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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전국 확산
2017년 02월 07일 (화) 07:27:0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국내 최대 오리 산지인 전남 나주에서 올해 들어 처음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도 ‘H5N6형 고병원성 AI’로 확진 판정됐다. 고병원성 확진 판정은 올겨울 들어 나주에서만 10번째다.

장정미 기자 haiyiap@

1월10일 방역 당국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4일 나주 왕곡면 한 육용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H5형 AI 바이러스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방역 당국은 해당 농장에서 출하 예정인 육용오리를 포함해 나주 30농가 영암 18농가에 대해 AI 일제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죽은 고양이서 H5N6형 바이러스 확인
죽은 채 발견된 고양이 2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인체 감염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2일 질병관리본부는 경기 포천의 가정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집고양이 수컷 1마리와 길고양이 새끼 1마리에 대해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H5N6형) AI로 최종 확진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조류가 아닌 포유류에게서 H5N6형 AI가 발견된 경우가 처음이다. H5N6형은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유행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17명이 감염돼 그 중 10명이 사망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AI에 감염된 고양이가 수의사를 감염시킨 사례도 있어 인체감염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중이다.

류영수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AI 바이러스에 주로 감염되는 건 조류지만 불행히도 해외에서 인체감염이 확인된 H5형과 H7형 바이러스가 현재 국내에서 확인된 상태다”면서 “특히 최근에 발견된 H7형 바이러스의 경우 과거 사례를 보면 치사율이 H5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으나 감염자 수가 훨씬 많았다. 결코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공구 한양대 의대 교수는 “A형 독감에 걸린 사람과 AI 감염 조류가 만나면 인체를 숙주로 한 바이러스 변이가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확인된 고양이 AI 감염은 들고양이가 AI에 걸린 야생조류를 먹으면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AI에 걸린 고양이 신고자 거주지 소독 등 방역 조치를 실시했다. 고양이 사체 접촉자를 파악해 항바이러스제 투약 등 혹시 있을지 모르는 AI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취했다. 김기순 질병관리본부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과장은 “고양이로부터 AI가 사람에 전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고양이로부터 감염된 미국 수의사가 경우 H7N2형의 저병원성이었다”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H5N6은 미국의 경우와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바이러스 변이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고양이로부터 H5N6형 AI가 사람을 전염시킨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적이 없는데 변이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길고양이와 접촉을 피하고 철저한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살처분된 가금류 전국 3200만 마리 넘어서
지난해 11월17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최초 확진된 이후 AI는 경북을 제외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1월9일에는 AI 청정지역이었던 제주도마저 철새도래지에서 AI바이러스균이 검출됐다고 행정당국은 밝혔으며 인근 방역을 강화하는 등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15일까지 H5N6형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가금은 전국 790농가 3,202만수다. 전체 사육규모의 3분의 1에 달하는 2,305만수가 살처분된 산란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농식품부는 788개 농가의 살처분 보상금으로 2,56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보상금액인 확정되기 전 추정액의 50%를 선지급할 방침이다. 현재는 선지급 포함 298개 농가에 239억원이 집행됐다. 당국은 철새이동과 감염취약농가, 방역조치 위반사례 등 추가확산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가 진정 추이를 보이고 있으나 AI 바이러스의 상존 가능성을 두고 지속적인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AI 조기 검색을 위해 전국의 오리류 사육농가를 정밀 검사하고 가금류 사육 농가에 대한 일제 검사 및 예찰을 지난 1월26일까지 시행했다.

앞으로도 고위험 AI 발생지역 및 경북 내 밀집 사육지역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사상 최악으로 평가되는 이번 AI(조류인플루엔자) 피해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김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과거 AI 사례를 참고하면 피해규모는 직접적인 피해액이라 할 수 있는 살처분보상금의 2배 정도가 됐다”며 “현재 살처분보상금만 2000억원이니까 살처분매몰 투입인력, 지자체 행사취소 등 간접피해까지 고려할 때 피해액이 5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 AI가 처음 발생하고 나서 살처분작업에 투입된 인력은 지자체 공무원, 군인 등 연 5만명에 달하고, 전국 자치단체가 취소한 겨울철새전 등 관련 행사만 줄잡아 50여개 정도가 된다. 또 감염 또는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된 가금류 처리를 위해 전국에 434개의 매몰지가 설치됐다. 김 실장은 “산술적으로 피해규모는 5000억원 정도가 예상되지만 농가피해복구자금지원, 농가 및 지자체 피해 등을 다 포함할 때 정확한 규모를 산정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AI의 재발 방지를 위해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농장 및 지역에 대해 무분별한 사육확대를 막는 데에도 힘을 쏟기로 했다.

