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이재오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나 지금까지 그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뛰어온 이 시대의 산 증인이다. 어릴 때부터 농사를 짓고 살았기에 콩 심은 곳에 콩이 나고 팥 심은 곳에 팥이 난다는 진리를 몸에 익혀온 그에게 가난은 부끄러움이 아니었다. 다만 정의롭지 못한 것이 그에게 부끄러운 것이었다. 때문에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한 그의 발언이 종종 인구에 회자되곤 했고 큰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청렴결백한 정치인이었다. 젊었을 적 계엄령이 선포됐을 시절, 거리로 뛰어나가 민주화 항쟁에 온 몸을 바쳤던 그는 그렇게 겁없이 행동했던 이유에 대해 “촌놈이라 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늘 ‘일월산 촌놈’이라며 낮춰 부르는 이재오. 올해 나이 예순 다섯. 지금까지 그는 너무나 많은 일을 했고, 아직까지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이렇게까지 그가 민주주의를 위해, 나라를 위해 힘껏 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뒤에서 말없이 지지하고 성원해 준 가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재오 의원을 만나 그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청렴한 정치인이란 이런 것’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가족의 달 5월을 맞아 뉴스메이커 독자 여러분께 덕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여러분들의 가정에 늘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가정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결코 쓰러지지 않는 강한 의지와 지혜로움으로 현재의 난관을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현재의 위기는 그저 특정 상황일 뿐입니다. 내려가는 길이 있으면 반드시 올라가는 길이 있기에, 지금이 힘들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히 자신을 갈고 닦으면서 기회를 기다리셨으면 합니다.

Q. 이재오 의원께서는 늘 자신을 ‘일월산 촌놈’ 이라고 낮춰서 자신을 부르곤 합니다. 이렇게 자신을 부르게 된 배경을 말씀해 주십시오.
- 저는 강원도 묵호에서 태어났지만 자라기는 경상북도 영양의 일월산 기슭에서였습니다. ‘일월산’은 거기에서 따 온 것이며, ‘촌놈’은 제가 아직까지 세련되게 선의를 표현해 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의 표현입니다. 언젠가는 제가 생각하는 선의를 제대로 표현할 날이 오겠지만 그 날까지 저는 영원히 ‘일월산 촌놈’일 것입니다.

Q.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마음에 두고 있던 좌우명은 무엇이며, 그 좌우명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셨던 일들은 무엇입니까?
- ‘가난하더라도 정의롭게 살자’, 이것이 나의 좌우명입니다. 매일 이것을 마음속에 아로새기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오면서 했던 일들이 이 좌우명에서 비롯된 일들입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이 좌우명은 제 마음 속에서 저를 채찍질하고 격려할 것입니다.

▲ 북경에서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에 나가는 이재오 의원. 그는 가까운 거리를 다닐 때는 자동차를 두고 꼭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고유가시대에 연비도 절약하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바로 자전거"라고 이야기한다.

Q. 의원님께서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자전거를 좋아 하시게 된 계기와 자전거에 얽힌 일화나 에피소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얼마 전 높은 필기점수로 획득하신 국내면허 관련 얘기도 곁들여 말씀해 주십시오.
- 자동차 면허를 따고 나서 자동차를 몰고 가는데 대형차가 교행해서 지나가면 저도 모르게 갓길 쪽으로 지나치게 붙어서 운전을 하게 됩니다. 저 자신도 아슬아슬하지만 함께 타고 있는 일행들이 더 조마조마해 하곤 합니다. 이러한 기분을 느껴가면서까지 자동차를 꼭 타야 하는 건지... 저는 자동차보다 자건거 운전이 훨씬 편합니다. 자전거를 타면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고 얼마나 좋습니까? 물론 장거리를 가야할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겠지만 근거리는 은평 관내에서는 항상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저는 이것이 매우 기분 좋습니다. 미국에서는 숙소에서 존스홉킨스 대학 SAIS까지 매일 왕복 37km를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다닐 때에는 조금 힘이 들었지만 날이 갈수록 상쾌해지고 건강해지는 제 자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외 면허가 있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필기시험만 보고 바로 면허를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꽤 높은 점수로 통과했습니다. (웃음)

