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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보보호협정 밀실처리 논란
대외전략기획관실·외교부 협의로 비공개 결정
2012년 08월 01일 (수) 18:22:11 안상호 기자 press83@newsmaker.or.kr

지난 7월 6일 청와대는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밀실처리’가 지난 6월 말까지 절차를 완료한다는 한일 양국 간 실무합의 내용을 무리하게 지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한일 정보보호협정 처리과정에 대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처리 과정은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통상부가 함께 주도했다”고 밝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통상부가 6월 중 서명 처리하고 그 사실에 대해서 양국 내 절차 완료시점까지 비공개로 하자고 한 한일간 실무합의를 지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면서 “국무회의에 즉석안건으로 상정하고 이 결과를 비공개로 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6월 말 절차 완료 목표로 서두른 것이 화근
   
▲ 대한항공은 최근 일본 아오모리현 미자와 미군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 주 착륙 장치(Main Landing Gear) 연결 구조물 정비 사업을 완료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 처리과정은 이를 처리한 일부 관련자들의 안이한 판단이 부른 결과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6일 청와대가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무회의 안건으로 정보협정을 올리는 과정에서 양국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정무적 판단이 부족했고, 사전 및 사후에 제대로 보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처음부터 ‘6월 말 절차 완료’라는 목표를 세우고 서두른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정상적 절차라면 6월21일 차관회의를 거쳐야 했지만 일본 측의 문안 관련 최종 회신이 21일에야 도착했고, 법제처의 심의 결과도 6월 22일에야 나왔다. 국무회의가 열렸던 6월 22일이 돼서야 협정의 문안이 완성된 것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6월 말까지 협정을 최종 완료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차관회의 상정이 불가능해졌고, 국무회의에 직접 올리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통상부가 수차례 협의를 거쳐 생각해 낸 게 ‘즉석 안건’ 상정이었다. 협정 관련 긴급한 사안인 경우 처리하는 전례를 따른 것이다. 앞서 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부는 일본 측과 6월 29일 정보협정 서명 사실을 공개하고 그전까지는 비공개로 진행키로 했다고 전해졌다. 6월 29일 각의를 비롯한 국내 절차가 마무리되는 일본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한일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고, 절차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협정을 다급하고, 은밀하게 추진하다 보니 문제점을 제대로 제어할 수 없었을 뿐더러 상관에게도 제대로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순방 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처리된다”는 수준의 보고만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변인은 “차관회의가 생략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외교부에서 일을 맡은 조세영 동북아국장은 외교부 1차관에게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처리되는 부분에 대해 상세히 보고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국무회의를 주재한 김황식 국무총리에게도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 결국 한일 정보보호협정을 시한 내에 처리하려다 보니 국회와 언론 등 국민에게 협정의 성격과 국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전 설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박 대변인은 “급박하게 상정할 게 아니라 일본과 협의해서 다음 차관회의에 상정하는 게 바람직했다”면서 “또 외교 관례를 들어 일본의 국내 절차 완료 때까지 비공개로 할 게 아니라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했다”고 말했다.

밀실 한일 군사정보보협정 체결의 배경
정부가 밀실처리를 하면서까지 일본과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에 매달린 이유는 일본이 보유한 북한 지도부와 군부 핵심에 대한 인물정보 확보가 우선시된 것이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배경에는 군사위성과 조기경보통제기를 이용한 일본의 대북 감시·정찰자료보다는 인물정보와 군사기밀자료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여기에는 1970∼80년대 활발히 움직였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내부의 대북 정보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과 군사정보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반도에 돌발상황이나 급변사태가 생길 경우 한일 간 공조체제 구축이 어렵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2010년 3월과 11월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겪은 국방부가 그해 12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북한군이 전범행위를 저질렀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부자에 대해 사법적 처벌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하지만 우리 정부와 네덜란드 정부 간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당시 군이 확보한 군사기밀을 제공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유엔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군의 입장에선 일본과의 정보협정이 체결되지 않는다면 유사시 이러한 상황이 재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판단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기관 출신의 한 전문가는 “일본이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총련을 통해 북한 관련 고급 인적정보(Humint)를 얻었다”면서 “하지만 북 핵실험 이후 북-일관계가 완전히 단절되면서 현재는 한국보다 북한 내부에 대한 정보수준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일본이 탈북자를 통해 얻은 한국의 북한 인적정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월 한일 정보보호협정안에 이미 가서명해 놓고도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 신경수 국제정책차장(육군 준장)과 일본 외무성 오노 게이이치 북동아과장이 협상대표 자격으로 4월 23일 도쿄에서 협정안에 가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협정문을 두 달 전에 확정해 놓고도 국회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아 애초 비공개로 추진할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독소 조항 가득했던 한일 정보보호협정문
   
▲ 한일군사협정설문
