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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최순실에 ‘문화융성’ 파탄 1위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예술계 성폭력 문제 등 선정
2017년 01월 05일 (목) 23:55:10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2016년의 겨울은 유난히 뜨거웠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국정농단 사태를 바로잡아 가는 시민들의 열기에 미처 겨울을 느껴볼 틈이 없다. 수십, 수백만 시민의 촛불 앞에 ‘메리 크리스마스’는 ‘하야 크리스마스’가 되었고, 2016년의 마지막 날도 박근혜의 즉각 퇴진을 외치는 함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에 일찌감치 자리 잡은 ‘퇴진캠핑촌’에서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다양한 예술행동이 계속되고 있으며,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개최되는 촛불문화제는 이미 시민축제의 장이 되었다.

신세영 기자 syshin@

2016년을 마무리하며 문화연대는 올 한해 문화계에 큰 파급력을 미친 ‘문화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 선정은 2016년을 돌아보는 것은 물론 2017년 활동과도 연결 짓는 고민을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선정된 주제들 대부분이 2017년의 활동과도 이어지는 내용인 것은 ‘10대 뉴스’를 기획하고 선정하는데 참여한 사람들의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2016년 문화계 10대 뉴스는 문화연대 집행위원회에서 후보를 선정했다. 총 20개 뉴스를 10대 뉴스의 후보로 정했고, 12월 21일부터 24일 밤12시까지 이메일, SNS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문화계 관련 전문가 및 시민 등 약 60여 명이 응했으며, 사회적으로 파급력과 영향력이 컸다고 생각하는 뉴스 3개씩을 골라 12월 26일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 비선실세로 ‘국정농단’을 한 혐의로 구속된 최순실씨가 12월 24일 오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 수사 특별검사팀’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 첫 공개 소환되고 있다.
1위. 박근혜 정부 ‘문화융성’ 파탄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중 90%가 선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진원지가 문화체육관광부였다는 사실은 문화연대에게는 형언할 수 없는 분노를 일으킴과 동시에 자괴감이 들게 하는 사건이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진 불통의 문화행정에다 ‘왕차관’, ‘장관 위의 차관’으로 군림하던 김종 전 차관의 전횡까지 망가질 대로 망가져버린 박근혜 정부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의 현실을 목도하며 분노했다. 몇몇 핵심 관계자들이 구속되었고, 또 검찰과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촛불 민심은 비단 이들 몇몇에만 국한되지 않다.. 문화정책과 문화행정의 파탄에 책임 있는 자들의 발본색원과 함께 문화부·문화정책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 문화연대 블랙리스트 특검 고발 기자회견.
2위. 예술검열, 블랙리스트 사태
심증으로만 존재했던 ‘블랙리스트’가 1만여 명이라는 충격적인 숫자와 함께 언론에 공개되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문화예술인들의 행동이 조직되기 시작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 문화예술인들의 예술행동이 먼저였다. 이후 드러나기 시작한 예술검열의 행태는 상식을 벗어나는 예술창작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 확대 노력을 30년은 후퇴시키는 것이었다. 특정 작가의 기금사업 선정을 방해하고, 전시 확정된 작품을 철거하는 것은 물론, 부산국제영화제까지도 조직적인 탄압을 받아야만 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책임자를 특검해 고발한 상태이다.

3위.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대된 성폭력 문제
   
▲ 성폭력 논란에 휩싸인 박범신 작가.
10월 중순경부터 문화예술계 내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SNS 해시태그를 통해 계속되고 있는 성폭력 말하기를 통해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가 실체를 드러났다. 웹툰, 문단, 미술, 사진, 영화계 등 분야는 달랐지만 그 속에서 벌어진 폭력의 양상은 비슷했다. 이름 있는 작가, 유명 미술관의 큐레이터, 권위 있는 평론가 등 문화예술계에서 나름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가해자였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리기조차 어려웠다. 좁은 분야 내에서 고립되거나 자칫 다시는 그 업계에서 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 갔다.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 피해 사실의 지속적인 고발을 통한 성폭력 문제의 환기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4위. 평창동계올림픽 부실 준비 및 비리 의혹
   
▲ 평창 알펜시아 스포츠 파크에서는 약 100m 높이의 스키점프 스타트라인 체험을 할 수 있다.
문화연대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단계에서부터 반대운동을 해왔고, 2015년에는 ‘분산개최를 통한 피해 줄이기’가 필요하다고 얘기해왔다. 녹색연합, 스포츠문화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의 단체들과 함께 분산개최운동을 진행했다. ‘올림픽’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용인되는 사회적 분위기, 특별법 제정으로 환경영항평가 등의 장치가 무력화되고 지자체는 빚(지방채)만 더 늘어나는 상황, 사후활용방안 고려 없이 무작정 건설되는 각종 시설들로 인해 평창동계올림픽은 ‘정해진 실패’, ‘역대 최악의 올림픽’의 길로 나아가는 중이다. 여기에다 최순실 일가의 놀이터가 되어 버린 상황이 드러나기까지 했다.

