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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우선주의’ 본격 가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한 달
2017년 03월 06일 (월) 21:41:20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1월27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동한 반이민 행정명령은 테러 위험국 국민들을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보고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90일간 중단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종서 기자 jslee@

반이민 행정명령은 시리아, 이라크, 이란, 리비아, 수단, 예멘, 소말리아 등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이 입국 중단 대상으로, 행정명령이 발동되면서 무슬림 수백 명이 외국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거나 미국 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되어 억류되기도 했다.

반이민 행정명령 시행 두고 법적 공방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2월4일 이슬람권 7개국 출신에 대한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무효화하는 명령을 내리면서 이슬람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이 가능해졌다. 연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국무부는 잠정적 무효 처리했던 약 6만 명의 비자를 유효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로 미국 법무부는 제임스 로바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가 반이민 행정명령 집행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판결을 내린 데 반발해 이튿날인 샌프란시스코 제9연방항소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하고, 행정명령 원상회복도 긴급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법무부의 긴급요청을 거부하고, 행정명령의 합법성에 대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기 전에 정부와 행정명령 중단을 요청한 주 정부 측에 각자의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제9항소법원이 행정명령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이를 둘러싼 법정 다툼은 연방대법원에서 최종 결정이 날 전망이다. 이처럼 트럼프가 반이민 행정명령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이 많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8일 워싱턴DC 경찰·보안관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미국대통령은 미국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 정상”이라며 “사법부가 대통령의 이런 권한에 제동을 거는 것은 틀림없는 정치적 행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내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정말 아름답게 쓰여졌다”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안보를 위해 이보다 더 훌륭하게 쓰여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사들을 향해서는 “재판관들이 평범한 국민들과는 다르게 사물을 해석하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로 안전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무슬림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발급을 금지한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일부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반대를 앞지르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강력지지’ 35%, ‘다소지지’ 20%로 찬성이 55%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은 ‘강력 반대’ 26%, ‘다소 반대’ 12%로 도합 38%에 그쳤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8%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자마자 즉각 트위터에 관련 통계를 소개하면서 “‘이민금지’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가장 인기 있는 행정명령 중 하나”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찬성보다 반대가 많았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법적투쟁 선언 기업 증가
CNN은 지난 2월6일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법정투쟁에 동참을 선언한 기업이 갈수록 늘어 120곳을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날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이 이민법과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는 의견서에 동참한 기업은 애플, 페이스북,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트위터 등 총 127개 회사라고 전했다. 기업들은 최근 법원명령으로 제동이 걸린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반대하기 위해 이 의견서를 제 9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제출했다. 이 항소법원은 전날 법무부가 제출한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행정명령 효력 중단 결정에 대한 긴급 금지 요청을 기각하면서 최종 판결 전 양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 기업들은 의견서를 통해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국 입국 규제 법규를 갑자기 변경하는 조치로 미국 기업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IT 기업들은 미국 경제에서 이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의견서에 “이민은 미국에서 사회의 다양성과 가장 혁신적이고 상징적인 회사들을 만들고 있다”며 “동시에 미국은 해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입국하려는 사람의 신원조사 등 여러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이민자를 환영한다는 근본적 약속을 유지해왔다”고 덧붙였다.

IT기업에 이어 앨나일람, 세러스, 인사이트 등 미국을 대표하는 의료기업 임원과 과학계 종사자 165명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성토했다. 미국의 생명공학 산업은 외국인 노동자와 투자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4년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6만9000여 명의 생물의학 연구원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160여개 BT기업 CEO들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게재한 공개서한을 통해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네이쳐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과학자, 의사 등을 미국에서 떠나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이슬람권 7개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의 직원들은 그것이 ‘미국은 더 이상 이민자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며 “단순히 종교로 낙인찍히고 차별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직원들은 휴가 계획을 취소했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다면 그냥 미국을 영원히 떠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며 “회사에 고용된 외국인 과학자들이 미국에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무계획적인 반이민 행정명령으로는 미국의 국경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며 “다양한 사람과 아이디어의 흐름을 기반으로 발전한 생명공학 산업 전반과 이를 바탕으로 성장한 미국의 의학이 깊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제제가 '합법 이민'까지 확산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월8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아칸소)과 데이빗 퍼듀 상원의원(조지아)은 전날 미국 내 합법적 이민자 수를 10년 내 절반으로 줄이는 ‘고용 강화를 위한 미국 이민법 개혁안(RAISE)’을 발의했다. 법안은 시행 첫 해 이민자 수를 40% 수준으로 줄이고, 10년 뒤에는 절반까지 줄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연간 영주권 할당자 수는 5만명으로 제한한다.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배우자와 21세 미만 자녀만 초청이 가능하다.