Q. 2006년 초 서울시장 선호인물 여론조사에서 높은 득표를 하셨음에도 불구, 과감히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회하셨습니다. 어떠한 계기였는지요.
- 저는 인기가수 패티 김의 <서울찬가>를 부르곤 했던 세대입니다. 그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서울을 만들어야겠다는 열망과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때, 청계천 공사 현장에도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고, 세계 여러 도시를 견학하면서 아름답고 행복한 서울을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은 꼭 그렇게 될 수 있고, 그렇게 돼야만 하는, 세계 어느 도시 못지않은 충분한 가치와 자산이 있는 도시입니다. 저는 세계 도시들의 견학의 결과를 <수채화 세계 도시 기행>이란 책으로 출간까지 하면서 최고의 서울을 만들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한나라당에서 제가 꼭 필요하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한나라당 소속이었고, 당에서 저를 원했기에 저는 당명을 엄숙히 받아들였습니다. 왜 제가 그 당시 그 자리에 가야만 했는지를 한나라당은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었고, 저는 그간 해왔던 서울시장에 대한 모든 준비를 버리고 한나라당 원내대표 자리로 갔습니다. 그 당시 한나라당은 두 번이나 정권 창출에 실패했고 당 자체의 혁신이 절실한 시기였습니다. 또한 국민들은 능력 없는 정권으로 인해 매우 피곤한 상태였기에 정권 교체는 시대적 요구이자 명제였습니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우리 모두는 그러한 시대적 요구를 피해갈 수 없었고 이를 위해 과감히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회했던 것입니다.

Q. 미국에 계시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느꼈던 점 등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10일간의 대륙횡단을 계획한 저는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인디애나, 일리노이, 미주리, 켄자스, 알라배마,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네바다,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장장 7천km에 달하는 미국 대륙 횡단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여행 중 링컨 대통령 기념관을 포함해 여러 대통령의 기념관과 생가를 방문할 수 있었는데, 미국은 역사가 200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 역사가 짧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기념관을 살펴보니 미국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키고 획득하기 위한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점철된 역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국이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에 만들어진 그런 단순한 나라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미국은 이민, 이주를 통해 그러한 이주만과의 사회 계약으로 만들어진 다민족 국가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주민의 다양한 가치를, 미국이라는 용광로 속에 녹여 하나의 단일한 국가적 기치로 통합해 내는 것을 보면서 통일된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궁에서 면허를 따로 처음으로 미국 대륙 횡단 기간 동안 일정한 시간을 계속 운전해야 했는데, 한번은 네비게이션을 따라 가다가 고속도로가 공사 중이라 끊겨 있는 바람에 초보 운전의 서러움을 맛보기도 했고, 또 운행 중에 타이어에 못이 박히는 일이 생겨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초보 신세임에도 펑크가 나버린 타이어를 혼자 교체까지 해내야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다사다난한 대륙 횡단 경험이었습니다.