‘한일 군사비밀정보 보호에 관한 협정’ 전문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협정문에는 안보상 보호가 필요한 방위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군사기밀정보’라는 이름으로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어 ‘초보적 수준의 정보보호 협정’이라는 정부 측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또 한국이 제공한 군사정보에 대한 사후 통제가 전적으로 일본에 부여돼 있고, 정보의 유출 및 훼손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일본 허락 없이 시설을 방문할 수 없는 등 논란이 될 만한 조항도 상당 부문 포함돼 있었다. 지난 7월 2일 민주통합당 임내현 의원실이 입수한 ‘대한민국 정부와 일본국 정부 간의 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문’에 따르면 1조 목적과 2조 정의 부분에는 방위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서로 제공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협정문 2조에서는 ‘군사기밀정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나 일본국 정부의 권한 있는 당국에 의하여 또는 이들 당국의 사용을 위하여 생산되거나 이들 당국이 보유하는 것으로, 각 당사자의 국가안보 이익상 보호가 필요한 방위 관련 모든 정보를 말한다”고 규정했다. 이 같은 군사기밀정보는 “구두, 영상, 전자, 자기 또는 문서의 형태이거나 장비 또는 기술의 형태”를 포괄하고 있었다. 단순한 문서 수준이 아니라 물리적 장비나 기술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된 것이다. 특히 정보가 상대국에 넘어간 뒤 사후 통제 권한은 극도로 제한되는 등 독소조항도 여러 군데서 발견됐다. 제 9조 ‘군사비밀정보의 전달’편에서는 “전달이 이뤄지면 접수 당사자가 군사비밀정보의 보관, 통제 및 보안에 대한 책임을 맡는다”고 명시해 정보에 대한 사후 통제권이 상대국에 넘어가게 돼 있다. 제 8조에는 “한쪽 당사자 대표가 군사비밀정보에의 접근이 요구되는 다른 쪽 당사자의 시설을 방문하는 것에 대한 허가는 공적 목적상 필요한 방문으로 한정된다”, “한쪽 당사자 국가의 영역 안에 있는 시설에 대한 방문 허가는 그 당사자에 의해서만 부여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정보의 유출, 훼손의 의심이 있는 경우에도 일본의 허락 없이 일본 내 시설에 대한 방문이 원천 봉쇄되어 있다는 의미다. 문서나 정보의 복제도 허용될 뿐 아니라, 얼마나 복제됐는지는 상대국의 자발적 기록 공개 외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보보호를 위한 보안감사 역시 일본이 자체적으로 시행할 뿐, 한국에서 어떠한 조치를 할 근거가 없었다. 보안 대표가 상대국을 방문할 때도 “상호 합의된 장소에서 상호 만족스러운 방법으로 다른 쪽 당사자를 방문하도록 허용한다”고 제한을 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협정문의 내용이 기밀문서 뿐 아니라 장비까지 일본측에 넘겨줄 수 있는데다 사후 통제도 어렵게 만들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악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내현 의원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협정을 국회의 동의 없이 상대국과 발효하게 될 경우, 국제법상으로는 유효하지만, 국내법상으로는 무효일 수밖에 없다”며 “이처럼 문제가 많은 내용을 담은 ‘한일비밀정보보호협정’은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일 이명박 정부가 협정 체결을 강행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체결, 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침해한 것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제기할 것”이라며 “국무회의의 협정 심의의결에 대해서는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현 정부 임기 내에 처리될 가능성 낮아
밀실처리 과정이 알려지면서 공식 서명시간 10분을 앞두고 전격 연기된 한일 정보보호협정의 운명은 결국 정부에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하지만 밀실처리 파문에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 간 ‘네 탓 공방’까지 불거지면서 협정 체결은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와 정부는 여전히 협정의 상세 내용을 국회에 설명한 뒤 남은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야권뿐 아니라 여당까지 반대 기류를 보이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캠프 가동 등으로 여야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비화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벌써부터 대여공세의 호재로 이용할 생각임을 분명히 하고 있고, 새누리당도 ‘협정 체결=친일’이라는 프레임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관련 장관들의 해임을 요구했던 민주당은 더욱 칼날을 세웠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잇따라 협정 폐기를 주장했고, 추미애 최고위원은 “정보협정을 넘어 군수지원협정까지 (일본과) 맺어진다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동해상에 출몰하는 것도 막을 수 없다. 협정을 폐기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가세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국회 차원에서 청문회를 열어 (밀실처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도 이정미 대변인 논평을 통해 “국가 안보에 관한 조약 체결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헌법 조항을 정부 스스로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한일 정보보호협정 논란이 커지면서 “과거사와 안보는 별개 문제”라고 했다가 반일(反日)여론이 심상치 않자 협정 체결 보류를 요구했던 새누리당에서도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은 “(협정) 절차와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정치권 반대 기류가 확산되자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사안 자체를 철회하긴 어렵다”며 ‘국회 설명 후 예정대로 서명’할 방침임을 밝혔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수석비서관회의 브리핑을 통해 “현재 (협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언급했다.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우리가 손해 볼 게 하나도 없다. 정보는 우리가 주고 싶은 것만 주면 되고 오히려 일본이 대북정보를 주고 싶어하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현 정부 임기 내에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친이명박계의 몰락으로 여당 내에서조차 변변한 우군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 강력한 반대를 극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것. 한편 주일 한국대사관의 이경수 정무공사가 국내 분위기를 설명하며 서명 연기를 요청하자 일본 측은 “믿을 수 없다”며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6월 29일 서명 연기를 통보받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믿을 수 없다”거나 “도타캔(‘막바지'’라는 의미의 일본어 ‘도탄바’와 ‘취소’라는 뜻의 영어 ‘캔슬’을 합친 일본식 조어)은 바로 이걸 두고 하는 말이다”라며 일본 측 분위기를 전했다. 