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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밖의 경계를 가로지르다
2017년 01월 03일 (화) 00:17:40 신선영 전문기자 ssy@newsmaker.or.kr

조각가 김성응은 돌을 주요 소재로 한다. 돌에 구멍을 내서 안을 비워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비워 내고 비워 내길 올해로 십오 년째, 참된 자아를 찾아 가는 수도자의 묵상처럼 그의 작품에도 장인의 숨결이 배게 됐다. 그 누구도 보지 않았고, 그 누구도 만지지 않았던 돌의 내부를 묵묵히 파내려간 그다.

신선영 기자 ssy@

안과 밖
   
▲ 김성응 작가.
돌의 형태 그대로 안을 팠다. 그러기 위해 겉에 낸 구멍만 수백수천 개. 범상치 않은 아우라가 그의 작품에 관류해 있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비어있는 내부로 한없이 빨려 들어가다가도 그 너머로 시선이 확장되는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미학적 성취는 그가 어릴 적 겪은 자연에서 비롯된 거였다.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용문굴이라는 골짜기에서 얻었습니다. 어릴 때 본 용문굴은 멀리서 보면 큰 바위지만 그 사이에 구멍이 나있고 구멍에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환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 대학원 때부터 본격적으로 작업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그의 첫 작품 <안과 밖의 공간 2008(자연석)>이 만들어 졌다. 바다 내음을 머금은 자연석 그대로를 견지한 작품이었다. 작가는 천천히, 그리고 묵묵히 자연의 풍파를 견뎌낸 이 침묵의 돌에 구멍을 내어 숨통을 터줬다. 그렇게 우리 생활공간으로 들어온 <안과 밖의 공간(2008자연석)>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함께 호흡하고 있다.

“돌이라는 게 안이 꽉 막혀서 밖과 소통이 안 되는 소재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방에 구멍을 뚫고, 내부를 완전히 비워서 소통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현대사회의 풀리지 않는 많은 문제들을 소통으로 풀어보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많은 공력이 요구되지만 언젠가는 통하게 된다는 믿음이 근저에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에 온 사람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들이었다. 특히 지난 십일월 인사동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연 개인전이 그랬다. 대통령 탄핵 집회와 맞물려서 집회 참가자들이 많이 왔었는데 그들의 마음에 어느 정도 해소감을 안겨줬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관객과의 거리가 멀지 않다. 회화에 비해 비인기 장르인 조각이지만 그의 작품에 선 더 다가가게 되고 더 머무르게 되며 더 향유하게 된다.

   
▲ 안과 밖의 공간 2008(자연석), 광훈갤러리 전시 모습.

인체, 빛
이제껏 비정형이나 정형의 정돈된 형태를 보여줬다면 근래에는 주목할 만한 특징이 두 가지 더 생겼다. 첫 번째는 인체 조각이고, 두 번째는 빛의 개입이다. 머리와 팔다리를 생략한 토르소, 머리부터 가슴까지 나타낸 흉상, 신체 일부분만 나타낸 엄지손가락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엄지손가락이 남달라 보였다. 그 이유가 있었다.

“2007년 개인전을 준비하다가 엄지손가락이 잘려 나갔습니다. 다시 붙이기는 했지만 이후 세밀한 구상이나 인체 조각은 못 하게 됐습니다. 그만큼 조각가에게 엄지손가락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한때 조각을 포기할까 고민했을 정도로 아픔을 주었던 손가락이기에 제게는 의미가 있습니다.”

▲ (좌) 안과 밖의 공간 2016(토르소), 오석, 630x350x930mm, (우) 안과 밖의 공간 2016(손가락), 오석, 300x330x630mm.

작가는 이 손가락을 꼿꼿이 세워 생명력을 강하게 나타냈다. 절망을 희망으로 풀어간 의지에의 표의다. 이렇게 작품으로 탄생시킨 엄지손가락에 빛을 넣어 의미를 더했는데, 이 빛 또한 굉장히 극복적이다. 구멍들을 뚫고 사방으로 퍼지는 빛의 조화가 공간을 밝히면서 조각이 갖고 있는 정서 표현의 한계와 차가운 재질의 한계를 모두 극복시켰기 때문이다.

“저는 한계를 극복하는 시도를 계속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안과 밖의 공간 2016(거대흉상)>도 그렇습니다. 돌에 구멍을 내는 기존 방식이 아닌, 돌 판을 조각조각 붙여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크기의 한계와 무게의 한계로부터 벗어났습니다. 앞으로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미학으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 (좌) 안과 밖의 공간 2016(거대흉상), 현무암, 스테인레스 스틸, 2450x1450x2300mm.(우) 안과밖의 공간 2010, 검은 화강함, 1190x1190x1320mm.

이렇게 그의 작품은 대중에게 향해 있으며 대중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대외적으로는 아파트 공공조각으로도 작품이 알려져 있다. 서울 용강이편한아파트, 양주 자이아파트, 부평 레미안아파트, 남양주 현대힐스테이트 등에 설치돼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조각에 대한 접근을 높이고, 조각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해주고픈 그의 바람이다. 앞으로도 돌로써 더 많은 공감과 소통을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성응 작가는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큐브스페이스, 관훈갤러리, 인사아트센터에서 4회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중국연길시박물관, 홍콩만달린호텔 등에서 35회의 국내외 단체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2001구상조각대전과 2004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했으며, 2015대한민국미술대전 평론가상을 수상했다. NM

   
▲ 가족 유희, 가변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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