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8.22 목 13:34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국제·통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급속한 우경화로 외교갈등 빚어지나
2013년 02월 05일 (화) 10:18:54 황태희 기자 webmaster@newsmaker.or.kr

정권이 바뀐 이후 일본이 급격한 우경화를 보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지난 1월 13일 일본 제국주의와 깊은 연관이 있는 도쿄의 메이지(明治) 신궁을 방문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메이지 신궁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7년 1월 아베 총리가 재직했던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아베 총리의 이번 메이지 신궁 방문은 자신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둬 단명 총리가 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메이지 신궁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일본 군국화를 이끈 메이지 일왕을 모시고 있다. 참배 후 아베 총리는 “2차대전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도 참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일본의 평화와 번영, 일왕과 왕비 폐하의 건강과 왕실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경제와 교육, 외교 성장에 강한 의지 피력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신년사에서 현재를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강한 일본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1월 1일 신년사에서 동일본대지진 복구 지체와 장기간 계속되는 디플레이션으로 일본이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경제와 교육, 외교를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실현 불가능한 공허한 말은 필요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속도감과 실천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베 정권에 부여된 사명은 무엇보다 강한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연초부터 대담한 금융완화, 기동성 있는 재정정책, 민간투자를 유발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내각의 역량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외교 정책으로는 미국과의 동맹을 심화하면서 국경과 섬의 경계와 경비를 강화하고, 적절한 진흥과 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간접자본에 집중 투자하는 국토강인화 계획을 추진하고, 사회보장과 세제 일체 개혁도 계속하겠다”면서 “국민이 한 몸이 되어 강한 일본을 되찾자”고 호소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과의 정책협정에 ‘고용안정’을 명기할 것으로 보인다. 1월 8일 마이니치신문에 의하면 아베 총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에게 일본은행과의 정책협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통해 고용안정에 노력하도록 정책협정에 고용안정 목표 방침을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일본은행법은 물가 안정을 중앙은행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고용에 대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정책협정이 일본은행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용안정을 정부와 일본은행의 공통 과제로 설정하고, 정부 측에도 경제성장률의 수치 목표를 부과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RB)가 ‘고용의 최대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실업률의 수치 목표를 도입했다. 일본 정부가 중앙은행에 고용안정을 강제하는 것은 아베 총리가 선언한 경기 부양을 위한 무제한 금융완화에 일본은행이 앞장서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정부는 정책협정에서 아베 총리가 공약으로 제시한 2% 물가 목표도 명기할 방침이다. 또 물가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일본은행에 설명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우경화 총선 4대 공약 실천 위한 회의체 설립 추진
아베 신조 정권의 ‘우경화’ 행보가 급격하다. 신년 초부터 4대 우경화 공약 실천을 위해 잰 걸음을 보이면서 주변국들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모양새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총선 4대 공약은 집단적 자위권,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역사 인식, 교육 개혁 관련 회의체 설립이다. 회의체 설립은 이를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이다.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아베 총리의 오른팔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월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집단적 자위권과 NSC 설치를 위한 전문가회의를 설치하기로 했다며 첫 포문을 열었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자국도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일본이 평화헌법을 포기하고 무력행사의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은 1차 아베 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 당시 총리 직속 자문기관인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에서 검토하다가 아베 총리가 실각해 무산된 바 있다. 또 일본판 NSC는 현재의 안전보장회의를 대체하는 기관으로 총리실이 주도해 외교안보정책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인식과 관련해서도 스가 장관은 “21세기에 걸맞은 새롭고 미래지향적인 담화를 전문가 회의를 만들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서 검정제도 개편 등을 위한 ‘교육재생실행본부’(가칭)역시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는 교육 개편을 통해 역사 기술에서 주변국을 배려한 근린제국 조항을 수정하겠다는 의도다. 더 나아가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을 명분 삼아 11년만에 방위비도 증액하기로 했다. 평화헌법 9조를 고쳐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나서겠다면서, 방위비마저 늘리는 것은 군사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일본은 중장기 국방 전략인 방위계획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연내 수정하겠다고 밝혀 국방력 증강에 본격 나설 뜻임을 숨기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 등 국방정책에 영향력이 있는 자민당 실력자들과의 회의에서 자위대의 확충을 위해 연내 방위계획대강(방위대강)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수정할 방침임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는 1월 7일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곡으로 비난의 대상이었던 기미가요를 부르는 것으로 올해 자민당의 첫 전체회의를 시작했다. 산케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는 이제 기미가요를 부를 수 있는 정당으로 정권이 바뀌었다. 