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약 644만 헥타르(ha)로 전국토의 65%가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산림면적 비율로 보면 OECD 국가 중 핀란드(73%)와 스웨덴(69%), 일본(69%)에 이어 4번째를 차지하는 ‘산림 선진국’이다.

황태일 기자 hti@

그동안 수도권 인접지역에 집중됐던 귀농·귀촌이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증가로 청정임산물의 재배를 통해 고소득을 올리려는 전문 임업인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박행규 ㈜청산임산물영농조합법인(이하 청산임산)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임산업계에 새로운 수익모델 제시

▲ 박행규 대표

임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미래 산업으로 각광을 받으며, 산림의 이용방법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경남 산청군에 자리한 청산임산은 산림자원을 백분 활용한 산림복합경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곳이다. 고로쇠 묘목 연구, 산림복합경영, 묘목재배, 산마을 재배, 들메순 재배 등 임산업계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해온 청산임산은 현재 297,500㎡의 규모에 고로쇠나무 총 42,000여 그루 중 12,000그루에서 수액을 채취하여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으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더덕과 산양산삼, 산마늘 등을 포함한 매출액은 9억여 원에 육박한다.

국립산림과학원 명예연구관, (사)한국산림경영인협회 중앙회 부회장, (사)한국산양삼재배자협회장, (사)한국수액협회중앙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한국농촌경제연구소 중앙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박행규 대표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고로쇠와 산마늘이다. 고로쇠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생을 하며 특히 해발 300미터 이상 되는 고지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습하고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 계곡을 따라 군락을 이룬다.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이 풍부해 관절염, 위장질환, 신경통, 골다공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식수와 비교했을 때 칼슘은 약 40배, 마그네슘은 약 30배나 함유되어 있다. 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에서 유래된 고로쇠의 수액 채취는 이르면 2월 중순에서 시작하여 늦으면 4월 초까지 이루어진다. 일찍부터 고로쇠나무의 효능에 주목한 박 대표는 10여 년간 고로쇠 수액 사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좋은 고로쇠나무 묘목을 얻기 위해 캐나다, 일본, 핀란드 등 수액으로 유명한 곳은 모두 찾아다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는 우산고로쇠, 지리산고로쇠, 붉은 고로쇠, 왕 고로쇠 등 집적 묘목을 생산해 식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박행규 ㈜청산임산 대표는 “고로쇠나무는 다른 농업에 비해 투자비용이 많지 않고 기술이나 인력 면에서 비용이 절감되어 귀농사업에 적합다”면서 “7~8년 정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13년 차에는 투자비용 전액 회수가 가능하며 하층식물까지 포함하면 그 수익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고로쇠와 더불어 그가 주목한 것은 흔히 명이나물이라고 말하는 산마늘이다. 산마늘은 맛과 향이 독특하며, 노화방지와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울릉도 특산물이다. 고로쇠를 식재하고 남은 임야에 울릉도에서 직접 공수해온 산마늘 모종을 식재하여 산림복합경영을 이룸으로써 임야에 대한 활용도를 높였다. 산마늘을 식재한 땅의 면적은 4만평에 이르며 연간 생산량은 1톤에 육박할 만큼 산마늘 재배에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산마늘은 가격과 양적인 측면에서 수입산에 비해 불리하지만, 맛과 향이 뛰어난 순수 국산 산마늘이라는 이점을 이용해 이를 대량 생산·공급함으로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산마늘 재배를 희망하는 지역농가에 모종을 대량 생산·판매함과 동시에 경영지도를 함으로써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소득창출 위해 지속적인 노력 기울여
최근 산림을 이용해 소득도 얻고, 노후를 자연과 함께 건강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려는 임업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넘어 백합나무, 편백나무, 참나무 등 경제수와 밤, 고로쇠, 호두나무 등 유실수를 심고, 산채, 약초, 버섯 등을 재배해 다각도로 고소득을 올리는 ‘산림복합경영’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이는 박행규 대표가 그간 기울여 온 노력이 뒷받침 된 결과다. 우리나라 임산업의 초석을 다지는 자산이자 밑거름을 마련한 박행규 대표는 산림 소득증대와 임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일반 고로쇠나무가 10년 정도 지나야 수액을 채취할 수 있는 반면, 박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 개발 끝에 5년 후에도 수액 채취가 가능할 수 있도록 성장을 획기적으로 촉진시키는 성과도 거두었다.

또한 고로쇠나무를 대량으로 심은 후 나무 사이에 장뇌삼과 더덕, 산약초, 산마늘 등을 심는 산림복합경영을 시도해 농가소득 증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최근에는 들메나무순을 대량으로 재배하여 새로운 소득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림청 지정 신지식인 임업인 선정, 산림과학원의 명예연구관으로 위촉되어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한 바 있는 박행규 대표는 “앞으로 선진국의 웰빙 먹거리는 산에서 생산되는 고가의 무공해 임산물이 될 것”이라며 “특히 고로쇠 산업은 다른 어떤 임업보다 비전이 높은 미래산업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