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관장 김혜정)의 행보가 화제다. 혜정박물관은 지난 6월 26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4층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내 어린이 전시실에서 ‘고지도와 함께하는 아시아 탐험전’ 및 교육프로그램 ‘열려라 고지도 세상- 고지도와 함께하는 아시아 탐험’을 진행하고 있다.

▲ 김혜정 관장

혜정박물관에서 약 4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 및 교육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이 지도의 의미와 제작 및 활용방법을 익히고 고지도 안에 담긴 역사와 시대상황을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또 동북아시아의 네 나라인 한국, 중국, 일본, 몽골의 고지도를 통해 우리나라와 인접국가의 역사와 관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에 고지도의 학술적 가치의 중요성 홍보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고지도 전문 박물관으로, 16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서양에서 제작된 고지도 및 지도첩을 비롯하여 관련 사료 및 문헌 등 다양한 고지도 자료를 소장 중이다. 김혜정 관장은 “혜정박물관은 고지도 및 고문헌을 비롯하여 약 260,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며 “고지도 및 고문헌은 3,240점, 고도서 및 고서화 민속품은 6,363점, 일본 황실 자료 및 근대회화 1,000여 점, 사료 및 언론 스크랩 자료 250,000여 점 등이다. 모두가 서로의 역사적 증명력을 보완하는 자료들로서 대단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세계 그 어느 박물관과도 비교되지 않는 방대한 사료를 갖춘 혜정박물관을 설립한 김혜정 관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 학술적 가치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고지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지도 연구 이론 및 방법론을 모색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2월 김 관장은 경기도와 고지도 기증 양해각서를 체결, 서양고지도 503점, 한국지방지도 802점, 천문도 58점, 관광안내도 등 329점, 일본황실자료 373점, 근대회화류 등 기타 93점 등 총 2,158점을 기증했다. 이번 협약체결에 따라 경기도와 혜정박물관장은 앞으로 기증품을 문화유산 자원으로 공유·활용하기 위한 인적·물적 교류 및 교육·전시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 ‘아름다운 세계고지도’전 개막식

지난 4월에는 ‘아름다운 세계고지도전’과 ‘한일국제문화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세계고지도전은 혜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아름다운 고지도 30여 점을 엄선하여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한일양국의 모습과 그 변화를 살펴보고 지도가 보여주는 기록적인 자료의 의미를 넘어 고지도의 예술성을 알리며, 한일 두 나라 간의 문화·예술적 지원 및 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발판이 되었다. 한일국제문화포럼은 고지도 연구와 고지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한일간의 문화예술방향을 조율하고 발전방안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관장은 “이번 행사로 영토문제에 소원했던 한일 관계가 회복되고 두 나라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앞으로 혜정박물관은 일본을 비롯하여 중국, 대만과의 고지도 관련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학술협력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도박물관 중심으로 ‘제주역사문화 인물공원’ 조성 추진
최근 일본 역사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교육부가 독도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동해·독도 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혜정박물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바다이면서도 세계 지도상에 ‘일본해’로 더 알려진 ‘동해’에 대한 실상을 역사적,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로 제시하고자 <고지도를 통한 ‘동해’이름찾기>라는 강좌를 운영 중이다.

▲ 김혜정 관장은 문화재청에서 주관하는 문화유산보호 유공자로 선정되어 ‘문화훈장’을 받았다.

시행 초기에는 대학교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사실이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학생들의 참여가 미비하였다. 이에 박물관에서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해당 교사에게 교육의 취지를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해왔다. 최근에는 교육부의 독도교육실시 방침이 전해지면서 인근의 학교로부터 교육 문의가 쇄도하는 중이다. 최근 김 관장은 제주도에 지도 박물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박물관 테마파크인 ‘제주역사문화 인물공원’ 조성 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은 고지도 박물관을 중심으로 각종 박물관 시설을 유기적으로 엮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이를 위해 김혜정 관장은 그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소장품들과 박물관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김 관장은 “테마파크가 들어설 부지는 이미 정해졌다. 전체적인 윤곽과 예산조달 계획이 10월 경 완료될 예정”이라며 “제주역사문화 인물공원은 향후 제주도의 문화적 품격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는 중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