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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미묘한 감정의 선을 퉁긴다
“국악 어렵지 않아요!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2017년 01월 05일 (목) 23:36:48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왕이 이르기를, 여러 나라의 방언이 각각 다른 소리를 내니 어떻게 하나로 할 수 있겠는가. …위가 둥근 것은 하늘을 상징하고, 아래가 평평한 것은 땅을 상징하며, 가운데 빈 것은 천지와 사방을 본받고, 줄과 기둥은 열두 달에 비겼으니, 이는 곧 사람과 땅의 악기이다.” - [삼국사기] 권 32 악지(樂志)

차성경 기자 biblecar@

지난 12월 18일 오후 5시 서울돈화문국악당에는 가야금과 단소, 장구, 해금, 타악 등 이 어우러진 국악 소리가 신명나게 울려 퍼졌다. 우리 전통악기들이 만들어낸 소리가 경쾌하고, 이들의 아름다운 선율은 감성을 증가시켰다. 영혼을 울리는 음악을 통해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는 그 순간, 오직 소리로서 관객과 소통했고, 관객들은 심금을 울리는 소리에 박수를 보냈다. 조화와 균형의 미덕 속에서 연주자들의 실력과 기량을 맛볼 수 있는 무대였다. 유희정 가야금 연주자가 그려내는 음악의 풍경들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며 관객의 마음을 음악으로 물들였다. 이날 그는 ‘웃도드리’, ‘최옥삼류가야금산조’, 모음곡 ‘놀이터’, ‘안개 속 풍경’, 가야금과 해금을 위한 ‘금상화’ 등을 연주했다. 정악, 산조, 12현 창작곡, 25현창작곡으로 시대적변 화에 따른 음악들로 구성돼 전통음악에서 현대의 창작음악까지 가야금곡의 발전과정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 성공적으로 독주회를 마친 유희정 연주자는 “이렇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을 통해 우리가 하고 있는 국악이란 장르를 더 많이 알릴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다양한 무대를 관객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우리의 음악을 널리 공유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가야금 연주자 유희정
시대의 옷을 갈아입은 우리음악

우리는 길을 걸을 때, 밥을 먹을 때, 공부를 할 때 항상 음악을 듣는다. 이렇게 음악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국악인데, 왠지 나와는 거리가 멀 것만 같고 자주 듣지 않다 보니 어느새 국악이라는 것은 생소한 존재로 여겨졌다. ‘국악’, 즉 한국음악이란 한국에서 연주되는 모든 음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한국에 뿌리를 내린 음악, 또는 한국적 토양에서 나온 음악을 말한다. 시대적으로는 일제강점기, 1910년 이전부터 있었던 음악을 가리키며 판소리, 무용, 악기 연주 등 큰 의미의 한국 전통 예술을 말한다.

국악은 아악(雅樂)·당악(唐樂)·향악(鄕樂)을 모두 포함하고, 최근의 한국적 창작음악도 국악의 범주에 속한다. 오늘날 시대의 흐름에 맞춰 ‘퓨전국악’과 국악을 접목한 예술 문화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콘서트, 연극,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악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모색하고 있는 것. 유희정 가야금 연주자는 “국악은 결코 어렵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익숙하고 친근한 음악이다. 국악을 들을 때면 마치 고향에 온 것 마냥 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국악에 녹아있는 정서가 우리의 정서와 꼭 들어맞기 때문에 하늘이 내려주신 소명이라 생각하며 힘이 닿는 날까지 연주자의 삶을 사랑할 것이다”고 말했다.

가장 멋진 국악을 만나는 곳에서 탐스러운 음악을
지난 9월 1일 정식 개관한 서울돈화문국악당은 현대 도심 속에 자리 잡아 고풍스러운 외관에 곳곳에 현대적인 요소들이 녹아들어 있다. 서울시는 창덕궁 일대의 정체성을 고양시키기 위해 돈화문 맞은편에 위치한 주유소 부지를 매입해 국악당을 세웠다. ‘가장 멋진 국악을 만나는 곳’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돈화문국악당은 지상 1층, 지하 3층 규모로 지상에서는 고즈넉한 한옥의 아름다움과 소박한 전통 마당을 체험할 수 있다. 건축 음향(자연 음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140석으로 국악에 알맞은 음역을 객석으로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당장의 이윤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가운데, 유희정 연주자는 이곳에서 한국의 손꼽히는 연주자로서 국악의 얼을 전하는 것을 매우 기쁘게 여겼다. 그는 2012년 제21회 고령 전국우륵가야금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우륵대상 대통령상을 차지했고, 동아콩쿨대회에서 금상 등 국내 여러 대회에서 입상한 국악계의 재원이다. 가야금 하나로 전국 곳곳을 누비는 유희정은 가녀린 여성의 몸으로 가야금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우리 가락을 빚어낸다. “‘사람과 땅의 악기’라는 비범한 의미를 담고 태어난 가야금 소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 내 주변의 사람, 나아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야금의 진정한 맛을 알려주고 싶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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