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번방의 선물’이 가장 많은 관객에게 사랑 받은 영화로 수상했다. ‘7번방의 선물’은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제34회 청룡영화상에서 최다관객상을 수상했다.

신선영 기자 ssy@

▲ 영화배우 류승룡

‘7번방의 선물’은 교도소에서 6살 지능을 가진 아빠 용구(류승룡)가 딸 예승이(갈소원)를 향해 보여주는 부성애를 담았다. 누적 관객 수는 1281만명으로 올 한해 유일한 1000만 영화로 선전했다. ‘7번방의 선물’에 이어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2위에 올랐고, 한재림 감독의 ‘관상’이 3위, ‘베를린’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제50회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공동 수상
영화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은 관상의 송강호와 함께 최고의 남자배우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류승룡과 송강호는 지난 11월 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진행된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공동수상자로 결정됐다. 올해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7번방의 선물’ 류승룡, ‘관상’ 송강호·이정재, ‘신세계’ ‘전설의 주먹’의 황정민이 후보에 올라 각축을 벌였다.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에서 딸 예승(갈소원)을 아끼는 바보 아빠 용구 역을 맡아 연기변신에 성공했다. ‘7번방의 선물’에서 6살 지능의 딸바보 이용구 역을 맡아 딸 예승(갈소원, 박신혜)과 세일러문만 있으면 세상 어느 것도 부럽지 않은 순수영혼을 맛깔나게 연기했다. 류승룡은 2004년 ‘아는 여자’에서 강도1로 데뷔했다. 젊은 꽃미남 배우들 사이에 늦은 나이로 스크린에 발을 들인 그에게 성공이란 단어는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몇몇 사람은 류승룡을 보며 ‘개성 강한 캐릭터로 감초 역할을 할 조연급 인재지만 주연급 비주얼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승룡은 2011년 ‘최종병기 활’에서 청나라 장수 쥬신타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더니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카사노바 장성기로 꽃을 피웠다. 또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는 킹 메이커 허균 역으로 꿈의 그리던 1000만 배우가 됐다. 지금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주연을 빛나게 했던 조연으로 완벽히 자신만의 흥행 성적이라고 말 할 수 없었던 것. 주연보다 더 빛났던 명품 조연이었지만 조연의 꼬리표는 쉽게 뗄 수 없었다. 그랬던 류승룡에게도 드디어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최고의 주연을 위해 묵묵히 달려갔고 ‘주연급 비주얼이 아니다’는 평가를 비웃듯 당당히 명품 조연에서 명품 주연으로 거듭난 것.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까지 2연속 1000만 잭폿을 터트린 배우는 류승룡이 처음이다. 그만큼 관객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라는 게 입증된 것이다.

충무로에 강하게 불어 닥친 ‘류승롱’ 바람
지난해부터 영화계에서 강하게 불기 시작한 류승룡 바람은 올해 태풍이 됐다. 이 바람은 굳건해 보이던 설경구·송강호·김윤석 체제를 뒤흔들었다. 류승룡은 지난해 ‘내 아내의 모든 것’과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충무로 대세라 불렸다. 그리고 올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7번방의 선물’ 기적 같은 흥행성적을 이루는데 큰 몫을 했다. ‘7번방의 선물’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영화다. 투자도 쉽지 않았고, 가제가 ‘12월24일’ 인터라 그날 개봉시키려다 밀리고 밀렸던 영화였다. 그랬던 ‘7번방의 선물’이 이렇게 엄청난 흥행성과를 낸 건 류승룡 개인매력이 상당했다.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유명세를 얻어 그 캐릭터로 광고까지 하면서 대중에 호감을 쌓았다. 1000만명이 넘게 본 ‘광해, 왕이 된 남자’는 두말할 나위 없다. 그렇게 쌓은 성과들이 ‘7번방의 선물’에서 터졌다. 그의 바보 아빠 연기에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이 울고 웃었다. ‘7번방의 선물’ 흥행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대중이 류승룡 연기에 공감하며 봤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로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못지않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류승룡 이름 석 자만으론 투자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 류승룡부터 캐스팅하고 그 뒤에 투자를 받으면 되는 상황이 됐다. 새로 들어간 ‘표적’이 그런 경우다. ‘표적’은 감독마저 류승룡이 된 다음 바뀌었다. 때문에 ‘표적’은 류승룡에겐 시험대가 될 것 같다. 류승룡은 내년에 ‘최종병기 활’ 김한민 감독과 호흡을 맞춘 대형 사극 ‘명량’으로 관객과 만난다. 류승룡이 충무로 흥행보증 수표로 확실하게 안착할 수 있을지, 내년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