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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감동은 끝나지 않았다”
149명의 한국선수단, 아름다운 ‘금빛’ 도전
2012년 09월 04일 (화) 02:44:57 신세영 기자 ssy@newsmaker.or.kr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2012 런던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런던올림픽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감동과 환희의 대축제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12일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다. 장애를 딛고 진정한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과 함께 장애인올림픽의 역사를 소개한다.

   
▲ 2012런던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선수단이 2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영식을 갖고 런던으로 출국하고 있다
척수장애, 절단 및 기타장애, 뇌성마비, 시각장애 등 몸은 불편하지만 스포츠를 향한 도전으로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 스포츠인들. 몸은 비록 불편할 지라도 스포츠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어느 누구 못지않다. 장애인올림픽이라 불리는 패럴림픽(Paralympic)은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개최국에서 올림픽 종료 후 2주일 내에 개최된다. 이 같은 개최 체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자리 잡았다. 제14회 런던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8월 29일 새벽 4시(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개막해 9월 9일까지 1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장애인올림픽은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감동의 스포츠 대축제로 이번 대회 슬로건인 ‘하나 되는 삶’(Live As One)은 세계는 하나이고 축제의 장을 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단은 지난 8월 24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출영식을 갖고 런던으로 향했다.

장애인올림픽의 시작은…
장애인올림픽은 1948년 하지마비 장애인 26명을 모아 양궁경기를 가진 것이 시초로, 영국 루드비히 구트만 박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척수장애를 입은 전역군인들을 위한 재활수단의 하나로 운동요법을 도입한 데서 시작됐다. 척수 장애 그 자체가 아니라, 부상을 잘못 다뤘던 치료방법 때문에 죽어가던 환자들을 움직이고, 운동하게 하던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의사나 간호사들은 척수 부상 환자들이 조만간 숨질 것으로 생각하고, 진정제를 놓는 것 외에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욕창이 생겨도 척수 장애인들은 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의료진들은 필요한 치료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독일계 유대인으로 영국으로 망명한 루드비히 구트만 박사가 1944년 영국 스트로크 맨드빌 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자들은 몇 달씩 침대에 누워 있기가 일쑤였고, 살이 썩거나 오줌 냄새가 나는 환자들을 의료진들은 외면했다. 구트만은 간호사들에게 환자들을 밤새 2시간마다 돌아 눕히도록 하고, 환자 자신들에게도 움직이고, 상체 근육을 단련시키거나 운동을 하게 했다. 처음에는 간호사들은 물론, 환자들로부터도 반발과 원성을 샀으나 마침내 환자들에게 목공예를 시키거나, 일터로 돌아가게 하는 데 성공했다. 구트만 박사는 휠체어를 탄 척수 장애 환자들이 병원 마당에서 지팡이를 거꾸로 들고 고무원반 치기를 하는 것을 보고 환자들에게 경기 정신이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환자들에게 활쏘기, 창던지기 경기를 벌이도록 했으며, 이는 장애인올림픽으로 이어졌다. 런던이 1948년 2차 대전 후 첫 올림픽 경기를 개최했을 때 스트로크 맨드빌 병원 마당에서 나란히 첫 장애인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1952년에 네덜란드 양궁팀이 참가함으로써 국제대회로 발전했다. 이후 국제대회로 발전하면서 196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제1회 로마장애인올림픽을 시작으로 4년마다 열리고 있다.

장애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은 누구?
   
▲ 197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회에서 장애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송신남(가운데) 선수
우리나라는 1968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제3회 텔아비브장애인올림픽 부터 선수단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한국 선수단은 다음 대회인 1972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종합순위 16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한국 장애인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은 휠체어탁구에 출전했던 송신남에게서 나왔다. 당시 탁구 휠체어부문(TT1) 단식에 출전한 송신남 선수는 상대 선수(프랑스)를 2대 0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회에서 송신남이 따낸 메달은 비장애인올림픽보다 4년 앞서 한국스포츠가 국제대회에서 따낸 영예의 첫 금메달이었다. 당시 장애인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이 나왔다는 소식에 고 박정희 대통령은 축전을 보냈고, 김포공항에는 카퍼레이드가 준비돼 있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회 이후 꾸준히 성장한 한국 장애인스포츠는 1988년 큰 도약을 맞는다. 서울장애인올림픽에서 개최국답게 금메달 40개, 은메달 35개, 동메달 19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7위로 장애인올림픽 참가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이후 급속한 성장세를 보인 우리나라는 지난 2008 베이징 장애인올림픽에서 종합 13위(금 10·은 8·동 13)를 하며 장애인스포츠 강국으로의 입지를 굳혔다.