Q. 청렴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이재오 의원님께서 노력 하신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 한때 저는 건강사회 실천운동을 펼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정했던 ‘4추 5실’운동을 지끔까지 시행하고 있습니다. 4추 5실운동을 설명 드리자면, 4추는 바로 ‘4개의 추방해야 할 것’을 말합니다. 부정, 부패, 부도덕, 불신이 바로 그런 것들이죠. 5실은 ‘5개의 실천사항’을 이야기합니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기, 이상한 돈을 주지도 받지도 말기, 우리의 것을 먹고 우리의 것을 사용하기, 이웃에게 웃으며 인사하기, 남에게 늘 좋은 말을 하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을 실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만 제대로 실천해도 누구든지 청렴결백한 정치인이 될 수 있습니다. 비단 이것은 정치인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온 국민이 ‘4추 5실’운동을 실시한다면 대한민국은 정말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Q. 지난 2001년 이재오 의원님께서는 압도적인 표차로 한나라당 원내총무가 되셨습니다. 이후 ‘일하는 국회, 민생국회’라는 얘기가 돌 정도로 국회를 변화시키셨는데요. 그 당시 의원님께서 국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하셨던 개혁 혹은 일들을 말씀해 주십시오.
- 원내총무는 정치의 흐름을 바꾸는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때문에 원내총무가 되면서 우선 국회 안에서 고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고쳐나가면서 국회가 국민들에게 개혁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야 관계는 늘 반목하고 질책하며 충돌을 일삼고 있었기에 여야가 우선 페어(fare)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저는 원내총무에 취임하면서 세 가지를 다짐했습니다. 첫째는 핵심적 당론 사항이 아니면 크로스 보팅하자는 것이었고 둘째는 효율적인 국회를 위해 개의 시간을 철저히 엄수하자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국회법에 규정돼 있지 않은 이상한 관행은 절대 따르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원내 사령탑으로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민생중심의 의정활동’, ‘회의 시간 엄수’ 등의 성실한 의정활동을 끊임없이 요구했고, 단상에 있는 원내총무의 자리를 과감히 없앴습니다. 당시 여당은 이상수 전 의원이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재야에서 함께 활동했던 터라 통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원내협상과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 노력하자는 부분에 일치했고, 이로 인해 물리적인 충돌도 거의 없었습니다. 원내총무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10년간 옥살이를 한 진보 성향인 이재오가 보수 색채가 강한 한나라당의 총무직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라는 우려의 시선을 받았지만 여야 강경 대치국면 속에서도 투쟁력과 협상력을 적절히 조화시켜 대여공세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Q. 평소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 특별히 건강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매일 은평 관내에 다닐 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은평구에 있는 앨봉과 거북산 그리고 북한산을 시간이 날 때마다 올라가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하겠습니다.

Q. 의원님의 미니홈피에서 ‘내가 아무리 가난해도 내 삶에 부족함이 없다고 믿으면 행복은 가능한 것입니다’라는 말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의원님께서는 살고 계신 집도 서민처럼 작은 평수에서 거주하고 계신데, 앞에서 말씀하신 행복에 대한 믿음은 어떻게 생기게 되었으며, 앞으로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한 의원님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 ‘가난한 날에 행복’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했고 그로 인해 행복했던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행복은 만족하는데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고 그렇게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Q.  1984년 저서 <해방 후 한국 학생 운동사>를 시작으로 많은 저서와 번역서를 내셨습니다. 그간 내셨던 저서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저서 한권 소개와 현재 계획하고 계신 저서가 있으시면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현재 <나의 꿈, 조국의 꿈>이라는 책을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젊은 시절부터 가졌던 번영되고 행복한 조국에 대한 열망과 꿈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은 현재 쓰고 있는 책이자,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Q. 의원님께 가족이란 어떤 존재입니까? 그리고 시간이 나실 때 마다 가족들과의 여가생활은 어떤 것을 즐기십니까?
- 저는 유교적인 세계관을 갖고 계셨던 어른들로부터 先公後私를 배우면서 자랐고 인생의 대부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가족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었고 덩달아 여가 생활도 함께하지 못했고 지금도 잘 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저는 항상 가족들에게 부채감을 갖고 살아갑니다. 다음 생이 있어 다시 태어난다면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만을 위한 삶을 살고 싶고 꼭 그럴 것입니다.

Q. 다른 정치인에 비해 상당히 고된 길을 걸어 오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아내인 추영례 여사에게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요.
- 늘 아내에게는 존경심과 미안함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한번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아내와 가족들이 생활이 너무 힘들어 보였고, 과연 내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에 대해 크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아내는 내게 “가족 때문에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삶을 포기하는 이재오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만일 그렇게 한다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존경하지 않겠다”고 제가 말했습니다. 아내의 이 말에 저는 용기백배를 얻었고 지금까지 민주화를 위해 뛰고 또 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말해 준 아내는 그 이후에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를 키우며 가정생활을 책임지는 등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 살았지만 단 한번도 저에게 불평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내에게 항상 감사하고 또 미안합니다.