부모와 형제자매, 21세 이상 자녀는 초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간호가 필요한 노부모에 한해 갱신이 가능한 비자 발급이 허용된다. 이런 노부모라도 미국 내 취업이 금지되고 메디케어(노인 대상 공적 의료서비스)·식비 등 지원은 받지 못한다. 또한 이민자 수가 적은 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비자(입국사증)를 내주는 ‘추첨 비자제도’도 폐지된다. 난민에게 발급하는 영주권 수도 연간 5만개로 제한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첫해 105만명 수준(2015년 기준)인 이민자 수가 64만명으로 41% 줄어들며, 10년 후엔 이민자 수가 54만명으로 줄게 될 것으로 코튼 의원실 측은 추산했다. 코튼 의원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주요 관계자와 함께 해당 법안에 대한 논의를 마쳤으며 행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법안 공동 발의자인 퍼듀 상원의원은 “법안 취지는 교육 수준이 낮은 이민자를 줄여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 경쟁을 줄이고, 고숙련 기술인력의 미국 이민을 돕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상원 표결이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보호무역 강조하며 TPP 탈퇴
지난 1월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서명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노동자들을 위한 위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TPP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기 체결한 협정으로 미국과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이 대표적인 협정 체결국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의 통합을 목표로 모든 품목의 관세를 철폐, 금융과 서비스 등의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는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보호무역을 주창하며 당선 시 즉각 TPP를 탈퇴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대선 기간에 TPP를 “미국에 잠재된 재앙”이라면서 “취임하면 100일 이내에 탈퇴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가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을 함으로써 2015년 10월 타결된 TPP는 미국 의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 나머지 국가는 TPP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의 이탈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KOTRA는 ‘미국 트럼프의 TPP 탈퇴 서명에 대한 TPP 가입국 반응조사’ 보고서를 통해 “TPP 가입국의 대다수는 미국이 없는 TPP는 유명무실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분석했다. TPP 가입국 전체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 탈퇴한 협정은 효력을 상실했다는 게 각국의 판단이다. 보고서는 “미국의 탈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TPP 살리기에 나섰지만 회생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TPP의 대안으로 중국 중심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멕시코, 페루, 칠레 등 중남미 국가들도 대미 무역을 줄이고 대신 대중 무역을 늘릴 것으로 KOTRA는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TPP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직접 영향은 받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선 미국과 함께 TPP를 주도하던 일본이 타격을 받으면서 우리나라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보호무역주의가 NAFTA 재협상, TPP 탈퇴에 그치지 않고 한·미 FTA 재검토까지 이어질 수 있어 낙관만 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에 한·미 FTA를 “(미국)민주당 정부에서 체결한 실패한 협상”이라고 평가해온 것 역시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지 않은 것으로 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출발 후 보호무역 행보가 빨라지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통상 전문가는 “TPP는 아직 발효되지 않은 협정이고, NAFTA도 개정 필요성이 오랫동안 제기돼 온 협정인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가장 손쉬운 카드를 꺼내 든 측면이 있다”면서 “한·미 FTA는 합의에 따른 국가 간 협정인 데다 미국도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재협상을 일방으로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장벽 건설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국토안보부를 방문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미 행정부는 조만간 멕시코 정부와 협상을 거쳐 수개월 안에 장벽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비용을 전적으로 멕시코에 부담시킬 방침을 밝혔다. 3000㎞가 넘는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은 선거 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상징하는 공약이었다. 그는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차단해 자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주장으로 저소득·노동자 계층의 표를 휩쓸며 당선됐다. 그렇지만 국토 경계를 담당할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까지 인준청문회 당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회의적 견해를 보였고, 전문가들도 “선거구호에 그칠 뿐 실행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어 캠프 내에서도 실제 장벽 건설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런 관측을 뛰어넘어 멕시코 장벽 건설을 강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하기에 앞서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장벽 건설 계획은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장벽 건설비용은 내가 항상 말했던 대로 멕시코가 100%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 이민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라고 비난하며 “장벽 건설 비용을 한 푼도 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1월26일 오전 트위터에서 “미국은 멕시코와의 교역에서 600억 달러(약 70조200억 원)의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는 애초부터 (미국의) 수많은 일자리와 기업 손실을 초래한 일방적인 협정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멕시코가 꼭 필요한 장벽을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을 내지 못하겠다면 향후 예정된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경제잡지 포춘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2월6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 멕시코 노동자를 줄이려는 트럼프 정부의 시도가 설령 성공할지라도 이것이 미국 근로자를 위한 일자리 확대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 1942년부터 64년까지 미국에서 시행된 브라세로(Bracero; 막노동)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당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전시 물자 공급을 위해 농업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했지만, 국내 노동력이 부족하자 멕시코계 노동자의 이주를 제도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제도가 폐지될 때쯤 거의 50만명의 멕시코 노동자가 미국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당시 미 정부 관료들은 이 제도의 폐지로 국내 노동 인력에 대한 고용과 임금이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브라세로 프로그램 말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주와 가장 적게 영향을 받은 주의 자료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브라세로 프로그램의 폐지가 국내 노동자들에게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프로그램 폐지로 계절 노동자의 3분의 1을 잃어버린 주에 위치한 대농장의 고용과 임금수준은 훨씬 덜 영향을 받은 지역과 동일했다는 것이다. 또 프로그램 폐지 이후 브라세로로 고용됐던 노동자들은 국내 인력이나 불법 멕시코 노동자는 물론 멕시코 외 다른 지역 출신의 해외 노동자들로 교체되지 않았다.

