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 소추안을 인용해 5개월 가까이 끌어온 탄핵정국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탄핵은 지난 5개월여 동안 꺼지지 않았던 국민의 촛불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지난해 10월 27일 서울 광화문에서 처음 시작된 촛불집회는 그 주 토요일 3만 명이 촛불을 들었고 그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기 전주인 12월 3일 전국 232만 명이 촛불을 들어 절정을 이루었다. 탄핵 소추안이 인용된 다음 날인 11일 20자 촛불집회까지 전국 1660만 명이 촛불을 든 것으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단 한 건의 사건·사고가 없이 마무리되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촛불을 들다

▲ 송태홍 대표

지난 수개월 동안 타오른 촛불은 질서정연하면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으며 국민들의 생각을 올곧게 주장했다. 시민들은 광장 민주주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다시 세웠다. 시민이 주인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스스로 하늘의 뜻이 되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짓, 불의, 비정상과 몰상식을 질타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기본 질서를 바로 세웠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정상과 상식의 국가로 바로 세우는 시민혁명을 이룩했다.

지난 연말과 올 초를 뜨겁게 달군 촛불은 남녀노소를 불문하지 않았다. 마을 단위의 촛불집회가 국내 최초로 이루어져다는 광주시 대지동 하촌마을이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을 간직한 등룡산 자락에 자리잡은 하촌마을은 송씨 집성촌이다. 이 마을은 주민간 특별한 단합과 협동심을 갖고 있으며 국가에 중요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700년된 당산나무 아래서 주민들의 단합된 뜻을 알리는 행사를 한다고 이곳 마을에서 나고 자란 주민인 동호갤러리 송태홍 대표는 말했다. 평균연령 77세인 주민들도 지난 12월,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문화제’를 열고 ‘박근혜 즉각 퇴진’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보통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이들의 평균 연령이 20-40대인 것에 비해 광주 대지동에서 개최된 촛불집회 참석자들 중 대다수가 고령의 어르신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풍물패 길놀이를 시작으로 켜진 촛불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뜨겁게 타올랐다. 이날 행사는 1분 촛불소등과 침묵시위에 이어 아리랑을 합창하며 마무리됐다. “국익과 국민의 안녕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집단의 이익을 방관하고 도운 것에 마을 어르신들도 분노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는 마음은 어르신들도 똑같다”고 취지를 밝혔다.

사실 송태홍 대표는 미술계에서는 보기 드문 4·19유공자다. 대학시절 4·19혁명에 앞장서다 다리에 총상을 입은 그에게 있어 이번 촛불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80년부터 4·19 선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년 4월18일 전직 대통령, 정치인, 종교인 등 주요 인사가 참여하는 ‘4·19혁명 국가조찬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다양한 활동을 통해 민족의식 함양과 민주화 정립에 이바지해온 송 대표는 농협중앙회장 공로표창, 서울특별시장표창, 국무총리표창, 대한민국 건국포장에 이어 역대 대통령으로부터 다수의 표창을 수훈했으며, 최근 4·19 자유평화상조직위원회로부터 ‘자유평화공헌대상’과 2017년 3·1절 제 98주년 기념 제 4회 대한민국 무궁화 평화대상(국가유공자 부문)을 수상하였다.

민족정신 함양 위해 동호갤러리 운영
4·19 혁명의 정신인 자유와 민주, 정의에 기초한 국가관이 살아있는 시대의 어른으로 불리는 송태홍 대표. 젊은 시절, 농촌을 바로 세우는 일이야말로 애국이라 생각했던 송태홍 대표는 농협에서 재직시 농촌 발전을 위해 교육지원 등의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으며 이후 5년간 농협의 비리척결을 위해 감사를 담당했다. 퇴직 후에는 문화 사업이 애국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인사동에 동호갤러리를 개관, 특별 전시기획과 기념조형물 제작 등을 통해 민족의식 함양과 민주화 정립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송 대표가 운영 중인 동호갤러리는 지난 1996년부터 지속적으로 <4·19 혁명 기념 미술전>을 개최하고 있으며, 3·1운동 80주년을 기념해서 <3·1 정신, 그 날처럼 하나되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또한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제작한 인쇄소인 보성사 터를 기념하기 위해 종로구 소재 수성공원 내에 기념조형물을 제작, 설치했으며, 연해주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안중근 의사 유적지를 탐사하고 광복절 기념 기획전시를 개최하여 민족정신을 함양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23년간 100여 회에 달하는 전시회를 기획하며 손상기 화백과 이종구, 이태길, 임군우, 송은영 화백 등 50여 명의 국내 작가를 세상에 알렸다. 송태홍 대표는 말한다. 4·19 정신처럼 미술 사업도 자기희생이 필요하다고. “21세기는 문화가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는 시대이니 미술 사업도 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화랑에 갇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화가의 열정을 홍보한다. 비록 외로운 사업이지만 관람객이 전시장의 그림을 보고 행복할 수만 있다면 갤러리스트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