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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3개월 만에 정권 탈환한 자민당
강경 보수정책으로 주변국과 마찰 가능성 높아져
2013년 01월 03일 (목) 18:45:3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12월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해 3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자민당의 승리를 주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재는 12월 26일 제96대 총리에 취임해 2006~2007년에 이어 다시 총리에 올랐다.

장정미 기자 haiyap@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 기간 일본을 통치한 자민당이 재집권하면 일본 정부는 보다 우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 총재는 NHK 방송에 “자민당과 공명당이 연립정권을 구성하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조만간 양당이 정책협의를 벌이고 참의원에서 다른 많은 당의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이념과 정책이 일치하는 당에 협력을 부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본 총선서 과반석 확보한 자민당 압승
지난 12월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연립 정부를 구성할 자민당과 공명당이 320석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 정국 운영이 가능해졌다. 집권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4분 1에도 못 미치는 참패를 당했다.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총선(중의원 선거)에서 전체 의석 480석 가운데 과반(241석)을 훌쩍 넘어 294석을 확보했다. 이는 기존 의석(118석)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연립 정부를 꾸리기로 한 공명당의 31석을 합할 경우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 2가 넘는 325석에 달한다. 320석이 넘으면 참의원(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더라도 중의원에서 재의결해 성립시킬 수 있다. 개헌안 발의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선거 공약으로 제시한 국가안전기본법 제정을 통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등의 영해 경비 강화를 위한 ‘영해경비법’ 추진 등이 가능해졌다. 극우 정치인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가 이끄는 일본유신회와 힘을 모을 경우 헌법 개정안을 중의원에서 처리해 참의원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손을 잡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평화헌법(헌법 제9조) 개정을 추지할 경우 이에 반대하는 공명당과 갈등이 예상된다. 일본유신회는 54석을 얻어 민주당에 이어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하면서 정국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보수 성향의 다함께당도 기존 8석의 두배가 넘는 18석을 확보했다.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민주당 대표 그룹이 주축인 미래당은 총선 직전 급조돼 탈(脫)원전 정당으로 총선에 나섰으나 기존 62석의 대부분을 잃고 9석을 얻는데 그쳤다. 공산당도 기존 9석에서 8석을 확보했으며, 진보 정당인 사민당은 기존 5석에서 3석이 빠진 2석 확보에 그쳤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한 민주당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당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대표 경선을 통해 새 지도부 구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의 아베 총재는 12월 26일 국회에서 지명 절차를 거쳐 제96대 총리에 취임했다. 아베 총재는 총리 취임과 함께 조각을 실시, 새 정권을 출범할 방침이다. 아베 총재는 2013년 7월 참의원 선거에 대비하기 위해 당의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간사장을 유임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유세에 참여하는 등 아베 총재를 측면에서 지원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는 부총리 또는 재무상으로 거명되고 있다.

두 번째 총리직 오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 정치인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총선 압승을 이끌어내며 총리에 취임했다. 보통 특별국회에서 각 정당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거쳐 제96대 총리를 뽑게 되지만, 선거 결과로 볼 때 제1당인 자민당의 아베 총재가 총리직에 오르는 것은 확정된 결과였다. 아베 총재의 총리직 수행은 2006∼200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 자민당 간사장과 관방장관 등 출세 코스를 거친 아베 총재는 2006년 9월 만 52세의 나이로 전후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관방 부장관 시절인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전후 일본인 납북 문제에서 강경한 태도를 보여 대중의 인기를 얻은 덕분이었다. 총리 취임 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시절에 냉각된 외교 관계를 복원하겠다며 중국과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지만, 재임 기간 대부분을 애국심 교육을 내건 교육기본법 개정과 방위청의 방위성 승격, 개헌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 강행 통과, 대북 제재 등에 쏟아 부었다. 그의 소신은 일본의 평화헌법과 교육, 경제, 안전보장 등 이른바 ‘전후 체제’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만큼 대담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첫 총리 임기는 정확히 1년으로 끝났다. 측근의 추문이 잇달아 불거진 데다 미국 하원이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을 비난하는 결의를 내놓는 등 위기에 처하자 건강 악화를 호소한 끝에 스스로 사임했다. 이후 한동안 정계의 관심 밖 인물이 됐지만 동일본대지진 이후 ‘강한 일본’을 바라는 여론을 등에 업고 총선에 승리해 권좌 복귀를 앞두게 됐다. 5년 전 사임 이유로 거론한 궤양성 대장염은 신약 덕분에 완치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베 총재의 건강과 위기관리 능력에 여전히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아베는 일본에서도 이름난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종조부(할아버지의 형제)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와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가 총리에 올랐고, 부친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외무상을 지냈다. 자민당의 유력 총재 후보였던 부친이 숨진 뒤 아베 총재는 1993년 부친의 선거구(야마구치 1구)를 이어받아 당선된 뒤 중의원 7선 경력을 쌓았다. 