지난 1월9일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AI 재발방지를 위해 단기간은 농장별 매몰지를 사전에 확보하거나 지역 내 살처분 인력 동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검토과제로는 방역주체의 책임방역을 뿌리내리기 위해 농가, 계열업체에 대한 방역에 대한 신상필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AI 방역에 대해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때”라며 “철새 도래지 부근에 사육을 할 경우 정책 자금지원 등에서 후순위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농장 방역 등급제를 도입해 방역 등급이 낮은 농가는 지속해서 등급을 올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계란 공급부족 현상 지속되면서 가격 급등
AI로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면서 계란의 생산량이 AI 이전보다 30% 이상 감소해 올해 상반기에도 계란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도 계란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특란 10개 기준 1~3월 계란 산지가격은 1800~2000원, 4~6월에는 1800~1950원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격도 각각 2550~2750원, 2500~2700원으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이후 발생한 AI로 지난 2일 기준으로 산란계 사육마릿수의 32.1%인 6985만마리, 산란 종계의 48.2%인 41만마리가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계란 가격의 상승세는 산란용 닭의 살처분과 함께 계란 이동제한 조치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풀무원은 지난 1월1일부로 시중에 유통되는 프리미엄 달걀 21종에 대한 가격을 평균 30%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상품인 목초란 15구의 가격은 기존 6500원에서 7990원으로 20% 이상 인상됐다. 풀무원 측은 이번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산지 가격이 인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지난 1월7일부터 대란 30구를 기존 7290원에서 9.6% 인상해 799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월8일 이후 대란 30구 기준 6080원에 판매되던 달걀 가격은 총 5차례에 걸쳐 30% 이상 상승했다. 앞서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30구 달걀의 판매 가격을 총 4차례씩 인상한 바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산지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상목 대한양계협회 부장은 “AI가 산란계에 집중적으로 발생되고 있어 살처분, 계란 반출 금지 등으로 인해 계란 부족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어 계란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산란계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농가와 관련업계 모두 AI 종식을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계란 대란'이 벌어지자 정부가 최근 20년간 수입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외국산 알가공품의 수입을 한시로 허용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런 내용으로 ‘축산물의 수입허용 국가(지역) 및 수입위생요건’을 일부 개정해 행정 예고 및 고시를 통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미국산(전란액, 난백액, 염지란, 피단)과 태국산(전란액, 난백액, 전란분, 난황분, 난백분, 염지란) 알가공품의 수입이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수입허용 기간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 종식을 선언하고 나서 3개월까지다.

정부는 계란에 대한 수입 검역·위생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미국과 스페인에서 신선란 수입이 바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월14일부터 16일까지 수송작전을 벌인 덕에 약 500만개 계란이 무사히 수입됐다. 1월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판매용 계란을 먼저 수입한 건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보잉 747-8F 특별화물기편을 이용해 계란 100톤을 싣고 날아와 지난 1월14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날 시카고에서 출발한 화물기가 밤 11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마찬가지로 계란 100톤을 수송했다. 이어 1월16일과 18일에는 대한항공의 화물기가 각각 추가 100톤을 들여왔다. 항공기로 계란 100톤이나 수송하는 건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다. 운송 중 어는 것을 막기 위해 이중비닐로 싸고 도착해선 전용출고장과 다수의 냉장차를 동원해 외부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신속히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일에는 대한항공이 뉴질랜드산 계란 200㎏을 수송했지만 검역에 통과하지 못해 전량 폐기됐다. 12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샘플용 계란 174kg을 들여왔지만 판매되진 않았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는 미국과 스페인산 계란에 수입검역과 위생절차를 마치고 1월8일부터 들여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러한 대책 역시 천정부지로 뛰는 계란값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AI 사태 이전 국내 하루평균 계란 공급량이 4,300만개고, 살처분 여파로 지금은 하루 계란 부족량이 1,300만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는 어렵다는 것. 농식품부에 따르면 계란 10개당 산지 가격은 6일 현재 2,142원으로 지난해 1월(10개 995원) 대비 115.3% 폭등했고, 소비자 가격 역시 10개당 2,987원으로, 전년 동월(10개 1,831원) 대비 63.1% 급등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산란계가 30% 이상 살처분된 상태여서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현실적으로 한계는 있다”며 “국내 계란 가격이 더 올라가면 시장논리에 따라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는 수급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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