산케이신문 인터넷판은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오늘 서명을 해야 한다. (서명) 연기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사실상 항의했다고 전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중으로 서명되길 기대했는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측은 연기 경위보다 앞으로 협정 체결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코이 유타카(橫井裕) 외무성 외무보도관은 “가능한 조기에 서명할 수 있도록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케다 히로후미(武田博史) 방위성 보도관도 “안전보장 면에서 일한(한일)간 협력 관계를 심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가능한 한 조기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한국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는 현실적으로 한국의 정치 정세나 여론 동향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언제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지 전망이 서질 않는다’고 비관론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 협정 처리과정 보고 못 받아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6월 27일 밤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6월 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했다. 1주일에 한 차례 정도 열리는 이 회의는 주로 수석실별로 현안을 보고하고 의견을 나누는 통상적인 자리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지난 6월 26일 이 대통령의 부재 중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처리 과정에서 ‘졸속 처리’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이 쏠렸다. 이 대통령은 여느 때와 같이 수석실의 현안을 보고 받고, 3∼4분간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 다른 문제는 제쳐놓고 거의 군사정보협정 처리 과정의 미숙함에 대해 질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하금열 대통령실장과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참석했지만, 국내에 남아 국무회의에서의 군사정보협정 처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은 불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기획관과 같은 수석급 기획관인 김상협 녹색성장기획관 등은 회의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참모는 “수석비서관회의의 참석 범위는 원래 정해져 있다”면서 “외교안보수석이 참석하기 때문에 원래 김 기획관은 참석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을 고려할 때 정보보호협정의 ‘비공개’ 국무회의 안건 상정을 주도한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김 기획관이 직접 참석해 소상하게 보고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대통령은 순방 중 천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국무회의를 포함해 국내 절차를 거쳐 6월 29일경 양국이 서명할 것”이라고 보고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줄은 사전에 전혀 몰랐다는 후문이다. 박정하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 협정이 즉석 안건으로 올라간 데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군사정보협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될지도 보고를 못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외통부 “협정 비공개 처리 보고 못 받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 출석했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협정을 처리한다는 것을 보고받았느냐’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질문에 “(국무회의 당시) 그런 상세한 상황에 대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장관은 “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을 수행 중이었다”면서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안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국무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정보보호협정을 상정하자는 것을 청와대와 외교부 중 어디가 제안했느냐’는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의 질문에는 “부처간 같이 협의했다”고 답했다. 협정의 명칭이 바뀐 것에 대해서는 “실무진 간 가서명까지는 ‘군사정보보호협정’이었으나 그 후 내부 협의를 거치면서 군사정보가 군사에 방점이 찍혀 군사동맹 오해를 줄 수 있으므로 군사를 삭제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부처간 협의를 통해 결정, 이를 일본에 제의했고 일본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장관은 “미국으로부터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중국 정부에 한일 간 협정 진행상황을 설명했고 중국에도 체결 필요성을 설명하며 6월 하순 협정 체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한편 7월 12일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관진 국방장관은 정치적 논란이 제기된 한일정보보호협정과 관련하여, “처리 과정에서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등 몇 가지 미숙한 점이 있었다”면서 “충분한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은 굉장히 송구하다.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은 논란이 된 밀실처리 과정에 대해 “감추거나 국민에게 다른 말로 돌리려 한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협정) 제목은 포괄적이지만 내용을 보면 군사비밀정보 보호를 보장한다고 돼있다. 제목과 내용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지적에 대해 “용어에 대해 국민이 의구심을 품게 된 데에는 잘된 용어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김 장관은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예방했을 당시에 한 발언을 소개하면서 “6월에 국회도 열리니 국회의원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면서 “국민적 관심이 크니 국회 개원 전에 이걸 (처리)하는건 부적절하고, 시간 두고 검토를 해도 공감을 갖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보보호협정 처리 여부를 정치권에 알렸는지에 대해서는 “그 전에 정책실장이 주요 당직자들에게 ‘국회가 열리지 않아 공개적 논의가 어려우니, 이 상태에서 아마 외교적으로 6월 말까지 처리하기로 했으니 양해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면서도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올라간다는 이야기는 안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국무회의에 즉석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은 하루 전에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하고, 협정이 비공개로 의결된데 대해서는 “그 문제는 외교부가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사안이다. 국방장관으로서는 외교적 문제라고 생각해 더 이상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저는 비밀로 할 의사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책임을 통감한다고는 말씀드리지만, 그런 문제는 국군 통수권자께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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