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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교과서 대란’ 현실화 되나
‘최순실 게이트’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제동 걸려
2016년 12월 06일 (화) 01:21:54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순실 게이트’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강행했던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에 내년 초 ‘교과서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1월6일 성명서를 통해 “대통령의 개인사적 배경에 최순실 일가의 내력 등이 우리 역사를 규정하려는 중요 기준이 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일부 역사 관련 학회와 시민단체들도 국정 역사교과서를 ‘최순실 교과서’로 규정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국정화 반대 성명 발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11월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금이라도 국정화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며, 이를 계기로 민심을 수습하고 헌정질서를 바로 세워 국정쇄신의 기회로 삼아달라”고 촉구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최근 사태를 바라보는 심정은 참담함을 넘어 공황 상태에 이르고 있고,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이 국가적 현실을 바라보면서 받았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서울교육의 안정성을 어찌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면서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그 자체로 비교육적이고, 공교육 발전의 발목을 잡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국가가 정한 지식만을 가르치려는 국정교과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교육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획일화된 지식을 가르쳐 정답만을 찾게 하는 교육은 시대에 걸맞지 않고, 이는 곧 학생과 학부모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의지로 추진된 국정화 정책은 그 과정은 물론 내용에서도 위헌적”이라며 “헌법 제1조 국민주권의 원칙, 제31조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원칙은 물론, 학생, 교사, 학부모의 기본권까지 침해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역사는 본질적으로 논쟁적이기 때문에 역사교육 역시 논쟁성을 살리는 수업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이에 전적으로 반하는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을 메마른 방식의 ‘정답찾기’로 내몰 것”이라며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향된 교과서, 획일적 기준을 강요하는 국정 교과서로는 올바른 역사 교육이 이뤄질 수 없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밝힐 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개인사적 배경, 거기에 더해 최순실 일가의 내력 등이 우리 역사를 규정하려는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은 아닌지, 결과적으로 ‘친일’과 ‘독재’에 대한 관대함을 역사교육의 바탕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으로서 ‘정치적으로 불온한 것’으로 판명나고 있는 국정 교과서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뼈저린 고민을 한다”며 “우리의 정치가, 국가가, 정부가, 그리고 교육이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온 국민이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진보성향의 시·도교육감도 국정화 정책 철회 요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필두로 그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온 진보 성향의 시·도교육감들도 국정화 정책의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중이다. 이들은 국정 역사교과서가 발간되더라도 별도의 대안교과서를 통해 역사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지난 11월2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를 극도로 불신하고 있고 정부에서 결정하고 추진하는 많은 정책을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그렇기 때문에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도 그대로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장 교육감은 “국정교과서 집필을 중단하고 국정화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 정부에 대한 불신과 반발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면서 교육적 손실을 줄이는 가장 올바른 판단이라고 믿는다”고 피력했다. 지난 11월3일에는 경기도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박근혜 정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작업을 즉각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지난 11월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최우선적으로 중단되어야 한다”며 “만약 강행한다면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 공개 후에 도 교육청의 방침을 표명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 시안이 나오면 현재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집필진을 중심으로 3~4일내에 검토를 거쳐 위원장이 총론적 의견을, 각론 부문은 시대별 대표 교수들이 발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육감은 역사교과서와 상관없이 보조교재 작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국정 역사교과서 철회와 상관없이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작업은 계속 추진하겠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아이러니하게도 학생들의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진보성향의 각 시·도교육청은 이미 내년에 발행될 국정 역사교과서의 편향성을 보완하기 위한 별도의 보조교재 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교육청은 ‘다양한 해석과 토론이 가능한 역사교육’이라는 취지 아래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등이 집필하는 토론수업용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3종을 제작하고 있다. 세종과 강원, 광주, 전북 등 4개 시도교육청은 공동으로 역사교과서 보조교재 개발을 추진, 올 연말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내년 보완 과정을 거쳐 2018년 2월 학교 현장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성명 통해 국정화 중단 촉구
최근 주도적으로 국정교과서를 추진했던 김상률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최씨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차은택씨의 외삼촌으로 밝혀지면서 국정화 반대 여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지난 11월7일 성명을 통해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금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역사교사모임을 비롯해 전국 19개 역사교사모임 연합체인 전국역사교사모임은 “교과서 내용 여부를 떠나 국정 역사교과서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며 “우리 역사교사들은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부정하는 잘못된 교육정책에 분연히 맞설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우리 역사교사들은 그 동안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하여 밝혔었고, 국정 교과서가 나온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광범위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국정 교과서를 폐기하는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교육부 장관의 결심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그것을 중단해도, 학교 현장에 어떤 혼란도 오지 않는다. 교과용 도서의 다원화와 다양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여 더 이상 정치 세력에 의해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했다. 앞서 역사문제연구소와 한국사학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역사학계 47개 학회 및 단체도 지난 11월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현 시국에 대한 역사학계의 요구’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지금까지의 일방적 정책들은 결국 정상적인 국정운영의 결과가 아니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역사교육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근혜 정권은 국정화 고시를 철회하라”면서 “국정 농단 관련 사안 역시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을 물으라”고 촉구했다.

