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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케어’ 대체할 ‘트럼프케어’ 좌초
법안 시행시 2026년까지 무보험자 5200만명 추정
2017년 04월 07일 (금) 00:32:47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 1호 법안으로 ‘오바마케어’를 대체하기 위한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가 끝내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24일(이하 현지 시각) 트럼프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을 30분 앞두고 이를 전격 철회했다

이종서 기자 jslee@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연설과 트위터 등을 통해 대체법안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에게도 상하원 의원들에게도 법안 처리에 협력할 것을 독려하며 ‘트럼프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대체법안의 입법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트럼프케어’ 고소득자들에만 세금감면혜택
최근 ‘트럼프케어’가 부자들에게 엄청난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비당파적인 성향의 미국 의회 합동 조세위원회가 트럼프케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 소득이 100만 달러를 넘는 고소득자에게 돌아가는 세금감면 혜택이 10년 동안 총 1천57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3월11일 보도했다. 이는 오바마케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고소득자에게 부과했던 2개의 세목이 폐지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하나는 투자 관련 수입에 대해 3.8%의 세금을 매기도록 한 규정이고, 다른 하나는 연 소득 20만 달러(부부 합산 기준 25만 달러) 이상인 소득계층에 추가로 0.9%를 부과하는 메디케어 세금이다. 이 두 개의 세목이 사라지게 되면 연 소득이 20만 달러 이상∼100만 달러 미만인 계층도 상당한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리게 된다. 두 세목의 폐지로 줄어드는 세수는 10년 동안 총 2천740만 달러에 이른다. 합동 조세위원회 비서실장 출신인 에드워드 클레인바드 USC 법대 교수는 “2개 세목을 없앰으로써 납세자에게 돌아가는 세금 감면 혜택의 대부분은 부자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부자들이 세금 감면의 혜택을 받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부자가 아닌 미국인도 돈을 절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뒤 “두 세목의 폐지는 오로지 고소득층만 겨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미국 하원 공화당이 마련한 새로운 의료 법안이 적용될 경우 오는 2026년 오바마케어 하에서 보다 2400만명이 보험 가입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로 인해 연방 적자가 향후 10년간 3370억(약 387조원) 달러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미 의회 합동조세위원회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한 CBO는 지난 3월1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미국보건법(AHCA)이 시행되면 무보험자가 내년에 1400만명을 기록하게 되며, 오는 2026년에는 2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CBO는 기존 무보험자까지 포함하면 2026년에는 5200만명이 무보험 상태에서 살아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오바마케어 하에서 2800만명으로 추정됐던 무보험자 규모를 두 배 정도 상회하는 것이다. CBO는 또 보험료가 2018년과 2019년에 개별 시장에서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후에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 보험료는 오는 2026년 이후 현행보다 10% 정도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보험료의 인상은 소득이 낮은 고령자에게는 훨씬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케어를 적용할 경우 나이가 많은 미국인은 더 많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고, 젊은층은 덜 지불한다는 얘기다. 64세 미국인이 총보험료2만6265달러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바마케어 하에선 2026년 1700달러를 내면 되지만, 트럼프케어 적용시에는 같은 해에 두배 많은 1만460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특히 보조금을 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의 경우 나이에 상관없는 트럼프케어가 더 유리하다. 2017년 자격 기준으로 볼 때 보조금은 개인에게는 4만7500달러, 4인 기준 가족에게는 9만7200달러가 지급된다. 따라서 2026년에 6만8200달러를 버는 21세의 청년은 트럼프케어에 따라 1450달러를 지불하지만, 오바마케어에서는 5100달러를 내야 한다. 그러나 64세 여성은 오바마케어 하에서 연간 1만5300달러의 보조금을 받는 반면 트럼프케어 적용시에는 1만4600달러를 받게 된다.

