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인류가 사용하는 문자 가운데 창제자와 창제년도가 명확히 밝혀진 몇 안 되는 문자다. 한글은 1443년 조선 제4대 임금 세종대왕이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는 이름으로 창제하고 1446년 반포한 우리의 글자다. 

황태일 기자 hti@

세계의 저명한 언어학자들은 과학성과 독창성, 합리성을 두루 갖춘 가장 우수한 문자로 한글을 손꼽는다. 세계 공용어라 불리는 영어의 알파벳은 26자로 이뤄져있고 한글은 자음(14자)과 모음(10자)을 합해 단 24자로 이뤄져 있지만 발음을 표기함에 있어 그 수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과 중국 등의 문자와 비교할 경우 일본은 300여개, 중국은 400여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는 반면 한글은 약 1만1000개의 발음을 적을 수 있다.

사물의 존재 의식을 문자추상화로 재구성

▲ 김정택 이사장

지호 김정택 화백은 한글의 우수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다.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9년 ‘미국 워싱턴 국회 의회도서관’의 초청으로 문자 추상화 작품인 <태몽: 태양을 삼키다>, <삼천리금수강산>을 소장 전시회를 하기도 했던 김 화백은 이를 계기로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중국과 일본, 러시아, 베트남, 프랑스, 미국, 독일 등지에서 극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Victor A. Sadovnichy 총장, 초대 모스코바박물관장 Andrey V. Smurov가 주체한 유라시아 학술회의와 강원대학, 중국산동공예예술대학 반노생 총장 초대 학술강의에 문자추상화의 개척과 한글 형상도의 이론 강의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중국의 습근평(習近平) 호금도(胡錦濤) 등이 등재된 진장판(珍藏版)에 등재되는 쾌거도 거두었다. 김정택 화백의 주요 작품 소재는 마음의 그릇과, 천마, 우주와 인간 등이다. 혁신적인 사물의 존재의식을 문자와 그림으로 변증법적인 실험으로 추구하며 자연현상을 사변적 조형미로 재구성하고 있는 그는 나무의 무늬와 고유색을 살려 전각을 형성하고 판화로 부조, 탁본, 삼조, 선조, 투조 등 다양한 표현방식을 이끌어내며 그의 마음과 정신을 오롯이 담아낸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문자추상화는 아름다움(美)을 울리며 있는 그대로의 현상과 세계(自然)를 재연해 고대 추상문자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형태를 추상화로 창조하는 사유 등을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김 화백은 사서의 역사와 천체의 학술을 연구하고 사물을 관찰 문자의 그림을 모색하는 도가의 정신으로 사물을 형상화하고 문자의 숨을 뜻을 사문자를 응용해 표출하는 등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독창적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정택 화백은 “문자추상화 작품은 영상과 작품을 통해 천체의 별들을 보면서 인간은 티끌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구 속에 인간이 살아가야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사람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동양의 사상적인 작품이다”고 설명한다. “한글은 사람의 형상 안에 있다”의미가 담긴 문자 추상화는 원방각(●■▲)과 천지인(天地人)의 원리로 사람의 형상 안에 한글이 있으며 특히 자음은 몸체에 있어 움직이고 활동적인 면에 있고 모음은 천지인의 원리로 얼굴 안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화백은 “작품 완성을 위해 긴 시간을 고뇌하며 뇌리를 스치는 글자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영생(永生)’이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이전부터 이어왔던 문자추상화 연구를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선행 연구 전무한 문자추상화 이론 연구

▲ 한글은 사람에 형상 안에 있다

최근 미국 시카코와 서울에서 <아름다운한글 문자추상전>이 개최되어 호평을 받았다. 미국의 권명원 서예작가와 한국의 김정택 작가의 초대전으로 진행된 전시회에서 두 작가는 한글문자를 아름다운그림으로 문자추상화한 작품을 선보여 관객들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전 몽골대학총장과 한글학회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최기호 박사는 축사를 통해 “김 화백은 문자추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여 한글의 아름다운 조형미를 여러 소재와 기법으로 표현하여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약하는 작가”로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문자추상화의 세계> 등 관련 서적을 출간하며 선행 연구가 전무한 문자추상화 이론의 연구를 거듭해온 김 화백은 최근 <문자추상 2권>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품마다에 작품 이해를 돕는 시를 더해 예술성을 가미한 <문자추상 2권>은 문자추상화의 역사, 각 문명의 문자 종류, 문자추상화 실기와 이론 등 관련 이론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김 화백은 최근 신진작가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해외 각국과의 문화 교류 행사를 진행하며 차별화된 작품을 선정하고 우수 작가를 초빙하는 것 역시 신진 작가 양성의 일환이다. 그는 “현재 세계 10여 개국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함은 물론 각국의 미술관 견학, 작가들과의 교류, 청년작가 발굴 등 문화교류를 통해 한국미술의 국제 인지도를 제고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외 거주하는 작가들에게 미술국제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매년 ‘한국 미술국제 공모대전’도 개최하고 있다. 김 화백은 “한국 미술국제 공모대전은 해외 참가 10여 개국의 작가들과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기회를 제공하고, 수상작품들을 해외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회를 마련함으로써 국내 작가들의 해외진출 교두보의 역할도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적인 예술교류를 통해 시각을 넓혀가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