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N포세대라 부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모바일 설문조사 플랫폼 두잇서베이가 최근 성인남녀 3,880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애와 결혼, 내 집 마련, 꿈과 희망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한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74%의 성인남녀가 ‘포기했다’고 답했다.

황태일 기자 hti@

N포세대는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하는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N포세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래로 불안해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삶은 없다. 부족한 것에서부터 시작해 하나하나 채워가며 하나의 완성체로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의 목표이자 이유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달리다

▲ 박춘봉 대표

박춘봉 전주 현대자동차 효자서부점 대표는 전북 지역 최초의 자동차 정비 관련 기술사다. 현재 전주비전대 자동차학과 겸임교수인 박춘봉 대표는 끊임없는 도전을 거듭하며 자동차 정비 ‘명장’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지금은 ‘명장’을 꿈꾸며 전북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 대표.

하지만 그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난관을 넘고 또 넘어야 했다. 어린 시절 프로 복서가 꿈이었던 박춘봉 대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죽을만큼 맞아보고 죽을만큼 때려가며 고등학교 시절까지 복싱에 매진했던 그는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복싱을 배우고자 서울로 상경했지만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건강 악화로 결국 4년 만에 다시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다. 오로지 복싱의 외길만 걷던 그에게 현실은 냉혹했다. 어느 것 하나 내세울 것 없던 그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의 성격은 자동차 정비업계에서도 빛을 발했다. 자동차 정비업체에서 근무하며 주경야독으로 공부한 결과 3년 만에 자동차정비기능사 2급을 취득한 그는 다시 3년 만에 1급에 합격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아자동차서비스 공채시험에 합격해서 근무하다가 더 큰 목표를 향해 현대자동차서비스 공채시험에 합격하여 현대자동차서비스에서 최선을 다해 일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급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기능사들이 가장 취득하고 싶어 하는 기능장 자격에 도전하여 취득한 것이다.

박 대표는 다시 기술사에 도전, 지난 4월 전북지역 최초의 자동차 정비 관련 기술사가 된 것이다. 특히 이번 기술사 시험 합격은 그에게 있어 남다른 의미가 있다. 상반기 1차 시험 5일전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시험을 치루지 못하고, 하반기에 1차 시험을 치뤄 합격할 수 있었다. 또한 공교롭게도 2차 시험을 앞둔 5일전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를 치르자마자 바로 시험을 치러야 했다. 박춘봉 대표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서 도우셨는지 기술사 시험에 무사히 합격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하며 슬하의 두 딸에게 “아빠가 후회 없이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이제 마지막 꿈인 ‘명장’을 향해 다시 한 번 힘찬 도전을 시작하겠다” 고 전했다.

도움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 내밀다
수년전부터 사회복지시설에 작은 금액이지만 꾸준한 지정금액의 기부 외에 한국마이스터연합회, 전북기능동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춘봉 대표는 자동차 관련 책(교육용 교재포함) 10권을 출간하고 기술에 관한 특허 7건을 출원한 바 있다. 매년 전북기능동우회 봉사활동에 참여해 어려운 이웃들의 자동차와 농기계 등을 무료로 정비해주는 등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지난 1월에는 심폐소생술로 이웃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당시 효자동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던 박 대표는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가정집으로 달려가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

박 대표는 “심정지 환자의 경우 골든타임이 5분이다”면서 “빠른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죽거나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된다. 환자의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다행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구급대원이 도착한 후 환자가 의식을 회복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심했다고. 앞서 지난 2015년 11월에도 박 대표는 학술회 도중 강의하던 교수가 쓰러졌을 때 구급대원이 올 때까지 40여 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교수의 목숨을 구하기도 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박 대표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표창장을 전달했다. 박춘봉 대표는 “도움을 요청하는데 도와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나의 작은 힘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기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앞으로도 남을 위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