어릴 때는 야구, 대학에서는 양궁을 좋아해 2005년부터 일본양궁연맹 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부친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친했고, 아베 총재는 동갑인 신동빈 롯데 회장과 어릴 적부터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는 2010년에 세상을 떠난 탤런트 박용하의 열렬한 팬으로 유명하다. 2006년 방한시에는 서울 광희초등학교에서 한글 교과서를 술술 읽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국어 공부나 한국 드라마 시청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레이디 시절인 2007년 4월 외신 인터뷰에서 “같은 여성으로서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을) 정말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아베 총재의 보수 우익 이미지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역대 어느 일본 정권보다 더욱 공격적인 대외 정책 펼칠 듯
우파 정객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일본 총선에서 압승함에 따라 중일 관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가뜩이나 국교 정상화 40주년 이래 최악의 상황에 놓인 중일 관계가 양국 간 무력 충돌을 포함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일 관계의 최대 뇌관은 역시 동중국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이다. 아베 총재는 이미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무인도로 방치된 센카쿠 열도에 공무원을 상주시키고 어업 환경을 정비한다는 명목으로 등대를 설치하는 등 실효 지배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해상보안청을 강화하고 자위대의 인원·장비·예산을 증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밖에도 자민당은 국경을 형성하는 섬을 수호·진흥하고 영해 경비를 강화한다는 명목 하에 ‘특정국경·섬 보전·진흥법’, ‘무인국경·섬 관리법’, ‘영해 경비법’ 등을 제정하는 등의 법제 보완도 서두르고 있다. 이는 하나같이 중국을 크게 자극할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이런 아베 총재의 약속이 공언(空言)에 그치지 않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베 총재는 장기 경기 침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불안한 사회 분위기, 중국의 부상에 대한 열등감과 불안감 등을 바탕으로 형성된 국민의 보수 우경화 정서에 편승해 권력을 탈환했다. 따라서 역대 어느 일본 정권보다 더욱 공격적인 대외 정책을 폄으로써 ‘정권의 정체성’을 선명히 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역습’이 현실화된다면 지난 9월 국유화 단행으로 장기 대치 국면에 빠진 센카쿠 갈등은 무력 충돌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중국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권의 국유화 ‘도발’에 맞서 독자적인 센카쿠 영해 기선을 선포하고 해양감시선, 어정선, 항공기 등을 센카쿠 영해와 영공에 수시로 진입시키는 방식으로 일본에 ‘대가’를 치르게 했다. 노다 정권은 인민해방군까지 개입해 중일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해 중국 관공선이 센카쿠 영해를 제 집 안마당처럼 헤집고 다니는 것을 사실상 수수방관해왔다. 아베 총재는 이 같은 ‘무력한 대처’를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퇴역 자위대 군함을 해상보안청에 편입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중국의 센카쿠 접근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구상을 총선 기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아베 총재가 96대 총리에 정식 취임한 이후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는 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강력한 방식으로 중국의 센카쿠 접근 차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필두로 한 5세대 지도부가 막 들어선 중국 또한 한 치도 물러날 기색이 없다. 중국은 지난 12월 8천t급 구축함 항저우(杭州)함 등 주력 해군 함정이 참여한 가운데 서태평양 해상에서 센카쿠 열도 충돌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시행했다. 일본 순시선이 중국 관공선과 충돌하는 등 적극적 제지에 나설 경우 곧바로 정규 전력을 투입하겠다는 경고 신호를 일본에 보낸 것이다. 이 밖에도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수개월 동안 해병대의 섬 탈환 훈련, 공군의 원거리 폭격 훈련 등 각종 훈련을 하면서 ‘핵심 국가 이익’인 센카쿠 열도 분쟁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의지를 다져왔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아베 정권은 미국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센카쿠 열도 지배권을 수호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재는 총선 승리 직후 “일미 동맹을 강화하지 않으면 강한 외교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미국을 가장 먼저 방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따라서 중일 간 센카쿠 분쟁은 아시아 복귀 전략을 구체화하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 간의 대결장으로까지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아베 총재의 총리 취임 후 우리나라와도 충돌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발표한 ‘일본을 되찾는다’는 제목의 총선 공약은 아베 총재의 보수 강경 색채가 뚜렷이 드러난다. 자민당은 집권할 경우 헌법 해석을 바꿔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타국을 공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자위대를 군대(국방군)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 헌법초안도 제시했다. 아베 총재는 “(헌법을 개정하기 쉽도록 개헌안 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96조를 개정하겠다”고 말해왔다. 특히 영해침범죄를 신설할 것이라는 그의 최근 발언은 인근 국가들을 한층 자극시킬 것이 분명하다. 영유권 강화 움직임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자민당은 우선 시마네현이 매년 2월 22일 실시해왔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의 날’ 행사를 정부 차원의 공식행사로 격상해 실시하기로 했다. 과거사 역시 마찬가지다. 아베는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를 부인하며 수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시 강행할 태세다. 이처럼 공격적인 자민당의 외교안보 정책은 한국은 물론 중국 등 과거 군국주의 일본에 침탈당한 역사가 있는 다른 나라들에도 일본 재무장 우려를 한층 증폭시킬 전망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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