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과학기술 투자를 누가 효율적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21세기 강대국 지위를 이어갈지가 결정된다. 하지만 최근 과학기술은 산업 경쟁력의 한쪽으로 치우쳐 이야기되는 경향이 있다.

▲ 백우현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닌, 모든 사람들과 인류 미래를 위한 실천적인 학문을 연구해왔다.

과학기술은 산업 경쟁력 기반이지만 과학기술 경쟁력은 산업뿐 아니라 식량, 안보, 자원 등 국가 미래를 결정짓는 뿌리와 같다. 무엇보다 핵심 과학기술 인재의 보유는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인류의 미래를 위한 실천적 학문 연구
최근 백우현 경상대학교 화학과 명예교수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백우현 교수는 지난 30여 년간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닌, 모든 사람들과 인류 미래를 위한 실천적인 학문을 연구해왔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연구는 다름 아닌 ‘원적외선’에 관한 것이다. 원적외선은 발한작용 촉진, 통증완화, 중금속제거, 숙면효과, 탈취방균효과, 공팡이 번식방지, 제습효과, 공기정화효과가 있는 생명광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사회에서 발생한 각종 질병에 원적외선이 유익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원적외선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그간 원적외선의 실체가 인간세포 자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전무후무했다. 이에 백우현 교수는 지난 1998년 ‘원적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온열효과’라는 논문을 발표,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백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원적외선은 물체에 닿은 순간 그 내부로 침투하여 그 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분자활동을 활성화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로 전환돼 외부로 열을 방출하거나 주변 물체의 분자운동으로 물질을 활성화시키는 특성이 있다. 그의 논문이 발표되자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원적외선을 다량으로 함유한 물질을 찾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백 교수는 원적외선이 함유된 자연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황토’에 주목했다. 이에 황토로부터 방사되는 원적외선 방사체와 관한 수많은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관련 특허품을 잇달아 개발하며 황토분야의 국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황토로부터 복사되는 원적외선이 P53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번식을 억제시킨다는 점을 발표하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백우현 교수는 1979년 국립경상대 화학과에 부임한 이래 황토박사가 되기까지 황토에 관한 연구를 끊임없이 수행해 왔다. 지난 2006년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평생을 계면활성제, 원적외선 및 황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를 진행, 150여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는 연구 성과를 거두었으며, 대동주택, LG화학, 한국야쿠르트 등 100여 개의 기업체에 기술지도와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이전 및 상용화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백우현 교수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한국환경과학회 명예회장, 4대강살리기범국민운동 중앙회 명예회장, 태안군군정자문교수 등 환경관련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남해안에 발생한 적조를 황토로 방제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 적조현상 때마다 전전긍긍해야 했던 시절, 가히 혁신적인 방안이었다. 백우현 교수는 “적조는 동물성 플랑크톤이 바닷물의 인 성분 등을 과량 섭취하여 이상 증식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며 “황토는 이 성분을 흡착하기 때문에 플랑크톤의 먹이사슬을 깨버린다. 여기에 황토에서 발생하는 풍부한 원적외선이 바다에 생기를 불어넣어 4대강의 수질개선의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바로 알리기에 주력

▲ 백 교수는 원적외선이 함유된 자연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황토로부터 방사되는 원적외선 방사체와 관한 수많은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하고 관련 특허품을 잇달아 개발하며 황토분야의 국내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백우현 교수는 최근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주목하고 있다. 불타는 얼음(Burning Ice)이라고도 불리는 하이드레이트는 불이 붙는 메탄 등 유기탄소의 양이 화석에너지의 2배가 넘게 들어있는 데다 전 세계적으로 비교적 얕은 심도의 퇴적층에 광범위하게 부존되어 있다. 때문에 이 물질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만 있으면 엄청난 미래에너지 자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97년 러시아 과학원 소속 무기화학연구소에서 외국인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받은 그는 당시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 소장으로부터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이듬해인 5월 백 교수는 러시아에 재방문했을 때 일본이 독도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요한 이유가 동해상의 풍부한 해양자원 확보를 염두에 둔 전략이며, 그것이 하이드레이트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미 일본은 하이드레이트층에 대한 축척된 탐사자료를 통해 지난 1999년 11월 난카이 해구에서 시험생산체계에 돌입했다고 전해졌다. 백우현 교수는 “독도주변해역의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정부는 분명 상기해야 한다. 결코 독도주변해역의 경제적 가치와 무관하지 않을 일본 정부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의미 깊게 상기해야 한다”며 “앞으로 하이드레이트와 관련된 지식을 ‘우리 독도를 바로 알기 위한 정책토론회’ 등에서 적극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늘 순수한 과학적 호기심으로 연구에 정진하고 있는 백 교수가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연구과제는 ‘건강과 물의 관계’다. 조계종 산하 각각의 절을 직접 방문해 길어온 물을 채집해 각 지역의 물의 구조와 성질을 파악하고, 이 물이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데 어떠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는 현재 90%정도 진행된 상태다. “과학자의 이기심을 버리고, 자신이 묵묵히 진행해온 연구를 정리하며 후속연구자들과의 공유를 통해 인류를 위한 저의 소명을 묵묵히 실천할 뿐”이라고 말하는 백우현 교수는 후학들에게 “과학이라는 것은 자연과 같이 순수하다”면서 “인류가 자연과 함께 공생하고자 할 때 이들이 우리를 품어주는 것처럼, 과학도 연구자의 순수한 호기심과 끈기 앞에 그 뿌리를 내어주게 된다. 결국 연구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매너리즘이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