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은 인간에게 매우 유해한 중금속으로 자연적으로 그리고 산업활동 등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된 수은은 생태계에서 순환하면서 그 형태가 변화하기도 하지만 소멸되거나 생분해되지는 않는다.

▲ ‘수은 박사’로 불리는 이태규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고의 수은 전문가다.

수은은 상온에서 유일하게 액체인 금속원소로, 유기 수은화합물 중에서 특히 어패류에 많이 들어 있는 메틸수은은 지용성이므로 세포막을 통과하기 쉬워, 체내 여러 조직에 침투한다. 그 중에서 뇌에 유입된 메틸수은은 신경세포의 세포막 구조를 변화시키고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며, 중추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운동실조를 비롯한 시각, 청각 등의 지각장애, 손 떨림 증상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수은은 미량 존재만으로도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그 양을 측정하기 위해 정확하고 정밀한 분석 노하우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고의 수은 전문가
‘수은 박사’로 불리는 이태규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고의 수은 전문가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으로 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수은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는 그는 <연소모사가스 중 수은의 반응기작 및 배출제어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국내에서 수은의 연구 및 정밀분석을 하는 YS환경기술연구원을 설립, 기술표준원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아 이곳에서 나온 수은분석결과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된다.
이태규 교수는 국내 산업공정에서 배출되는 공정 잔류물들로부터의 수은 용출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오랜 기간 동안 진행해 왔으며,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함께 국내 수은함유폐기물의 배출, 처리 현황을 파악하고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제도개선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또한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지원사업(도약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원소수은 및 수은폐기물의 안전한 저장 및 보관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수은을 함유한 유해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였다. 대표적으로 유황과 파라핀을 이용하여 원소수은을 안정화/고형화(stabilization/solidification)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개발된 ‘Method of stabilizing and solidifying elemental mercury using sulfur and paraffin’ 기술은 그 안전성 및 독창성을 인정받아 미국특허로 등록되었으며, UNEP(Unites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Chemicals Branch에서 발행하는 Mercury Storage Options Report에 소개된바 있다. 본 보고서에는 이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포함하여 독일, 스페인의 연구진이 개발한 2건의 기술을 포함하여 총 3건의 기술이 소개되었다. 이처럼 이태규 교수는 수은 및 수은함유폐기물의 환경친화적이고 안전한 폐기와 수은 회수, 저장, 보관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였으며, 2012년도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저널지에 수은관리 및 수은폐기에 관한 세계 각국의 현황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리뷰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오는 10월 미나마타시에서 있을 국제수은협약에 체결되면 이와 같은 이교수의 연구성과는 더욱 조명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태규 교수가 이토록 수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보다 많은 사람들이 수은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그는 “수은이 신경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특히 임산부가 노출되면 태아에게까지 큰 영향이 미치는데도 사람들은 수은이 나쁘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해서 몸에 들어오게 되는지 잘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교수는 “수은이 피부와 접촉하면 피부염이 생기고 호흡기, 소화기 등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면 80%정도는 간, 신장 등에 고스란히 쌓여 뇌의 기능을 마비시킨다”며 “이로 인해 위장이나 신장이 나빠지고 행동, 성격이 변하거나 시력, 청력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태아, 유아에게 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수은에 대한 궁금증 풀어주는 ‘수은세상’ 개설

▲ 기술표준원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인정받아 이곳에서 나온 수은분석결과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된다.

이태규 교수는 유해중금속인 수은이 들어 있는 온도계나 형광등을 깨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 해야 할지, 수은을 함유한 음식이나 제품은 어떤 것이 있고, 얼마만큼의 농도로 들어 있는지 등 수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줄 환경지식 웹사이트 ‘수은세상’을 개설했다. 이태규 교수는 “특정 제품이 수은을 함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면 한시적으로 이슈가 되고 국민은 불안해하지만 정작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이를 만들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현재 이 교수는 수은세상에 ’수은상담소‘ 코너를 마련해 수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각종 수은누출사고를 직·간접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수은 수출을 금지하고 저장소를 마련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며 “수은세상이 국내에서 수은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