한국, 베이징 이어 종합 13위 목표
   
▲ 런던장애인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민국선수단 입촌식
지난 8월 28, 29일 한용외 대한장애인체육회 부회장과 장애인육상의 간판스타 홍석만 선수가 장애인올림픽 발상지인 스토크맨더빌과 런던 코스에서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한국인이 패럴림픽 성화를 봉송하게 된 것은 2010 밴쿠버 장애인동계올림픽 때 장향숙 IPC(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 이후 두 번째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참가한다. 영화 ‘코리아’의 실제 주인공인 북한의 탁구선수 리분희(조선장애자체육협회 서기장)가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선수단장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지난 8월 26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에 위치한 장애인올림픽 선수촌에서 입촌식을 가졌다. 이날 입촌식에는 장춘배 선수단장을 비롯해 약 50여명의 선수단이 참여, 기존의 입촌식과는 다른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번 런던 장애인올림픽에는 165개국 7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20개 종목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게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양궁, 육상, 보치아 등 13개 경기종목의 149명(선수 88명, 임원 61명)의 선수단을 파견해 금메달 11개, 은메달 8개, 동메달 13개로 종합 13위를 목표로 세웠다. 우리 선수들은 지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때 금메달 10개(은 8개, 동 13개)로 종합 13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한국 선수단은 특히 탁구와 사격, 보치아, 양궁 등 각 종목별로 2~4개의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중 수영의 이인국, 조원상, 정양묵과 탁구 남자 단식의 손병준이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장애인사격 2연패 노리는 이윤리
   
▲ 사격 국가대표 이윤리 선수는 지난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 이어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2연패를 노린다
런던장애인올림픽 첫 메달 수확의 기대주는 대회 이틀째인 8월 30일 여자 SH1 R2 공기소총입사에 출전하는 장애인 사격의 간판스타 이윤리 선수다. 지난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 50m 소총 3자세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던 이윤리 선수는 이 부문에서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자랑한다. 그녀는 2010 세계선수권대회,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2011 호주월드컵 사격대회를 석권하며 명실상부 ‘세계최강’의 자리에 올랐다. 지난 6월에는 임실군수기 사격대회 10 공기소총 입사에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윤리 선수는 지난 1996년 사고를 당한 뒤 재활과 더불어 4년 정도 탁구를 하다가 종목을 바꿔 지난 2006년 지인의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2006년 1월 대전 보훈병원 사격장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하려는 이윤리 선수를 지도해준 특전사 저격수 출신의 이춘희 씨는 그녀와 인연이 닿아 결혼에 골인했다. 장애인사격대표팀의 이연국 감독은 “이윤리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근육 경직이 많은 선수인데, 여기에 와서는 근육경직이 없었다. 느낌이 좋다”며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대한민국 장애인사격대표팀은 이윤리 선수 외에도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이지석,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아쉬운 은메달에 그쳤던 이주희 등 쟁쟁한 메달 후보들이 건재해 금메달 3개 이상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 역사상 최초 출전, 펜싱 김선미
   
▲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 휠체어펜싱 김선미 선수
한국 휠체어펜싱 역사상 최초로 여자선수가 장애인올림픽 휠체어펜싱에 출전하는 김선미 선수. 올해 24세의 그녀는 지난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펜싱 여자 개인 에페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선미가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한국휠체어펜싱대표팀은 총 8명이으며, 그녀는 메달 획득이 유력한 선배들에 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한 때 스튜어디스를 꿈꿨던 김선미 선수는 중학교 3학년때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게 됐다. 힘든 시간을 보내던 김선미 선수는 재활 중이던 병원에서 휠체어펜싱 이유미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그녀는 본격적으로 펜싱훈련에 돌입, 피나는 노력 끝에 2010 광저우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해 에페 개인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김선미는 "다른 선수들은 팀 동료들과 함께 있기 때문에 혼자인 나는 상대 선수단을 보고 기가 죽을 것 같아 걱정이다. 그럴 경우를 대비해 속으로 마인드컨트롤하는 법을 익히고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이번 런던장애인올림픽 여자 휠체어 펜싱 에페 부문에 출전하는 김선미 선수. 그녀가 2012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첫 출전이라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어떤 모습으로 한국장애인스포츠의 역사를 장식할지 그녀의 활약에 기대된다.

장애인수영 기대주 이인국
한국 장애인 수영 대표선수들이 박태환이 놓친 금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로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임한다. 장애인수영 대표선수는 모두 9명으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세웠다.이전까지 패럴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이 나온 적이 없어 런던 대회를 앞둔 각오는 남다르다. 특히, 이번 대회 최연소 국가대표인 이인국 선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 1995년생인 이인국 선수는 현재 고등학생으로 다른 또래 선수들보다 뛰어난 체격조건을 갖춘 우리나라 장애인 수 영 유명주다. 수영 국가대표로 뒤늦게 합류한 이인국은 이번 대회를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에 매진해 왔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수영을 시작해 지난 2011년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해 국가대표로서의 재능을 보였다. 지적장애를 딛고 당당히 수영선수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 그는 최연소 국가대표로 첫 출전하는 장애인올림픽대회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각오다.

장애인사이클 간판, 진용식
   
▲ 사이클 진용식 선수
2008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 개인독주 3,000m와 개인 추발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던 한국장애인사이클의 ‘간판’ 진용식 선수.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서 딴 금메달 이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고 있는 그가 이번 런던장애인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노린다. 진용식 선수는 지난  2000년 시드니장애인올림픽에서 사이클 20km 경기 도중 자전거에서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임해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 장애인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진용식 선수는 시드니장애인올림픽 사이클 5km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는 “메달에 큰 욕심을 두고 대회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이번 대회가 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끝까지 목표한 바까지 도전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특히, 진용식 선수는 친형 진용철 코치의 든든한 지원 아래 최상의 컨디션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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