기술 정책연구 등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1966년 출범하여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현장을 지켜 온 과총은 930여 과학기술 관련 단체와 전국 12개 지역연합회, 17개국 재외한인과학기술자협회 등을 이끌며, 500만 과학기술인의 명실상부한 대표·대변기관으로 성장하였다. 박상대 과총 회장을 만나 과총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과학기술 진흥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
박상대 회장은 “과총은 설립 이래 이공계 학회 육성·지원, 과학기술진흥을 위한 정책 제언, 과학기술 풍토조성, 해외 한민족과학기술인 역량결집 등을 통해 과학기술과 국가 발전에 기여해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과학기술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는데, 그 중심에  과총이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총은 1966년에 과학기술진흥법 제정과 과학기술전담 행정기관 설립을 정부에 건의하여 이듬해에 과학기술진흥법이 제정되고 과학기술처가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과학기술처가 설립된 1967년 4월 21일은 ’과학의 날‘로 지정되었으며, 과총은 매년 과학의 날 기념식을 주관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처의 과학기술부 승격, R&D 예산의 GDP대비 5% 요구 등 과총은 과학기술 진흥기반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박 회장은 “불과 71개의 회원단체로 출발한 과총이 현재 930여 단체를 아우르는 과학기술계의 구심점이 된 것은 과학기술 입국을 염원한 수많은 과학기술인들의 헌신적 노력과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인의 사회참여와 나눔 주도
지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 과정에서 과학기술인들은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주었다. 바로 과총이 중심이 되어 결성한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이하 대과연)이 의정 및 국정운영에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 9월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참석한 박근혜대통령과 박상대 부의장(오른쪽) 등이 함께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 회장은 대과연 활동배경에 대해 “과학기술을 빼놓고는 국가와 사회발전을 논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과학기술인들은 국가 운영의 중추에서 소외되어 왔다. 과학기술적 합리성을 국가와 사회에 뿌리내려 새로운 도약의 단초로 삼기 위해 과학기술인들이 전례없이 힘을 모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대과연은 44명의 친과학기술인사를 여의도에 입성시키고, 대선과정에서 대통령후보와 메니페스토 협약을 체결하는 등 차기 정부에 과학기술 중심 국정운영 약속을 받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2011년 출범한 과학기술나눔공동체도 박상대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과학기술계는 받는 것에만 익숙하다는 세간의 평이 항상 마음에 걸렸던 박 회장은 과학기술인이 가진 유무형의 자산을 사회에 기부하고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공동체를 설립함으로써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책임과 봉사를 앞장서 이끌고 있다.
박상대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에도 창조경제의 주역인 과학기술인의 소통과 융합을 이끌어 내고, 과학기술을 통해 국민행복시대가 펼쳐질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월, 5년 만에 다시 정비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에 선임된 박상대 회장. 대한민국의 과학자로서, 과학기술계의 대표 리더로서 그가 걸어온 업적과 헌신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은 자리이기에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 박상대 회장은 자신이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 자리까지 온 것이 아니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덧붙여 이제는 과학기술인들이 각 분야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도전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과학의 발전은 흔히 5M, Man, Money, Material, Management, Mind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창조적 영혼과 열정이 있어야 하고,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하다”
박상대 과총 회장의 철학과 소신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변화 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