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정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장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혜정박물관은 경기도의 경기문화재단과 함께 일본 동경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갤러리 MI에서 ‘아름다운 세계고지도’전 개막식을 가졌다.

▲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김혜정 관장

개막식에는 신각수 주일본 대한민국대사, 다카야스레이지 일본 박물관경영협회 부회장, 엄기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김항경 전 외교통상부 차관, 윤재옥 국회의원, 심동석 주일본 대한민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워장, 임삼호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중앙본부 부단장, 나도선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부원장을 비롯하여 교민들과 고지도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 등 각계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아름다운 세계고지도’전, ‘한일국제문화포럼’ 개최
이번 전시회는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아름다운 고지도 30여점을 엄선하여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한·일양국의 모습과 그 변화를 살펴보고, 지도가 보여주는 기록적인 자료의 의미를 넘어 고지도의 예술성을 알리며, 나아가 한·일 두 나라 간의 문화·예술적 지원 및 교류의 교두보를 마련코자 기획된 것이다. 김혜정 혜정박물관장은 “이번 행사를 처음 기획하면서 ‘아름다운 고지도전’이라고 제목을 정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화려하게 채색된 지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도록 한 것이지만, 이면에는 지도 속에 숨겨진 동아시아의 영토와 영해문제의 진실을 올바로 알리고자 하는 의도에서였다”며 “특히 서양에서 제작된 고지도와 일본이 제작한 세계지도를 전시함으로써 관람자들이 자연스럽게 관람하며 영토와 영해의 실상을 깨닫게 하고자 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또한 행사 당일 전시회와 함께 한국과 일본의 고지도 전문학자와 박물관 관계자를 초청하여 ‘한·일 문화포럼’을 가졌다. 포럼에서는 일본 쓰쿠바대학 대학원 미스지마 에이지 교수, 류우코꾸대학 오카다 요시히로 교수, 일본 고베시립코이소기념미술관 미요시 타다요시 학예담당과장과 한국의 지도학자와 박물관 관계자가 참여하여 주제발표를 하고 상호토론을 하였다. 포럼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포럼을 통해 고지도 연구와 고지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며 한·일간의 문화예술방향을 조율하고 발전방안을 마련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혜정 관장은 “이번 행사로 영토문제로 소원했던 한·일 관계가 회복되고 두 나라 간의 문화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데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앞으로 혜정박물관은 일본, 중국, 대만과의 고지도 관련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학술협력사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한편 지난 5월 18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제28회 박물관학 학술대회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학술대회는 ‘기억을 간직하고 창의성을 제공함으로써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뮤지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김혜정 박물관장은 “지금까지 박물관이라고 하면 박제화된 시간과 공간에서 전시된 유물을 관람하는 장소로만 인식되어 일반인의 눈길을 끌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똑같은 유물이라도 전시물에 생기를 불어넣어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술대회는 박물관의 변화에 대한 생각을 갖게 하는 뜻깊은 행사였다”고 전했다.

‘동해·독도’ 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

▲ 혜정고지도의 매력과 유혹 표지

최근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 따른 대응조치로 교육부가 독도교육강화를 강조하자 전국의 초·중·고교에서는 신학기 들어 독도교육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추세다. ‘동해·독도’ 교육의 산실로 자리매김한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관장 김혜정)이 있는 인근의 중학교에서는 혜정박물관과의 연계를 통해 이러한 독도교육 강화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설립된 최대 규모의 고지도 전문박물관으로 유명한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은 지난해 11월부터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우리의 바다이면서도 세계 지도상에 ‘일본해’로 더 알려진 ‘동해’에 대한 실상을 역사적, 실증적 자료를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올바로 제시해주고자 “고지도를 통한 ‘동해’이름 찾기”라는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시행 초기에는 대학교에서 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는 사실이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학생들의 참여가 미비하였다. 이에 박물관에서는 각급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해당 교사에게 교육의 취지를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했다. 그런데 최근 신학기 들어 교육부의 독도교육실시 방침이 전해지면서 박물관에는 인근의 학교로부터 교육문의가 쇄도하며, 교육을 받으러 오는 중·고등학생들로 분주하다. 특별활동시간에 동아리 학생을 중심으로 박물관에 교육을 요청하는 일반 학교와 달리 서농중학교의 경우 ‘동해와 독도’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고자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두 달간 일주일에 2회, 약 두 시간 동안 전교 학생을 박물관에 보내어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최영숙 교사는 “교과서 설명만으로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하는 것이 아쉬웠는데, 박물관에서 고지도의 실물을 보며, 전문 교수님의 강의가 이루어져 참 좋았다. 학생들이 동해와 독도의 실상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며 “이러한 교육이 신입생들에게도 계속되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김혜정 관장은 “혜정박물관이 영토와 영해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자료가 소장된 대학박물관이지만 이용하는 계층이 지금까지는 한정되어 있었다”며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소장된 자료가 더 많이 활용되어 이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