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역계획학은 땅과 그 위에서 일어나는 삶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땅과 인간, 땅을 매개로 하는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를 적절히 정립하고 계획, 관리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국가경쟁력을 제고하는 데에 있다.

▲ 임형백 교수는 “도시/지역계획학은 도시 뿐만 아니라 국토의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의 건설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도시/지역계획은 땅과 그 부속물을 다루기 위한 공학적 기술과 인간관계를 다루는 사회과학적 지식을 동시에 요구하는 종합 과학적 학문이다. 특히 지역계획은 도시 이외의 국토공간까지 포함하는 그보다 더 포괄적이고 광범위할 뿐 아니라 추상적이고 이론적이기도 한 분야로 전공자가 아닌 이에게는 낯선 분야다. 임형백 성결대학교 지역사회과학부 교수를 만나 지역/도시계획에 대해 들었다.

도시/지역계획학은 질 높은 삶의 공간 마련해주는 학문
임형백 교수는 “도시/지역계획학은 도시 뿐만 아니라 국토의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의 건설을 연구하는 분야”라며 “이 분야에는 대지의 효용증진과 공공시설 정비를 위한 토지구획정리사업, 기존의 도시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황폐해지는 것을 예방하고 도시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재개발 사업, 주택의 불량화를 해결하기 위한 주택재개발, 주택지 조성사업, 공업용지 조성사업,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지만) 세종시, 4대강 정비 사업 등이 해당된다”고 말했다. 도시 및 지역계획학에서는 지역계획과 개발에 필요한 지역정책학, 지역경제론, 입지이론, 지역정치경제학, 지역계획이론 등 재미있고 실사회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도시/지역계획이 학부과정에는 MIT, UCBerkley,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의 3개 대학에만 설립되었으며, 주립대학교에는 존재하지 않아 흔히 명문대학교의 대학원과정에만 존재한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체제를 모방하여 지난 1970년대에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이 설립되었으나 미국과 달리 여러 대학의 학부과정에도 학과가 개설되었다”면서 “또 미국의 경우 계획학(planning)이란 학위가 존재하지만 한국에는 계획학이라는 학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는 학교나 학과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학위가 수여되었고, 현재는 주로 경제학이나 행정학 학위를 수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지역계획은 인구계획, 산업계획, 주택계획, 환경계획, 재정계획, 교통계획, 도시기반계획, 경관계획, 조경계획, 녹지계획 등으로 세분화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도시/지역계획은 세분화로 인해 사회과학적인 성격과 공학적인 성격이 공존하는 응용종합학문으로 규정되며 그 학문적 영역과 전망은 매우 밝다. 임형백 교수는 “도시/지역계획학의 향후 진로는 대학교, 중앙정부기관, 지방정부, 경기개발연구원이나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등 광역자치단체연구소, 국토연구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공공기관을 비롯하여 금융권 부동산 관련 분야 등 다양하다”면서 “이러한 분야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이론과 계량모델 뿐 아니라 때로는 SAS, MATLAB, GIS 등의 다양한 응용프로그램의 활용까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 간 세종시 반대, 4대강 정비 반대, 통일 이후에 대비한 북한, 한반도, 동북아 개발, 통일 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시 및 지역의 개편 방향을 비롯하여, 최근 APEC으로 이슈가 된 두만강 개발, 대륙횡단철도 등을 다루며 주목을 받은 임형백 교수

그간 세종시 반대, 4대강 정비 반대, 통일 이후에 대비한 북한, 한반도, 동북아 개발, 통일 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도시 및 지역의 개편 방향을 비롯하여, 최근 APEC으로 이슈가 된 두만강 개발, 대륙횡단철도 등을 다루며 주목을 받은 임형백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 후 미국 남가주대학교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교환 교수를 거쳐 성결대학교 교수로 재임 중이다. 서울대학교 ROTC 총동문회 상임이사, 중앙인사위원회 출제 및 심의위원,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 서울대학교 총동창회 이사, 종합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부동산 칼럼리스트, 한국도시행정학회 편집위원, 한국지역개발학회 교재출판위원장, 한국아시아학회 편집위원장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임 교수. 엘리트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왔을 법한 그는 사실 지독한 노력파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토요일, 일요일, 방학 중에도 연구실에 나오며,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 시간들만 계산해도 임 교수는 남들보다 몇 달, 아니 몇 년 이상을 연구에 더 투자한 셈이다. 임교수는 능력부족으로 힘들 때도 많고, 그럴 때마다 연구실에 걸어놓은 ‘좌절금지’라는 그림을 바라본다고 한다. 그러한 결과 지난 2010년에는 연구실적 부문 최우수교수 표창을 받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항상 학생들에게 ‘호시우행(虎視牛行)’을 강조한다는 임형백 교수. 그는 후배들에게 “상대주의적 시각을 가지고, 나와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무엇인가를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한 창의적이 되어야 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학문적 지식을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이용하지 말고, 불의와 타협하고 곡학아세 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분야지만 무엇보다 그 일을 좋아하고 행복하게 연구하고 있는 임형백 교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냥 자신이 하는 일이 좋아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우리나라 도시/지역계획 분야의 미래를 고민하는 임 교수야 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혁신리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