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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
유엔 총회, 시리아 정부 규탄하는 결의안 통과
2012년 09월 04일 (화) 01:49:48 안상호 기자 press83@newsmaker.or.kr

지난 8월 3일 193개국으로 구성된 유엔총회는 지난 8월 3일 시리아 정부를 규탄하고 정치적 전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유엔총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마련한 결의안을 찬성 133, 반대 12, 기권 31로 승인했다.

유엔총회에서 통과된 이번 결의안은 시리아 폭력사태 악화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함과 동시에 안보리의 무력한 대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엔총회는 결의안을 이행할 법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하면 윤리적, 상징적인 힘을 지닌다. 지난 8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프랑스 제라르 아로 유엔주재 대사는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면서도 안보리가 유엔총회 방식대로 나서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는 막혀 있다.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한편 바샤르 자파리 유엔주재 시리아 대사는 “이번 회의는 카타르 나시르 압둘라지즈 알 나세르 유엔총회 의장이 조직한 또 하나의 무대였다”며 “이번 결의안으로 시리아가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국가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져
최근 시리아 내전이 중동지역의 패권을 둘러싼 서방국가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시리아내 시리아 정부의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망명하면서 붕괴 위기에 직면한 아사드 정권은 이란의 지원을 바탕으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8월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란이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의 주요 동맹국인 이란의 사에드 잘릴리 국가안보위원회 의장과 만나는 모습이 시리아의 국영TV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아사드 대통령의 방송 출연은 2주 만에 처음으로, 전날 리아드 하자브 시리아 총리의 망명으로 정권 붕괴설에 직면하자 동맹국인 이란의 안보 관계자를 대동해 정권의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의 자릴리 의장도 이 자리에서 “시리아가 핵심인 ‘저항의 축’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아사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다. 자릴린 의장이 언급한 ‘저항의 축’은 이란과 시리아의 반이스라엘 동맹을 의미한다. 현재 이란은 이슬람의 분파인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고, 시리아 정권도 시아파가 주축이다. 두 정권은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수개월간 전쟁을 벌인 리비아의 시아파 전투부대인 헤즈볼라를 지원했다. 반면 수니파가 정권을 잡은 아랍국가들은 미국 등 서방세계와 공조해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덕분에 시리아내 반정부 시위가 미국 등 서방세계와 동맹을 맺은 수니파 이슬람 국가와 러시아와 중국의 비호를 받는 시아파 이슬람 국가의 대결 양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아사드 정권이 다른 중동의 독재국가처럼 단기간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란의 파르스 통신은 자릴린 의장이 아사드 대통령에게 이란이 시리아에게 인도적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8월 7일 방송을 통해 아사드 대통령은 “정권에 대항하는 반군을 분쇄하겠다”며 “시리아 국민과 정부는 이 나라에서 테러리스트들을 깨끗이 몰아내고 일시적 중단 없이 그들과 싸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랍의 봄 혁명의 여파로 시작된 시리아 내의 반정부 시위가 미국 등 서방 세계와 뜻을 같이하는 수니파 이슬람 국가와 러시아·중국의 비호를 받는 시아파 이슬람 국가의 국제적 대결 양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내전으로 시리아 떠난 난민 15만명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과 경제 중심지 알레포 등에서 8월 10일에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지속, 사상자가 속출했다. 정부군에 밀려 알레포의 거점 살라헤딘에서 철수한 반군은 전열을 정비하고 게릴라전을 펼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반군의 호삼 아부 모하메드 사령관은 AFP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살라헤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이 철수한 가운데 소수 병력이 알레포 서남부 살라헤딘에서 교전을 지속 중”이라고 밝혔다. 반군은 2주간 지속한 정부군과 격렬한 교전으로 탄약이 고갈된 상태라고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둘 라흐만 소장이 전했다. 정부군은 8월 10일 살라헤딘은 물론 동부 사크후르, 하나노 구역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알레포에서 민간인 15명을 포함해 27명이 숨졌으며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 107명, 반군 45명, 정부군 39명 등 최소 191명이 사망했다. 정부군이 반군을 완전히 몰아냈다고 선포한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에서도 반군 일부가 남아 정부군과 게릴라전을 벌이는 등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알레포에서는 메트리스, 냉장고, 장난감 등을 차량에 싣고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의 긴 행렬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유엔 난민기구는 내전의 포화를 피해 시리아를 떠나 등록을 마쳤거나 진행 중인 난민이 15만명이며 국내 난민도 150만명 가까이 달한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터키가 5만227명으로 파악됐고,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도 각각 4만5천869명, 3만6천841명, 1만3천587명으로 집계됐다. 아드리안 에드워드 유엔 난민기구 대변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아직 등록하지 않은 난민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요르단 내 시리아 난민은 이미 14만명을 넘어서는 등 시리아 사태 발발 이후 집을 떠나 국경을 넘어간 난민은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엔 국내난민 인권 특별보고관 찰로카 베야니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집을 떠나 국내에서 떠도는 시리아 국내난민(IDPs)도 무려 15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시리아 반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에 통신장비와 의료장비, 의약품 등 500만파운드(약 88억원) 규모의 물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가 그동안 시리아에 지원한 금액은 1천840만파운드(약 324억원)에 달한다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미국도 아사드 정권을 겨냥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터키로 향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수행 중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아사드의 퇴진을 앞당기기 위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는 아사드의 측근 세력인 ‘이너서클’과 모든 각료는 물론,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이란인까지 겨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리아 난민을 위한 추가 인도적 지원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550만달러 상당의 지원이 추가로 이뤄지면 지난 17개월간 미국이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지원 금액은 모두 8천200만달러(약 927억원)에 달하게 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美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시리아 사태 해결에 나서
