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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으로 본 ‘문화정책’에 거는 기대
“문화·예술,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2017년 06월 07일 (수) 02:13:02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0일 정오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말이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함께 새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소명감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새 정부를 향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도 뜨겁다. 새 정부에서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 방향을 ‘대통령 선거 정책 공약집’을 통해 미리 살펴본다.

신세영 기자 syshin@

▲ 3월 18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블랙텐트 해체식
문화예술인들의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기본가치로 세우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다.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까지 내세웠던 박근혜정부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블랙리스트로 상처를 입은 문화예술계는 새 정부에 아픈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문화예술을 가까이 소통하는 시대를 만들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는 문화를 문화답게, 예술인을 사람답게, 지역과 이념과 계층, 세대와 빈부를 넘어 모든 국민이 문화를 향유하며 살게 하겠다는 분명한 정책 방향을 내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의 문화·예술 공약의 기본 정신은 공정성, 투명성, 자율성이다.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예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겠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키겠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 행사에서 예술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기본가치로 세우는 문화국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문화·예술인들이 감시받지 않고 검열받지 않으며 배제당하지 않는 새 시대를 만들겠다는 것.
 

▲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문 대통령의 주요 문화예술 공약은 ▲예술인 문화복지 사각지대 해소 ▲예술인 창작권 보장 ▲생활문화 시대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문화유산 보존 활용 ▲지역간 문화균형발전 ▲스포츠복지국가 조성 ▲관광복지사회 실현 등 8개 분야다. 특히 문화 복지와 예술인 지원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예술인 복지를 위해 프랑스의 ‘엥테르미탕’(Intermittent) 같은 예술인 실업급여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예술인 표준계약서를 의무화하고, 경력·활동 유형에 따른 표준보수지급 기준을 마련해 예술인의 ‘복지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계획이다.

청년예술인을 위한 인프라 조성
지역 청년예술가의 안정적 창작권을 위해 지역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예술창작 공간을 조성, 청년 기획자와 예술인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확보와 함께 청년예술인을 위한 창작주거 인프라 조성 및 안정적 일자리를 확충한다. 지역 기반 문화콘텐츠 창작 주거인프라를 조성하고 청년콘텐츠 제작자를 인큐베이팅 하기로 했다. 예술교육·지역문화재생사업과 관련한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공정한 문화생태계 조성
▲ 광화문광장에서‘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과 예술검열 반대 예술행동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문 대통령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규정한 만큼 표현과 예술의 자유와 다양성 확보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문화예술 지원기관의 독립성과 투명성, 공정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문화예술계 공약을 살펴보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 및 시정조치로 공정한 생태계 조성을 공약의 주요 의제로 삼고 ▲문화예술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 ▲문화예술지원 심사의 투명성 확대 ▲현장 문화예술인의 지원정책 결정 참여 확대 등을 내걸었다.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지원도 확대한다. 특히 시군별로 운영 중인 지역문화재단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지역문화진흥기금 출연 기부금을 법정기부금으로 인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융합콘텐츠를 발굴 육성하고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의 문화콘텐츠 분야 지정 확대 및 콘텐츠분야의 제조업 수준의 정책적 지원도 추진한다.

전 국민이 누리는 생활문화 시대
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일상에서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국민의 기초 문화생활이 보장된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국민의 기초 문화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 지출비의 근로소득세 세액공제 제도가 도입되고,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의 사용처 확대 및 지원금액 현실화,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확대, 동네 생활문화 환경 조성 및 생활문화 동아리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아동·청소년 문화예술교육센터 조성, 지역 예술단체 및 문화시설의 사회 문화예술교육, 50+세대를 위한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가칭) 등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이 확대될 예정이다. 동네 생활문화 환경을 조성해 생활문화 동아리를 활성화하고 공공도서관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장서 구입을 늘린다. 유아·노인·청소년·장애인 등 유형별 맞춤형 스포츠가 늘어날 전망이다. 초등학생은 생존수영을 의무적으로 배우고 지역 단위의 공공 스포츠클럽이 도입된다. 생활체육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공공기관 체육시설은 지역주민에게 개방한다.

‘국민 스포츠’ 복지국가 실현
새 정부는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포츠공정위원회 기능이 강화되고 체육특기자 입시전형을 개선할 방침이다.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제2의 정유라를 막기 위해 체육특기자에게도 최소한의 수업 참여와 학력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다. 체육특기자 수업참여 보장 및 학사관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선수생애관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학교체육진흥회를 설치하고 학생체육대회를 분리 개최하며, 전문체육·생활체육·학교체육의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한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지원을 추진하고 스포츠산업 육성과 스포츠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쉼표가 있는 ‘관광복지’ 사회
여행이 있는 삶, 쉼표가 있는 삶을 지원하기 위해 새 정부는 관광복지사회 실현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노동자 휴가지원제(한국형 체크바캉스)를 도입한다. 체크바캉스는 기업과 직원이 여행비용을 공동 적립해 사용하게 하는 제도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여행지원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외래 관광객 2000만명 유치를 목표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개별관광객에 최적화된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운영한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융합관광산업을 비롯해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혁신적 관광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관광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 구축
▲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에서는 더불어포럼 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열린 '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 행사가 열렸다.
새 정부는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 구축을 위해 종편, 보도전문채널, 유료방송에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고 시청자권익보호 전담기구를 신설해 시청자의 주권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지상파방송 및 유료방송에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편성을 확대해 시민 참여 방송 활성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청자가 참여하는 독립적인 ‘수신료위원회(가칭)’를 설치해 공정하고 투명한 수신료 산정·배분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 또 미디어산업 성장과 시청자 선택권을 강화하며, 다양한 전문편성 PP, 온라인 동영상, 개인 방송 활성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제작자의 콘텐츠 제작을 장려할 수 있는 공적 기금도 확충한다. 이밖에도 신문의 진흥과 지역신문 지원으로 건강한 신문언론을 발전시킨다. 매체 간 균형발전과 상생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글로벌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해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고, 전국과 지역이 공존하며 더불어 발전하는 미디어환경을 조성한다.

예술인 실업급여제도·긴급생활자금 지원
‘블랙리스트’ 사태를 계기로 새 정부는 문화예술계에 대한 공정하고 자율적인 장치 마련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정부·문화예술지원기관·문화예술계 간 공정성 협약 체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 현장 문화예술인의 지원정책 결정 참여를 확대하고 문화예술 지원기관들의 독립성·자율성을 확보하고 지원 심사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프랑스의 ‘앵테르미탕’(Intermittent) 같은 예술인 실업급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긴급생활자금 지원, 상해·재난 지원 등 긴급지원시스템, 표준계약서 의무화, 표준보수지급 기준도 마련된다. 또 예술인들의 창조적 노동에 공정한 보상을 위해 표준계약서 의무화, 저작권 수익분배기준 강화, ‘임금채권보장법’에 준하는 예술인 체불수입 보장제도와 예술인 복지금고 지원도 추진한다. 문화예술진흥기금의 안정적 재원확보에도 나선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상실의 시대>의 서문에는 “진짜와 가짜가 똑같이 소리 높여 외치고 있었습니다. 진실의 언어가 있었는가 하면, 거짓의 언어도 있었습니다. 깨끗함이 더러움이 되었고, 더러움이 깨끗함이 되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대한민국은 ‘상실의 시대’를 보내고 마침내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 가짜와 거짓과 더러움이 아닌 진짜와 진실과 깨끗함의 시대를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 모두가 새 대통령과 정부에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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