지난 10월28일에는 역사 연구자들의 모임인 ‘만인만색 연구자 네트워크’가 성명서를 통해 “국정교과서가 ‘최순실 교과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역사교육의 공공성을 저해하고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폐기하는 국정화를 저지하겠다”고 피력했다. 교육시민단체인 교육희망네트워크도 지난 10월31일 “비선 정치로 민주공화국의 현재 역사를 파탄시킨 세력이 과거 역사를 장악하려고 쓰는 역사교과서를 ‘순실왕조실록’으로 부를 것”이라며 무효화를 촉구했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정부 스스로 얘기했듯 봉건시대에도 있어선 안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국정 교과서가 더 이상 진행되어선 안되며 만들어졌더라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장은 “전국민적 반대에도 박 정권이 국정 교과서를 밀어붙였던 이유가 종교적 이유였다는 데 경악했다”며 “철회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국민에 의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정 교과서 집필진에 보수 인사 다수 포함
지난 11월7일 484개 교육·시민단체로 구성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5월부터 학계와 역사교사 등을 통해 받은 제보를 바탕으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편참심의위원으로 추정되는 인사 9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명단에는 보수적 입장을 취한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우편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 또는 편찬심의위원은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공식 확인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와 심의위원으로 공개된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외에 박모(74) K대 명예교수, 서모(67) D대 교수, 손모(64) K대 교수, 윤모(62) D대 교수, 이모(65) K대 교수, 한모(61) K대 교수, 허모(76) S대 명예교수 등 7명이 집필진에, 강모(52) M대 교수, 허모(56) K대 교수 등 2명이 심의위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권 한국사국정화저지네트워크 대표는 “(집필진·편참심의위원들의) 평소 발언이라든지, 행동으로 볼 때 개연성은 높다고 추측하고 있다”면서 “(사실일 경우 지나치게 편향성과 보수성이 드러나서 역사교과서의 적합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집필진 및 심의위원으로 추정되는 인사 9명은)국정화 논란 당시 국정 교과서 집필진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히거나 국편의 편찬위원으로 활동해왔다”며 “(국정 교과서)집필진이 아니라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상권 대표는 “리스트의 인물들이 집필진이나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다고 보고 있다”며 “학계 대부분이 반대한 국정화 과정에 참가한 게 떳떳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이라도 자신이 집필진임을 공개해 학자로서의 양심과 명예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지난 11월2일 성명를 내고 “국정교과서를 주도한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이 차은택씨의 외삼촌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정교과서 추진에도 최씨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교육부 장관 이름으로 고시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지금이라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부 “보류나 철회 사실상 어려워”
당초 교육부는 지난 11월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검토 본을 공개한 후 의견수렴과 심의·보완을 거쳐 내년 1월 말 최종본을 완성하고 2월에 전국 중·고교에 배포한다는 계획이었다. ‘2015교육과정’에 따른 것으로 내년에 중·고교 1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국정 역사교과서로 배우고, 2·3학년은 기존 검정 역사교과서로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와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11월3일, 김병준 전 국무총리 내정자도 기자간담회에서 11월28일 현장검토본 발표를 앞둔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병준 전 내정자는 “교과서의 국정화가 우리 사회에 합당한 것인가, 지속될 수 있는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제 생각은 아직 전혀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토요일(10월 29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경제 사회 분야를 맡겨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이 “정확한 표현은 생각이 안 나지만 동의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지금에 와서 교과서를 다시 검정 시스템으로 채택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 작업을 중단하고 검정으로 회귀한다면 최소 3개월이 필요하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관련 고시는 장관 결제로 ‘수정→행정예고(최소 20일)→최종 확정 후 관보게재’ 절차를 거쳐야만 효력을 가진다. 상위개념인 교육과정을 먼저 개정한 이후에 교과서 고시를 수정해야 하므로 행정절차를 마치는 데만 최소 한 달 반 넘게 걸린다. 또 학교별로 교과서 선정 및 주문과정을 밟아야 하고, 출판사 수정·보완 및 인쇄작업도 해야 한다.