확실히 일본을 되돌리는 첫걸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자위권 행사 위한 헌법 개정 움직임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해 헌법 개정 움직임을 가속해 가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했다. 미국에도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해 미일 동맹 강화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1월 13일, NHK 방송에 출연한 아베 총리는,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하는 현 일본 헌법과 관련해 헌법 해석의 수정 논의를 가속하겠다는 의사를 미일 정상회담에서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2월 중에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며 미국 방문이 조기에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시사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아베 총리의 이번 발언에 대하여 미국 측이 바라왔던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관해 긍정적인 자세를 명확히 나타냄으로써 미일 동맹강화의 신호탄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관해 “(민주당 정권이) 3년간 집권하는 동안 약화한 미일 간의 신뢰관계를 회복해 가는 것이 최우선”이며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로 미일동맹이 어떻게 변해 갈 것인가, 지역이 어떻게 안정돼 갈 것인가를 오바마 대통령과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 개정과 관련해 “야당인 민주당에도 찬성하는 사람이 있다. 보다 넓은 지지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헌법 개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집단자위권은 일본이 직접적인 공격을 받지 않아도, 동맹국이 공격당할 경우 일본이 반격에 나설 수 있는 권리다. 교전권을 금하고 있는 일본 헌법 9조에 따라 집단자위권은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기존의 법해석이다. 일본에서는 헌법 개정, 혹은 법해석을 달리함으로써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 동맹국이 공격당하는데도 반격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논리인데, 중국, 한국과 같은 식민지 피해 국가들은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을 보통국가화, 군사대국화의 수순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 후텐마 비행장(오키나와 현 헤노완 시)의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책임을 갖고 생각해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협상 참가 여부에 관해서는 “어떤 문제가 구체적으로 발생할지를 정밀 조사해 수정하고 있다. 아직 상황 분석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 시점의 정권운영에 관해서는 “이 정권은, 약간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것만으로도 참의원 선거에서 대참패의 위험성이 있다. 살얼음 위를 걷는다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총리는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2% 물가상승률 목표에 관해서 “‘장기’는 길다. 중기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시장은 반응하지 않는다”며 4월 임기가 끝나는 일본은행 총재인사에 관해서는 “대담한 금융정책을 실행할 수 있는 인물, 우리의 주장에 합치하는 인물을 인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의 우경화에 한미간 갈등 표출되나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일본의 우경화를 놓고 한미간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에 양국이 근본적으로 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를 조율하는 문제가 한미동맹의 현안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아베 총리는 헌법 해석을 변경,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달 중 진행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를 의제로 다루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이런 움직임을 우경화 정책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자위대 강화 및 일본의 재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자민당이 평화헌법 수정, 독도 영유권 주장, 고노 담화 수정검토 등 다른 우경화 공약과 함께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한다는 점도 우리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에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런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월 15일 “우리의 그런 우려를 한미간에 모두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미측에서 보면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일본에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인식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과거사 문제와 집단자위권을 별개로 보는 분위기”라면서 “특히 미국은 방위비 분담 등의 현실적인 이유로 일본의 군사적 보통국가화를 우경화라고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회귀전략상 일본과의 군사적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내에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로 한미간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정부 소식통은 “일본의 움직임이 현실화되지는 않았기에 아직 한미간 이슈는 아니다”면서 “향후 한미가 이 문제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한 국내 여론을 알기 때문에 한미간 이슈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방적인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1월 중 미·일 정상회담 성사가 미국 측의 거절로 불발되었다. 아베 총리는 총리직에 취임하기도 전인 지난 12월 18일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1월 21일) 전후로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1월 6일 TV에 출연해 “미국 측이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아 정상회담 실시 시기의 폭을 넓게 잡고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1월 7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은 취임식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지금 일정 조정 단계”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민주당 정부와 차별화하는 차원에서 미·일 동맹의 복원을 외교 정책의 제1순위로 내세우며 조기 정상회담을 기정사실화했다. 