Q. 1967년부터 약 10년 남짓 교직에 몸담고 계셨습니다. 교직 생활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 특히 스승의 날에 있었던 에피소드 등과 현재 연락하고 계신 성공한 제자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 첫 교직 생활은 특이하게도 군인대 중에 하게 되었습니다. 1964년에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이후 6ㆍ3 한일회담비준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제작당했고 군에 징집되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대학생활을 경험해 본 사람이 많지 않았고 군대 내에서도 대학생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군대에서는 대민 활동을 특히 많이 했는데, 대학 경험이 있다는 이력 때문이었는지 인근 학교로 파견 근무를 나가는 일이 많았고 거기서 이동중학교 제자들과의 첫 인연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제 나이가 그 당시 20대 초반, 열정으로 가득했을 때 만났던 제자들인지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해에 그때 제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는데, 저보다 먼저 손자를 본 제자도 있었고, 수십 년 전의 일이었지만 바로 어제의 기억처럼 생생하게 떠올라 만감이 교차했던 자리였습니다. 참 소중하고 알찬 추억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제자들은 저를 “검정 두루마기 차림을 한 개성이 강한 선생님이었으며, 학생들에게 딱딱한 문법을 가르치기보다는 문학적 상상력과 논리력을 키워주기 위해 애썼던 선생님”으로 기억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성공’이라는 의미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다들 짐작은 할 수 있겠지만 저는 성공이라는 단어를 좀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 그리고 부를 얻는 것보다는 ‘자신의 삶을 얼마나 가치 있게 살며, 이웃과 사회에 얼마만큼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성공의 잣대로 보고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만난 이동중학교 재직시절 가르쳤던 한 여제자는 현재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면서 교도소 재소자들을 교화시키는 일에 동분서주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 일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움이 많은 일입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이러한 삶을 사는 것은 전적으로 선생님의 영향이 매우 컸다”고 말하면서 수줍게 웃고 있는 그 제자를 보면서 제가 아주 잘못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 중에는 유명한 말썽쟁이도 여럿 있었습니다. 한번은 새로 부임한 학교에 선생님들도 감히 손을 대지 못하는 전교에서 일명 ‘짱’으로 통하는 학생이 한 명 있었습니다. 부임 첫날부터 저는 그 학생을 집중적으로 엄하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엄격하게 그 학생의 잘못을 지적했고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때까지 저의 엄격한 가르침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저의 가르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TV에도 출연하는 유명한 요리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의 가르침 덕분에 자신이 지금처럼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다른 제자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이 역시 매우 뿌듯하고 기쁜 일이었습니다. 또한 특이한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된 제자 중 하나가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을 지냈던 노웅래 전 의원입니다. 제가 1974년 대성고등학교에 부임했을 때 노 전의원은 그 당시 2학년이었고 그의 담임으로서 국어를 가르쳤었습니다. 노 전의원은 MBC 기자 출신으로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제자는 여당에서, 선생은 야당의원으로 활동하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사제지간이 함께 의정 활동을 펼쳤던 것이지요. 노 전의원은 함께 의정 활동을 하면서 저에게 “선생님으로서, 그리고 정치의 큰 인물로서 자신을 잘 이끌어 달라”고 말했고 그런 제자에게 저는 “제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생, 그리고 정치 선배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Q. 가장 최근에 감명 깊게 읽으셨던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 일본의 유명한 작가 야마자키 도요코가 지은 <대지의 아들>이라는 책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은 전쟁과 혁명의 와중에서도 결코 쓰러지지 않는 인간애를 다룬 소설로 읽으면서 내내 ‘전쟁과 혁명,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해주었습니다.

Q. 벌써 2009년도 4개월이 지났습니다. 의원님께서 올해 안으로 꼭 실천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에 대한 말씀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선 현재 집필하고 있는 책 <나의 꿈, 조국의 꿈>을 빨리 마무리해서 출간을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 이 책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책이 될 것이고, 빨리 제가 젊었을 적 가졌던 열정을 지금의 젊은이들과 나누고 싶기에 올해 안에 꼭 이 책을 발간할 것입니다. 또한 늘 무엇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지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정의로운 삶’이 무엇인지 제 남은 일생동안 국민들에게 보여주고자 함이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