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일정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에게는 적응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이 생활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벽이 해소된다면,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도 인간의 기본 권리인 이동권을 보장받게 될 것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오늘날 사회 각 분야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애인활동바우처제도나 장애인콜택시 등의 정책을 시행함으로서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사회통합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러한 시도들은 미비한 실태이다.

배리어프리 장소 정보 제공하는 ‘캔고’ 개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배리어윙스는 서울대 학내 장애인권 동아리인 턴투테이블에서 의기투합한 학생들이 설립한 회사로, 휠체어·전동휠체어·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지도 어플리케이션 ‘캔고Cango’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차준기 대표

차준기 ㈜배리어윙스 대표는 “장애인, 노약자, 유모차를 끄는 이들과 같은 교통약자가 접근 가능한 장소를 찾지 못하는 상황, 즉 ‘이동권’이라는 인간의 기초적인 삶의 영역이 축소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며 캔고의 개발 배경을 밝혔다. ‘모두에게 물리적 장벽이 없는 세상을 IT기술을 통한 공유의 힘으로 이룩한다’는 소셜 미션을 진행하기 위해 배리어윙스는 ▲전체 건물의 문턱높이 ▲개별 가게의 문턱높이 ▲층 ▲엘리베이터 유무 ▲장애인 화장실 유무 ▲화장실 접근가능 유무 ▲테이블과 의자의 이동가능 여부 ▲장애인 주차장 유무 ▲주차장 유무의 아홉 가지 배리어프리(barrier-free: 교통 약자가 접근 가능한) 기준에 따른 장소 정보를 제공하는 캔고 어플리케이션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누구나 사용하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배리어윙스의 캔고는 사용자와 점포의 자발적인 장소정보 업로드, 서포터즈를 통한 장소정보 구축, 전문인력을 통한 장소정보 구축 등 세 가지 방식을 통해 장소정보를 확보 및 제공한다. 지난 2년에 걸쳐 장소정보를 구축한 배리어윙스는 현재까지 약 3,500여 개의 장소정보를 확보했으며, 이를 ‘캔고’를 통해 제공할 계획이다. 차준기 대표는 “장애인, 노인, 유모차를 끄는 교통약자들은 더 이상 출입가능한 점포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캔고 앱 하나로 이동권을 보장 받는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배리어윙스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배리어윙스의 배리어프리 데이터베이스 공유하여 좀 더 많은 이들이 배리어프리한 장소정보를 접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캔고 앱에 배리어프리 장소정보 등록자에 대한 봉사활동 시간 부여할 예정이다. 나아가, 배리어윙스의 아홉 가지 배리어프리 기준의 표준화를 통한 배리어프리 공식 인증 체계 도입할 계획이다. 차준기 대표는 “캔고는 현재 앱 개발 전문 업체 ‘익스모바일’과의 협력을 통해 최종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사로 프로젝트’로 모두가 즐기는 거리 조성
2017년 3월 2일, 배리어윙스는 ‘샤로수길 경사로 설치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지난 2016년 여름부터 구상한 이 프로젝트는 9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돼서야 성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샤로수길은 서울대입구역 2번 출구부터 이어지는 관악로 14길로 젊은 장사꾼들의 특색 있는 가게들이 늘어선 인기 있는 골목 상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점포들이 단차가 있는 까닭에,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이동약자들의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차준기 대표는 이동약자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샤로수길을 조성하기 위해 관악구청으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승인받고 점포 업주 협의 동의서를 받은 후 ㈜한국경사로(권종혁 과장)와의MOU를 통해, 현재 고정식 25곳, 이동식 6곳의 설치 완료한 상태다.

차준기 대표는 “샤로수길 경사로 설치 프로젝트를 통해 비장애인인 젊은이들에게만 한정되어 있던 거리의 즐거움을 이동약자들에게도 나누어 접근의 장벽을 해소하고, 나아가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ICT를 통한 착한 상상 프로젝트’ 주관 파트너 기관 합격, ‘혁신한국인&POWER KOREA’, ‘한국의 인물’ 등에 선정된 바 있는 차준기 대표는 샤로수길 경사로 설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압구정 로데오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명동의 명동거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지역에도 경사로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는 “배리어윙스는 앱을 통한 간접적인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경사로 설치 프로젝트와 같은 직접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 및 실행하여 실질적인 사회적 문제 해결을 실현하고자 한다”면서 “배리어윙스가 개발 중인 ‘캔고’를 출시하여 서울 전역 약 4000여 개의 ‘장벽 없는 장소에 대한 정보’를 지도 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배리어윙스는 공식 웹 홈페이지 출시도 앞두고 있으며, 배리어윙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소수민(서울대 공업디자인) 팀장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여 교통약자와 관련, 유용한 소식을 전달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배리어윙스에서는 사회적 문제 해결이라는 신념을 공유할 수 있는 선한 인재의 노크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