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곡 정호천 화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호천 화백은 보통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불교미술, 고예술품에 일생을 바친 인물로, 인간문화재 48호 원덕문 옹으로부터 불교미술로 깨우침을 얻은 후 전국의 유명 사찰과 궁의 옛 서화를 복원, 보수하는 고미술 전문가다.

▲ 정호천 화백

전통불교 당채화가이자 현 청곡역사박물관 대표이기도 한 정호천 화백은 덕수궁의 일월오악도, 군학도, 군녹도, 삼각산 문수사, 강원도 치악산 구룡사 대웅전 및 일주문, 종각 등을 재탄생시켰으며 최근 원주에 청곡역사박물관 건립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한국 전통한옥으로 역사박물관 건립 추진
정호천 화백의 고향인 원주는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이후 5대 소경(小京현) 중 하나인 북원경으로 지방의 주요 행정기능을 수행하는 지방거점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강원도의 26개 부, 목, 동군 현을 관할하던 강원도 지방행정의 관찰사가 있던 중심지였다. 정 화백은 “원주는 서남북 방향으로 구룡사, 법천사지, 흥법사지, 거돈사지, 칠봉서원 터 등 문화적, 예술적으로도 그 가치가 높고 유서 깊은 고장이다”며 “현재 원주에는 강원감영을 제외하고는 유서 깊은 원주 전통의 멋과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토속적이면서 문화적인 공간이 미흡하여, 이를 찾아 원주를 방문하는 관광객 및 원주시민들에게는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박물관 건립 취지를 밝혔다. 청곡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이후 쉽게 볼 수 없었던 99칸의 전통한옥을 재현하고,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보존함과 아울러 지역문화 향상, 유서 깊은 원주역사에 대한 새로운 고찰로 인한 애향심 고취와 외부 관광객 유치로 하여금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화백은 “풍부한 박물관 사료를 바탕으로 한 박물관의 건립과 전통문화 요소로 전통 한국을 재현함으로써 지역 향토문화를 지키고 지역시민을 위한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상대적으로 미흡한 원주관광 산업의 랜드마크로서 기능을 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물관 건립은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4,000여 점의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건립할 예정이며, 특히 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99칸의 전통방식의 한옥은 박물관을 찾는 초, 중, 고등학생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효과와 함께 유용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향토마당에서는 20여 개의 문화교육 관련 체험실과 더불어 정기적인 예술공연, 백일장, 야외 전시회 등의 행사 유치를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용도로 개설될 예정이다. 한편 박물관 입장료의 일정지분을 원주시 문화사업 기금의 일환으로 기부하고, 전통 한옥 형태의 게스트 하우스 운영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 운영, 시민잔치 개최 등 지역주민을 위한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 화백은 “이 외에도 연못을 비롯한 전통적인 한옥 조경과 조류 사육 시설을 설치하여 박물관을 찾는 시민들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의 기능을 갖추겠다”며 “원주를 찾는 외부 관광객들에게는 치악산 구룡사를 중심으로 약 25분 거리에 위치함으로써 원주시를 홍보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미술 전문가의 지극한 문화재 사랑
박물관 건립자인 정호천 관장은 현재 청곡역사박물관 대표로 부친이 도편수로 활동하던 시기에 문화재 및 전통 한옥을 짓는 모습을 접한 것을 계기로, 부친이 치악산 구룡사 대웅전을 보수하고 일주문 종각 등을 건립할 시기에 故 청강 장일순 선생의 권유로 인간문화재 단청장 48호 故 원덕문 옹에 입문하게 되어 아호를 청곡이라 하고, 전통단청문양과 불교미술의 일원으로 예술의 길에 접어들었다. 이후 한국 미술대전 장려상 및 대상, 한국전통 예술대상전 전통부문 금상, 불교미술 전람회 입상 및 장려상, 제 21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전통부문 입상 등 유수의 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한국 미술대전 전통부문 분과위원, 한국 전통예술 대상전 심사위원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지난 2000년 경성제국대학 100년사 도서 2,300여 권을 연세대학교(원주) 박물관에 무상기증, 2006년에는 유물 420여 점을 무상기증해 각각 감사패를 받았다. 이 외에도 나라에서 문화재 환수에 선정되었던 2008년도에는 일본에서 700~800여번을 왕래하면서 문화재 환수에 앞장서 문화공보부 산하 한국포럼에서 문화인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청곡역사박물관 건립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고 나아가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겠다는 정호천 화백. 그는 “1979년부터 문화재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어 관련 유물을 수집하기 시작하면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종류별, 시대별로 구분한 자료를 30여 년 동안 약 4,000여 점을 소장하게 되었다”며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 전통한옥으로 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신념은 후학과 차세대를 위해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