시리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 교섭이 막힘에 따라 미국 정부는 시리아 문제의 정치적 해결에의 기대를 접고 반군들이 정부를 전복시키도록 돕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어떠한 군사 개입도 피한 채 반군들을 간접적으로 지지하는 복잡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 측에서는 잡다한 반군들의 연합 공격으로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정규군이 사기를 잃게 돼 커다란 유혈사태 없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사태에 대한 분석가들은 미국의 바람이 사실상 실현되기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반군이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등지에서 공세를 퍼붓고 리아드 히잡 시리아 수상을 비롯해 아사드 정부의 고위층들이 이탈하고 있어도 아직 정권이 무너지기에는 요원하다는 것. 그러나 토미 비에토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들어 많은 인사들이 망명한 것은 아사드가 시리아의 통제권을 잃었다는 반증으로 주도권은 반군과 민중들의 손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대변인도 “시리아 정부는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 반군들의 활략은 군사전분가들의 예상을 넘어섰다. 폭격기들의 혹심한 폭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2주일이나 정부군의 공격을 버텨냈으며 심지어 도심으로 진출하고 있는 형세다. 반군들은 정부군이 수복했다는 다마스쿠스 중심부에서도 게릴라전 같은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미국정부는 전쟁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코피 아난 특사가 중재임무를 포기하고 반군들의 공세가 가열되자 미국의 시각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휴전이 성립과 아사드 정권의 퇴진이 미국의 희망이었으나 이제는 반군들이 승전으로 아사드 대통령을 내쫓거나 군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아사드 대통령의 부하들이 그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그를 물러나게 하는 방향으로 기대치가 달라지고 있는 것. 이런 추세에 따라 미국은 인도적 지원을 7400만 달러로, 통신장비 원조금을 2500만 달러로 늘였으며 미국에서 반군을 위한 모금의 제약도 완화했다. 미국은 또한 지난 6월 제네바에서 반군측과 정부측이 참가하는 과도정부를 지지했으나 최근에는 반군과 아사드의 핵심세력이 아닌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정부 인사’들로만 구성되는 과도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수정함으로써 아사드 정권의 완전한 퇴진을 요구했다. 벤트렐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 국민들이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8월 11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터키와 실무 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교장관과 시리아 문제를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시리아 반군 지원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실무 그룹 구성은 시리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을 알리는 서막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과 터키 양국은 시리아 사태 내내 긴밀히 협조해왔지만 이제는 정말 구체적인 일에 착수해야 한다”며 “"양국 정보당국과 군은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책임과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 그룹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시리아 반군 지원과 난민 문제,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학 무기의 잠재적 위협 등을 다룰 방침이다. 클린턴 장관은 실무 그룹이 검토 중인 사안에 비행 금지 구역 설정도 포함돼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는 데 다부토울루 장관과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시리아 사태가 계속된 지난 17개월 동안 군사 개입을 꺼려왔다. 하지만 최근 헬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정부군의 반군 진압으로 희생자와 난민이 급증하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리아 반군은 지난 8월 15일(현지시간)유럽 동맹국가들이 계속해서 지원을 회피하면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손을 잡겠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의하면 시리아 알레포에서 반군의 지휘를 맡고 있는 아부 아마르는 이날 “우리는 알 카에다를 내전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지만 아무도 우리를 도우려 하지 않으면 그들과 동맹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마르 반군 지휘자는 “알 카에다가 시리아에 온다면,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3달 이내에 도시전체를 장악해 자신들의 기지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17개월간 치열한 교전을 벌여온 시리아의 반군세력은 국제 사회에 비행금지구역과 보안구역 설정, 군사적 개입 등 지원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국제사회 내 계속되는 대립으로 인해 결단과정이 지체되고 유엔(UN)과 아랍연맹의 공동특사인 코피 아난이 사임하며 사태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전력상 상대 우위인 정부군이 강세를 보이자 반군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하며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르 반군 지휘자는 “우리가 시리아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탱크, 전투기, 로켓 등 각종 화학무기를 갖추고 있으나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가 이기도록 신에게 빌 뿐”이라고 말해 지원이 절실함을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반격을 하거나 적어도 스스로를 방어할 정도의 무기 지원을 원한다. 시리아 국민들은 아직 유럽국가들에 호의적이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유럽 또한 증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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