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서도 올해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이 급부상하는 중이다. 전국적으로 지은 지 20년이 지난 아파트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건물 노후화가 심각해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진 덕분이다.

황태일 기자 hti@

최근 신규 분양시장 침체가 예고되면서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은 업계 블루오션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창호 분야는 날로 급성장하는 중이다. 국내 PVC(폴리염화비닐)창호업계가 지난해 최대 생산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대다. 지난 3월 통계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VC창호 생산량은 24만4000톤으로 전년의 22만2000톤 대비 약 9% 증가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이래 최대 실적이다.

초소형 래핑기로 창호시장을 주름잡다

▲ 차지철 대표

PVC 창호가 호황을 누리면서 제일산업도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제일산업은 자체 기술력으로 현존하는 래핑기 중 가장 쉽고 빠르게 섀시 래핑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품을 선보여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주택에서 냉난방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창호는 그 특성상 한번 시공하면 교체가 어렵기 때문에 시공 첫 단계에서부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제일산업이 개발한 초소형 래핑기는 PVC 섀시 데코시트 래핑을 위한 제품으로, 이미 그 성능을 대기업에서도 인정받은 제품이다. 1.6m 정도의 크기로 제작된 래핑기는 기존 5~7미터에 달하는 래핑기계보다 공간점유율이 현저히 낮고 이동이 자유롭다. 품질 또한 접착력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세팅 과정을 일괄 자동화시켜 기존 20~40분이 소요되던 시간을 1~3분으로 단축시키면서 평균 3~4일의 작업량을 30분~1시간으로 끝낼 수 있다. 차지철 제일산업 대표는 “롤러 기둥이 기존 40~50개였던 기존의 제품들에 비해 초소형 래핑기는 14개에 불과하지만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또한 누구나 손쉽게 래핑작업이 가능하고 기존 설비와 마찬가지로 1분에 평균 50m씩 래핑작업을 해낸다”고 강조했다.

초소형 래핑기의 강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4,000만원 대를 호가하는 래핑기의 가격을 2,000만원 대로 낮추며 원가절감에 일조한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 2006년에는 섀시 래핑기로는 최초로 특허도 획득했다. 현재도 몰딩에 사용되는 기계를 섀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초소형 래핑기는 처음 만든 그대로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차지철 대표는 “기계가 복잡해질수록 유지 보수와 수리에 문제가 많아지기 때문에 오로지 래핑에만 특화된 기계로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상대로 특허권 침해에 대한 소송 진행
최근 차지철 대표는 래핑기술이 없던 대기업에서 제일산업의 소형 래핑기를 카피해 사용하면서 특허권 침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며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사실 대기업의 특허권 침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허권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용한 창과 방패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할 권리이기도 하다. 때문에 지난해 국내에서만 20000여 건의 특허무효심판 및 권리범위확인심판이 진행됐을 정도로 특허를 둘러싼 전쟁은 치열하기만 하다. 안타까운 것은 이 중 중소기업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벤처기업이 그 뒤를 잇고 있다는 점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중소 및 벤처기업이 지재권을 침해당한 사건이 압도적 과반수를 차지하고, 대기업이 피해자로 된 사건은 6.8%에 불과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특허분쟁이 발생하면 중소기업이 첨단기술과 유효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억울한 손해를 보기 쉽다.

무효심판뿐만 아니라 침해소송까지 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 분쟁해결 내지 판결 확정에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면서도 차 대표가 특허권 소송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특허 기술력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오랜 시간 땀 흘려 개발한 기술력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 한편 제일산업은 최근 공간 활용도를 더욱 높인 래핑기 리뉴얼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기존의 장점에 보다 심플하며 기능성이 추가된 제품으로, 작은 공장 부지를 가지고 있는 영세업자들에게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지철 대표는 “실내 인테리어와 병행해 미적 가치가 중요시되는 창호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능력과 함께 앞서가는 기술력으로 업계를 선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좋은 기술력 개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