5위. 테이크아웃드로잉, 우장창창 등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의 확대
젠트리피케이션이 유발되고, 그로 인해 원주민과 세입자가 쫓겨나는 부작용은 소위 ‘뜨는 동네’에서는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문화예술계는 테이크아웃드로잉 사태를 계기로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를 직접 피부에 와 닿았다. 월드스타 싸이의 부동산 재테크는 테이크아웃드로잉 카페에 대한 이전 종용과 명도 소송 등으로 이어졌고, 이에 항의하는 문화예술인들은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재난’에 대처하는 예술행동을 이어나갔다. 전시와 공연이 만들어졌고, 강의와 연구도 진행되었다. 싸이 측과 협의한 현재 테이크아웃드로인은 새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6. 이세돌 대 알파고. 알파고의 승리
   
▲ 올해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AI는 한국 사회에 매우 충격적으로 등장했다. 변화무쌍한 수 싸움으로 결코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쉽지 않아 보였던 바둑이었기에 더욱 더 그랬다. 바둑천재 이세돌의 패배와 솔직담백한 인터뷰가 몇 개의 CF로 이어진 가운데,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국 전 한국에 온 에릭 슈밋 구글 CEO는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라고 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달이 ‘인류의 승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철학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얘기되어야 할 부분이 아직 많은 것이 사실이다.

7위. 한반도 사드 배치 추진과 한류의 위기
7번째 뉴스는 ‘사드와 한류’에 대한 이야기이다. ‘록히드마틴’과 최순실 연루설까지 나와 사드 배치의 전면 재검토가 국민 여론으로 모아지고 있지만, 정작 탄핵 가결 이후에도 정상 추진한다는 한반도 사드 배치. “못 맞추는게 포인트”이라는 전문가의 말이 전해지는 가운데, 실전 배치도 되기 전에 사드로 인한 후유증이 문화예술계에서부터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을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한류에 대한 국가 차원의 배척·배제가 이뤄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문화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서 혐한 감정도 계속 커지고 있어 한반도 사드 배치의 강행은 중국 내 한국 문화산업의 커다란 위기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8위. 미술계 위작 및 대작 논란
   
▲ 25년째 위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2015년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에 이어, 2016년에는 미술계의 위작과 대작 논란이 거셌다. 천경자, 이우환 화백의 작품이 정반대의 이유로 진위 논란에 휩싸였다. 조영남은 작품 대작 논란이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미술계의 위작 및 대작 논란은 진위 여부나 법원의 판단 이전에 미술작품이 불법 상속, 증여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관행이나 대가의 작품조차 체계적으로 정리, 관리되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비롯됐다. 조영남 대작 논란의 경우, 한 단계 나아간 논의로 이어지지 못한 채 곧장 법원으로 가버렸다. 경찰, 검찰, 수사, 법원 등의 단어 이전에 문화예술계 내의 토론이나 과제 도출이 필요하다.

9위. 소설가 한강, 맨부커상 수상
10대 뉴스 중 유일한 ‘긍정적인’ 뉴스로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이다. 2016년 5월, 시인이자 소설가인 한강의 작품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문학계를 뜨겁게 만들었다.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과 관련한 몇 가지 후속 이야기들이 있다. 우선, 한국 언론이 ‘세계 3대 문학상’이라고 칭한 맨부커상에 대해 “과연 그러한가”, “세계 3대는 누가 정한거냐”와 같은 검증이 있었다. 또한, 작품을 번역한 20대의 데보라 스미스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졌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7년 만에 문학상을 타게 만들 정도로 소설을 번역한 능력이 새삼 주목을 받기도 했다.

10. 로이엔터테인먼트 사태
유령 작곡가들의 이야기, ‘로이엔터테인먼트 사태’가 10대 뉴스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드라마와 영화 등에 배경음악을 제공하는 로이엔터테인먼트가 작곡가들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고 착취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예술가의 권리침해와 착취문제가 대두되었다. 국내 배경음악 제작사 중에 가장 큰 규모인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작곡가들에게 내부 오디션 식의 경쟁을 강요하면서 제출한 모든 곡을 저작권도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왔다. 작곡가들의 곡을 동의 없이 수집하고 사용한 것은 물론, 저작물의 수익조차 불투명하고 관리하기까지 했다. 자신의 곡이 방송에 사용되더라도 정작 방송에는 회사 이름만 나오고 작곡가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으며, 사용료의 60%를 회사가 가져가고, 그 마저도 오디션 제출곡까지 임의로 사용하면서 사용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상황까지 유례없는 불공정행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2016년에 이어졌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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