만약 11월 이후 국정 역사교과서 발행을 중단하고 검정 교과서로 전환하기로 하면 최악에는 내년 중·고교 신입생들이 역사교과서 없이 새학기를 맞을 수도 있다. 실제 다른 과목의 검정교과서들 경우 현재 대부분 출판사가 수정·보완하는 단계이고, 일부 과목은 벌써 인쇄를 시작했다. 현재 교육부는 국정교과서가 대통령 주도로 추진한 정책인 만큼 스스로 강행 혹은 철회를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스스로 국정교과서를 철회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은 거의 완성된 상태이고 28일 공개하기로 한 만큼 지금 보류하거나 철회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1월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이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국민은 이를 ‘최순실 교과서’, ‘최순실 왕조실록’으로 부른다”고 지적하자 “저희가 만들 교과서는 역사에 오점을 남길 교과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 역사교과서는 진행과정을 보면 ‘순실교과서’ 아니냐”고 질문한 데 대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특별한 대통령을 위한 일이 아니다”며 “국정교과서는 국민 통합에 목적이 있는 것이지 새로운 분열을 야기하려는 것은 아님을 알아달라”고 답했다. 또 김광수 의원이 “아이들이 교과서를 2017~2018년 ‘리미티드 에디션’'이라며 ‘박근혜 키즈’라고 한다더라”고 말한데 대해서는 “역사교과서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 적 없는 내용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국정 역사교과서의 백지화 절차 공론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가 추진 동력을 잃으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백지화 절차가 공론화되는 중이다. 진보성향의 시·도교육감은 물론, 한국사연구회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47개 역사 관련 단체,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 등도 지난 11월 초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을 한 상태다. 그러나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관계자는 “예정대로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할 것”이라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공개적인 국정교과서 반대 입장에도 “개인 신분으로 밝힌 소신일 뿐”이라며 “집필이 다 된 교과서를 지금 와서 뒤집을 수 없고, 그러기엔 새 학기까지 시간도 촉박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백지화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2017학년도 중·고교 신입생부터 국정교과서를 쓰도록 한 근거는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부칙에 담겨 있다. 이 조항을 수정해 새로 고시하면 일선 학교에서는 원래 사용하던 역사 검정교과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미래엔 출판사의 검정교과서 저자인 조왕호 대일고 교사는 “각 시도교육청에서 공문을 내려 보내 학교에서 필요한 교과서 부수를 제출하면 교과서협회에서 이를 수합해 각 출판사에 알려 찍어낸 뒤 배포한다”며 “현장에서 주문 받는 시간 7일,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시간 10~14일, 학교 배포 10일 정도로 감안하면 새 학기 시작 전인 2월까지 시간 여유가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교육과정 수정 고시와 같은 기간 및 절차를 거쳐 교과서 구분고시 수정(국정화 철회 명시)을 하는 국정화 철회 방법도 거론된다. 다만 이렇게 되면 새로운 검정교과서를 개발할 기간(2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행 역사교과서 적용 연도를 2019학년도로 연장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이번이 교육부가 국정교과서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태헌 고려대 사학과 교수(한국사연구회 회장)는 “국가적 낭비를 피하려면 교육부가 정상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며 “1년 동안 검정 교과서를 쓰면서 정상적 의견 수렴 절차를 다시 밟아 국정화 여부를 판단해야 학교 현장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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