이 때문에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 외무성 사무차관이 1월 7일 미국을 긴급 방문, 정상회담 일정 조정에 나섰다. NHK는 오바마 대통령이 ▲재정적자 문제 해결과 취임식 일정으로 바쁘고 ▲제2기 정부의 외교 담당자들이 결정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조기 정상회담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측이 정상회담에 소극적인 것은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다 미·일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아베 총리가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데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정상회담 발표는 사전에 의제 조정과 회담 합의 사항까지 어느 정도 합의된 후에 발표하는 것이 관례인데, 아베 총리가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따른 문제”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 간 최대 현안인 오키나와의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문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과거 민주당 정부의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도 TPP 등 핵심 현안에 소극적이어서 오바마 외교 라인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했다. 또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수정 추진에 대해서도 미국 행정부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앞서 지난 12월 21일에도 “특사와 박근혜 당선인이 다음 날(12월 22일) 만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가 박 당선인 측이 이를 부인하는 해프닝이 빚어진 적이 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1월 4일 아베 총리 특사와 박근혜 당선인이 면담한 것과 관련, 아베 총리의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과 한·일 정상회담, 박 당선인의 조기 일본 방문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도쿄의 한 외교전문가는 “아베 총리 측이 외교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확정되지도 않은 외교 일정을 흘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역사 인식 후퇴 상징하는 ‘담화 수정’ 추진
우경화 공약으로 주변국의 우려 속에서 출범한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은 새해 벽두부터 공약 실천을 향해 빠른 발걸음을 움직이면서 국제적인 고립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1월 7일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는 것으로 올 들어 자민당의 첫 전체 회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 역사를 부인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이 같은 움직임을 바라보는 세계의 눈빛은 우려와 비난으로 지배적이다. 특히 아베 정권은 역사 인식과 관련한 새로운 총리 담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한 헌법 해석 수정,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설치, 교육 개혁 등 4대 총선 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해 회의체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그 첫 시동으로는 역사 인식 후퇴를 상징하는 ‘담화(談話) 수정’이다. 아베 내각은 21세기에 걸맞은 미래 지향의 새로운 ‘아베 담화’를 발표하겠다고 주장하며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1993년 ‘고노 담화’를 무력화하는 노력을 시작했다. 이는 현재 영유권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일 안보동맹이라며 편들어 주던 미국 정부도 이를 경계하며 즉각 제동을 건 상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미국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일본이 고노 담화를 수정할 경우 미국이 구체적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고노 담화 수정 시도와 미국의 제동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에 대해서만큼은 일관되게 강경했다. 아베 총리 역시 지난 임기 때에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안 하고 독도 도발도 자제하는 등 지금과 비슷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위안부 문제를 부인하면서 위안부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주장하다가 지난 2007년 7월 미 하원에서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그 뒤로 아베 총리는 이같이 국제 망신을 당한 이유와 건강 악화까지 겹치면서 결국 퇴진을 하게 된 것이다. 아베 총리의 담화 수정 움직임에 1월 중 추진하기로 했던 미·일 정상회담도 결국 미국 측의 거절로 최소한 2월 이후로 연기됐다. 앞서 일본은 가와이 지카오(河相周夫) 외무성 사무차관을 미국에 긴급 파견해 이번 회담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미국이 1월 중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과 연두교서 준비 등 이유로 정상회담 일정을 낼 수 없다며 거절했다. 외신도 담화 수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뉴욕 타임스 역시 사설을 통해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을 중대한 실수라며 범죄를 부정하고 사죄를 희석하려는 어떤 시도로,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의 분노를 촉발할 것이며 아베의 수치스러운 충동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요한 협력 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언론의 비난 수위는 한층 더 높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일본 정치인들이 바꿔야 하는 것은 담화 내용이 아니라 역사 부인의 꼼수를 부리는 머리(사고)라며 주장했다. 통신은 일본이 날로 우경화하는 원인에 대해 겉으로는 2차 세계대전 주 책임자이자 A급 전범인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安信介)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아베 총리와 그 극우파 내각이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국가(일본)의 조급함과 성급함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이 중국 포위망 외교를 선언한데다가 센카쿠 문제에서 양측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중·일 관계는 연초부터 꽁꽁 얼어붙었다. 지난해 12월 말 아베 총리는 일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교 노선에 대해 “자유와 민주주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와 관계를 심화하고, 그런 가치관을 아시아에서 확산시키는 것이 기본적 이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일 동맹을 기본 축으로 중국을 둘러싼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국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는 사실상 ‘중국 포위망’ 외교를 전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센카쿠 주변 전투기 운용을 개선하겠다며 방어 체제 강화의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중국 항공기와 해양감시선의 센카쿠 주변 진입 상시화 문제와 관련, 방위성과 해상보안청 간부들을 관저로 불러 상황에 대해 보고받았고 항공자위대 전투기와 해상보안청 순시선 운용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아베 정권은 미국의 최첨단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의 조기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중국 역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센카쿠 해역을 자국 영토인 양 들락날락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극에 달해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NM


 

황태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