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경제경영연구소가 분석한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2010년 2400억원에서 2016년 2조원대로 크게 확대됐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액세서리 시장 활성화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원스톱 기능을 구현하는 신개념 스마트폰 파우치의 개발

▲ 이 구호 대표

독창적인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제패한다는 야심찬 비전을 가지고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낸 겁 없고 당돌한 기업이 있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개념 스마트폰 파우치를 개발하여 시장진입에 성공하고 있는 스타트업기업인 그레이스(대표 이 구호)이다.

값싼 중국제품의 전방위적인 공격으로 어렵고 힘든 우리의 경제현실 앞에, 새해부터 전개되고 있는 자국이기주의와 높아지는 보호무역장벽은, 수출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 경제에 큰 도전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시대적인 흐름을 진단하는 이 구호 대표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것은 우리에게 분명 위기입니다. 하지만 겁낼 거 없습니다. 남들이 흉내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실용성이 뛰어난 제품이라면, 아무리 두터운 무역장벽도 뚫어낼 수 있고 세계시장을 무대로 장사할 수 있습니다.”

그레이스가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원스톱 스마트폰 파우치는 기존의 스마트폰파우치와는 근본을 달리한다. 먼저 일반적으로 파우치라면 뚜껑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벗어나 있다. 이 신개념 스마트폰 파우치는 뚜껑이 없이 파우치의 상단이 항상 개방이 되어있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신속한 수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 파우치에 진입을 하게 되면 내부에 있는 슬라이딩 벨트를 따라 부드럽게 수납이 되고, 폰의 수납과 동시에 하단에 있는 밀착조정벨트에 의해 폰이 자동적으로 고정이 되는 독특한 기술이 이 제품에 숨어있다. 그것은 뚜껑이 없어도 폰의 안정적인 고정을 의미한다. 또 폰의 기종과 사이즈의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호환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착용한 벨트를 따라 파우치를 위로 올리면 손으로 잡지 않고 통화를 할 수 있는 핸즈프리 기능도 구현이 된다. 피혁을 소재로 한 다양한 색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또 원스톱 수납기능을 기반으로 하여 허리벨트 장착형, 핸드백과 가방벨트 장착형, 배낭 및 자동차 안전벨트 장착형 등 용도에 맞는 제품군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이 구호 대표는 “베스트셀러 제품의 조건은 먼저 경쟁업체와 차별된 기술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기술이 생활 속에서 쉽게 접근되어,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대중성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실용적 기능이 구비되어야 합니다. 이 3박자가 조화롭게 균형을 갖추게 될 때, 비로소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고 베스트셀러의 영광도 얻을 수 있습니다.”고 하며 “위기의 시대에, 기업은 그 기업의 특성에 맞는 새로운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가져야 하고, 최고경영자는 오직 기술개발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의 바탕 위에서 기업이 가진 모든 역량을 여기에 집중시켜야 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찾는데서 부터 시작됩니다.”고 강조한다.
 2건의 관련 특허권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원스톱 스마트폰 파우치는 중량감이 다소 가벼운 스마트폰 액세서리이지만 세계시장을 주도할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며, 새해에는 주요국가에 대한 국제특허 출원과 여러 국제전시회의 참가를 통해 해외시장 개척의 초석을 다질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30여년 간의 발명에 대한 열정을 인정받다
원스톱 스마트폰 파우치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구호 대표는 3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무명의 발명가로 살아왔다. 개인발명가는 기업의 연구원들처럼 풍족한 개발자금을 지원받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셀프로 해결을 해야 한다.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실패와 시행착오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날아가게 만든다. 이구호 대표는 지난날을 회상하듯 말을 이었다. “삶의 밑바닥에 떨어지면 밑천이라고는 몸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몸으로 먹고 살았습니다. 건설현장의 잡부, 도배장이, 대리기사, 청소부 등등 몸으로 하는 일은 안 해본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도 아산병원의 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 구호 대표는 “지난번에 추진했던 프로젝트의 실패로 소나기를 피할 우산이 없었습니다. 살다보면 상황에 따라 입는 옷이 달라질 수 있고, 비록 최저임금을 받고 있지만 지금의 이 생활도 감사합니다.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하고 말했다. 청소업무 중에 틈이 나면 들르는 병원의 동관 19층의 작은 청소도구실은 그의 개인 연구실이자 꿈의 공장이다. 이곳에서 그는 세계시장을 재패할 많은 아이템을 구상하며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세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게 된 그는 “30여 년간 어둠에 길들여져 있다가 갑자기 밝은 곳으로 나오니 눈이 부시고 너무 어색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신세를 진 분들이 많고 또 가족들을 많이 힘들게 했었는데, 늦게나마 빚진 마음을 갚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너무 감사하고 힘이 납니다”고 말했다.

발명품은 그에게 있어서 자식과 같은 존재이다. 이 대표는 “하나의 완성도 높은 개발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려면 상품개념의 인큐베이터 단계에서부터 완성단계까지 수백 번을 뜯고, 부수고, 고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그 때 그 제품은 저의 혼이 들어간 생명체가 되는 것을 봅니다. 개발제품을 안고 잘 때도 있었고 심지어 꿈을 꾸기도 합니다, 저는 밤마다 세계시장 위를 날아다니는 새가 됩니다.”고 말을 덧붙였다. 4월 말에 병원과의 고용계약이 끝나면 세계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이 대표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이런 선택의 문제는 우리의 현실 앞에 순간순간 주어집니다. 하지만 현자는 좁고 힘든 길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생각을 먼저 택합니다”라고 말하며 비장함을 다시 보였다. “보이지 않는 하늘 저 편에 세계 시장 제패라는 10점 만점에 10점짜리 과녘이 있습니다. 저는 반드시 그 과녘을 관통시킬 것입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