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 전국 2천여 개의 어촌계(어업을 영위하는 마을공동체)를 기초조직으로 하는 어업인의 자조조직으로 1908년 거제한산가조어기조합(巨濟閑山加助漁基組合)을 효시로 하는 협동조합다.

차성경 기자 his@

전통의 협동조직인 어촌계는 최소한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의 수협은 이러한 유구한 어업인들의 협동운동의 전통 위에 존재해 온 전국의 수산관련 협동단체들이 모여 어업 분야의 협동조합으로서 소생산자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왔다.

내홍 겪었던 고흥군수협 통합에 총력 기울여

▲ 이홍재 조합장

이홍재 고흥군수협 조합장의 행보가 화제다. 고흥과 보성 2개 군의 청정바다를 관할하고 있는 고흥군수협은 지난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이한 곳이다. 2015년 제14대 고흥군수협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해 취임한 이홍재 조합장은 “고흥군수협은 전국 최대 1만1천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며 “건전경영을 바탕으로 조합원들과 소비자들에게 신뢰받고 사랑받으며 최선을 다해 보답하는 수협이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고흥군수협은 서로 승복하지 않는 선거문화와 계속되는 파벌 싸움으로 인해 내홍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취임한 이홍재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상처를 봉합하고 분열된 고흥군수협의 분위기를 수습해 고흥군수협의 통합과 국내 수산업의 발전을 선도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일환으로 고흥수산업발전자문회와 수협발전위원회를 발족해 수산인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선진지의 경영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수산업과 수협의 발전은 물론 조합원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을 입안하는 내실 경영을 강화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지난 2015년 고흥군수협의 수산물 위판고는 1천236억원, 품목별로는 해조류 533억원, 어류 155억원, 연체류 407억원, 패류 12억원, 갑각류 19억원 등 눈부신 사업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최초로 호남물산전에 처음으로 참여해 청정바다 고흥에서 생산되는 김, 멸치, 미역, 문어 등 우수한 품질의 수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홍재 조합장은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우리 지역 수산물의 판로개척과 소득증대 사업 지원 일환으로 호남물산전에 참여했다”고 참가 배경을 밝혔다. 최근에는 사회공헌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병원 왕래가 어려운 섬 지역 주민들을 위해 수협 어업인 의료봉사와 농·어촌 지역 어린이들의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자 수협 어촌희망 두드림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지역인재 양성을 위해 고흥군 교육발전기금으로 3천만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월에는 이홍재 조합장 개인도 어업인 복지 증진을 위해 수협재단에 300만원을 쾌척하여 귀감이 되기도 했다. 이홍재 조합장은 “고흥군수협은 전국 최대 규모인 조합원수 1만여 명에 이르는 조합으로 자연스럽게 어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어촌지역 발전에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수협재단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지켜보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부를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내실 경영 통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자액 기록
그간 조합원이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편익을 제공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온 수협중앙회는 최근 출자금 자율증대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수협의 출자금 증대는 자기자본 확대를 통한 중앙회 재무건전성 확보와 사업경쟁력 강화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협동조합의 특성상 기업체처럼 주식발행 등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자본조달이 불가능해 조합원 출자 증대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앙회에서는 지난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의 출자금 자율증대운동을 전개하며 회원조합들의 참여를 독려해왔다. 고흥군수협도 이러한 중앙회의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꾸준히 출자금을 증대한 결과 지난해 5월 현재 고흥군은 총 35억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했으며, 고흥군수협은 22억 98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출자액을 기록했다. 그간 이홍재 조합장이 내실경영에 힘쓴 결과이기도 하다. 최근 이 조합장은 조합원의 이익 증진을 위한 고유의 특산품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는 “수익원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며 “조합원이 애써 생산한 수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고유 브랜드를 개발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보호받는 기능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울러 삼시세끼를 통해 잘 알려진 득량만 등 주변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낙지 수산물 축제도 개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