트럼프케어로 드러난 공화당 내부 갈등
트럼프 대통령은 휴일인 지난 3월11일(이하 현지시간)에도 트위터에 “건강보험과 관련해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 “오바마케어는 붕괴 중이고, 더욱 나빠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법안 처리에 마음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주례 라디오연설에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7년 전 ‘오바마케어’를 입법하면서 했던 약속들이 모두 깨졌다며 법안 폐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수백만 이상의 무고한 미국인들이 심하게 다치고 상처 입을 것”이라며 “반드시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같은 당 소속인 강경파를 설득하는 데 실패해 의회에서 투표조차 해 보지 못하고 백기를 들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케어 폐지가 좌절된 것은 한 세대동안 지속되고 있는 공화당 내전의 결과라고 전했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최대 업적을 없애는 데 실패한 것이 공화당 강경파와 온건파의 싸움 때문이라는 것이다.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만든 이른바 트럼프케어가 오바마케어를 대체할 수 없다며 끝까지 반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 폐지 실패의 책임을 당내 강경파에 돌리며 비난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내 극우파들이 기득권 세력들을 무너뜨렸다”고 해석하며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난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강경파를 사로잡느냐, 아니면 민주당과 거래하느냐의 어려운 선택에 놓였다”고 전했다. 공화당 내 중도우파인 ‘화요일 그룹’(Tuesday Group) 소속인 톰 콜(오클라호마)은 “강경파는 우리 당의 진짜 문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진하기 위해서는 이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노력을 했다. 수십 명의 의원을 만나 협상했다. 하지만 우리 당에는 ‘예’라고 말하지 않는 그룹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공화당 너머를 봐야 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민주당과 중요한 거래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수정된 반이민 행정명령도 가처분 소송 줄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정된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발표 나흘 만에 최소 5건의 법정 소송을 당했다. 지난 3월8일 하와이 주정부가 호놀룰루 연방법원에 가처분 신청 소송을 낸데 이어 지난 3월9일에는 워싱턴 주가 시애틀 연방법원에 동일한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매사추세츠, 오리건도 소송 의사를 밝혔다. AFP통신,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밥 퍼거슨 워싱턴 주 법무장관은 이날 “수정 명령이 그 범위를 좁혔다”면서도 “여전히 결함이 있다. 수정 명령은 기존 행정명령과 동일한 몇 가지 규정과 불법적 동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27일 서명한 기존 행정명령이 사법부에 의해 가로막히자 지난 3월6일에 법적 공방 소지가 있는 부분을 일부 다듬은 반이민 행정명령을 새롭게 발표했다.

기존 미국 입국이 금지됐던 이슬람권 7개국에서 이라크가 제외됐으며 미국 입국이 무기한 금지됐던 시리아 국적자는 여행 목적의 방문일 경우 90일, 난민일 경우 120일 동안만 미국 입국이 불허된다. 하지만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시리아, 예멘 등 입국 금지 6개국이 주요 이슬람권 국가인만큼 ‘무슬림 금지법’이란 지적은 피하지 못했다. 때문에 하와이, 워싱턴 주 등은 기존 행정명령에 대한 ‘일시 효력 중지’ 판결에 수정 명령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퍼거슨 법무장관은 “이건 새로운 소송이 아니다”라며 “근본적인 가처분은 행정명령의 핵심 가치들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 주 법무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수정 명령은 무슬림 금지법”이라며 “수정 명령의 정책과 조항은 또다시 미국 헌법의 평등보호조항과 국교설립금지조항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 주의 마우라 헤일리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행정명령은 선거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차별적이고 위헌적 시도”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수정 명령이) 작성된 방식과 의견에 매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혈세 낭비 금지’ 법안 발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에 맞서 민주당이 ‘혈세 낭비 금지’ 법안을 발의한다. CBS뉴스는 지난 3월9일 민주당이 그웬 무어 하원의원(위스콘신)을 중심으로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에 연방자금이 투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멕시코 국경장벽 세금 투입 금지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어 의원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를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장벽 설치가 강행된다면 적어도 미국인이 그 비용을 지불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경장벽 설치가 여성폭력, 영영보조 프로그램 등 사회복지 예산 삭감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무어 의원의 법안은 국토안보부(DHS)를 포함해 모든 연방부처가 국경장벽 설치나 인프라구조 확충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지 못하도록 막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각 주가 국경장벽 설치를 목적으로 연방자금을 지원받는 것도 금지한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장벽 비용 문제와 관련해 외국 정부와 상원의 승인을 받은 법적 구속력 있는 강제적 조약을 맺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설치방법에 대한 청문회도 필수적으로 진행되며, 법률을 위반한 연방기구나 주에게 재정적 처벌을 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법안에는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참여했으며, 무어 의원은 공화당의 집 조던 하원의원을 포함해 멕시코 국경장벽 비용 충당에 회의적인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적인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이어 상·하원 합동회의 첫 연설에서도 “곧 남부 국경에 위대한 장벽 건설을 시작하겠다. 건설이 완료되면 마약·범죄에 맞서 매우 효과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의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경장벽 설치) 비용을 내고, 이를 돌려받을 것이다. 멕시코가 비용을 지불하게 할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멕시코가 국경장벽 설치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가 설치비용을 낼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답했다. 한 공화당 측근도 국경세 도입 방안 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CBS 방송은 하원 세출위원회가 아직 국경장벽 설치비용 문제에 대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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