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대작 <프리즌>이 압도적인 기세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3월21일 오전 11시 기준)에서 한국영화 예매율 1위에 등극하며 올 봄 극장가 한국 영화 구원투수를 자청하고 나섰다.

장정미 기자 haiyap@

최근 영화가 공개됨과 동시에 호평 세례가 쏟아지고 있는 영화 <프리즌>은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3월21일 예매율 정상을 차지했다. <프리즌>의 이 같은 흥행 전조는 한석규, 김래원을 비롯한 주연진들의 열연과 엣지 넘치는 설정 등에 관객들의 입소문이 호응하며 예고된 바 있다.

영화 <프리즌>으로 첫 악역 도전

▲ 배우 한석규

<프리즌>은 감옥에서 세상을 굴리는 놈들, 그들의 절대 제왕과 새로 수감된 전직 꼴통 경찰의 범죄 액션 영화다. 이제까지 교도소 영화에서 흔히 보았던 장르의 전형성에서 탈피하고, 죄수들이 교도소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모든 완전범죄를 저지른다는 과감한 시도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대표 베테랑 배우들의 인생 열연, ‘충무로 디테일 깡패’로 자리매김한 나현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 국내 최초 4개월 간 실제 교도소 올 로케이션으로 탄생한 압도적 볼거리까지,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범죄 액션으로 평단과 관객의 만장일치 호평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배우 한석규는 이번 영화 <프리즌>으로 첫 악역에 도전했다. 지난 1990년 KBS 22기 공채 성우로 데뷔한 한석규는 <은행나무 침대>(1996), <초록물고기>(1997), <넘버3>(1997), <접속>(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쉬리>(1999), <텔 미 썸딩>(1999), <음란서생>(2006), <구타유발자들>(2006), <베를린>(2013), <상의원>(2014) 등 수많은 대표작을 추가했다. 이번에 개봉한 <프리즌>에서는 한석규의 가장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 그는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냉혹한 얼굴을 한 교도소의 제왕이자 범죄 설계자 익호로 분했다. 숟가락 하나만으로도 상대방을 제압하는 익호의 카리스마는 <프리즌>의 대표 관람 포인트다. 

27년 연기 인생 동안 드라마와 영화, 코믹부터 로맨스까지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쌓은 한석규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국민 배우로 거듭났다. 그는 극 중 죄수와 교도관을 수족처럼 부리고 자유롭게 바깥세상을 넘나들며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교도소의 절대 군주’ 익호 역을 맡았다. 얼마 전까지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아름다운 삶, 진정한 정의를 논하며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너털웃음을 짓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배우 한석규는 “어떤 작품이든 새로운 캐릭터를 준비할 땐, 그 인물의 성향 가운데 나와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작업을 먼저 한다”며 “‘익호’가 갖고 있는 악한 마음, 무리를 장악하려는 욕심은 사실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욕망이다. 나와 익호가 맞닿아 있는 지점을 찾아 ‘상상력’이라는 조미료를 더해 한껏 부풀려 ‘나인 듯 나와 다른 인물’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결국 제가 연기했던 모든 인물들은 또 하나의 저이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크린과 안방 넘나들며 저력 과시
지난 1991년 MBC 탤런트 공채 제20기로 연기에 발을 딛은 한석규는 1993년 드라마 <아들과 딸>, 1994년 <서울의 달>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활동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겨 충무로에서도 흥행 배우로 성장하며 <닥터봉>, <쉬리>까지 90년대 대한민국 영화계 부흥기를 이끌었다. 이후 2011년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1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해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이어 지난해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두 번째 연기대상을 거머쥐며 여전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신작 <프리즌>에서 교도소의 절대 제왕 익호 역으로 데뷔 이래 첫 악역을 연기를 펼친 한석규는 또 한 번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을 소화해내며 관객들의 뇌리에 박히는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한석규는 “과거에는 나의 한계를 스스로 깨자는 마음으로 연기에 접근했다면, 지금은 내 삶의 배경을 통해 작품을 완성해간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나의 인생을 담아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역과 함께 늙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