갑작스런 일손 부족에 처한 대농장주들은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리는 대신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신기술을 채택하고, 재배 작물을 바꿨다. 포춘은 이번 연구 결과는 최대 250억 달러를 들여 멕시코 국경장벽을 짓겠다는 트럼프의 계획에 들떠있는 이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다고 평가했다.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미국으로 건너온 불법 멕시코 노동자는 연간 약 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대 중반 연 35만명과 1990년대 후반 50만명 이상 수준에 비해 크게 줄어든 규모다. 이런 가운데 연간 유지 비용 20억달러를 포함, 국경장벽에 엄청난 자금을 쏟아붓느니 그 돈을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나 경제 다른 분야에 쓰는 편이 낫다고 포춘은 지적했다. 이어 만약 멕시코가 국경 장벽 건설비를 내놓지 않아 트럼프가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여할 경우 이는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미국 소비 감소→멕시코 경제 타격→멕시코 고용 시장 위축→멕시코 노동자의 미국 유입 증가→미국 이민자 문제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포춘은 경고했다.

틸러슨 장관 “새로운 대북 전략 준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이미 방위비를 많이 부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각료가 동맹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새로운 대북 정책으로 ‘세컨더리보이콧(중국 등 3자 제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틸러슨 장관은 지난 1월 인준 청문회 당시 미 상원 외교위 소속 민주당 간사인 벤 카딘 상원의원에게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2월8일 확인됐다. 틸러슨 장관은 우선 “2차 제재를 포함한 추가 대북 제재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카딘 의원의 질문에 “미국은 새 대북 전략을 준비하면서 개방적인 외교술을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무력 위협(threat of military force)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택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지역 및 국제 안보에 주요한 위협 가운데 하나"라며 "각계 정부 부처와 밀접하게 협력해 북한이 이웃국과 국제사회에 가하는 수많은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새 접근법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위협 혹은 2차 제재를 활용하는 것은 북한 지도층을 압박하고, 이들을 지원하는 세력이 기존 정책을 지속할 때 드는 비용과 편익 분석을 다시 하도록 하는 데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때 북한이 자신들의 위험한 행보를 재고려하도록 “강요해야만 한다”며 강한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답변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앞으로 한국, 일본과 협력하면서 중국, 러시아에는 대북 압력을 늘리도록 적극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감행할 것으로 보일 때 이를 막기 위해 군사 행동을 취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은 모든 국력을 사용해 북한의 핵 위협이 본토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북한 지도층이 의심치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핵 협상을 고려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트럼프 정부가 우선적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를 통해 북핵 해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2016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2차례에 걸쳐 극도로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데 함께했다”며 미국은 이러한 국제적 합의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키고 특히 중국을 압박해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거론한 ‘한국·일본 핵무장 용인론’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핵무기 확산은 아시아나 다른 그 어느 지역에서도 미국의 이익에 맞지 않다”면서 “북한은 물론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획득하는 악몽 같은 시나리오와 마주한 시점에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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