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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벨상 수상자 발표
6개 분야서 기여한 11명의 메달 주인 가려져
2016년 11월 06일 (일) 00:35:42 황태일 기자 hti@newsmaker.or.kr

지난 10월, 올해의 노벨상 메달의 주인이 모두 가려졌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지난 1896년 제정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황태일 기자 hti@

지난 1901년 첫 시상을 시작으로 노벨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 경제학상 등 총 6개 분야에서 기여한 공로가 큰 이들에게 수여되고 있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지난 10월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13일 문학상을 마지막으로 일정이 마무리됐으며, 시상식은 노벨이 사망한 오는 12월10일에 이루어진다.

계약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
노벨경제학상의 수상자는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메사추세츠 공대 교수다. ‘계약이론’의 개척자이자 창시자로 통하는 이들은 1985년 ‘계약이론(The Theory of Contracts)’이라는 논문을 공동 집필한 바 있으며 지난  2010년 30여페이지 분량의 ‘기업영역의 이론(A Theory of Firms Scope)’이라는 논문을 공동으로 집필했다. 특히 특히 하트 교수는 2014년 연세대 SK석좌교수로 부임해 서울에서 머물기도 했다.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하트 교수는 영국 워릭대에서 경제학석사를,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박사를 각각 취득했다. 영국 런던정경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현재 하버드대 경제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미국 법률 및 경제협회 회장과 미국 경제학회장도 맡은 바 있다. 핀란드 헬싱키 출신인 홀름스트룀 교수는 헬싱키대 수학·과학 학사,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 경영대학원에서 교수를 역임했던 그는 지난 1994년부터 매사추세츠공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2003~2006년 학과장을 맡은 바 있다. 저서로는 ‘유동성의 안과 밖(Inside and Outside Liquidity)’ ‘글로벌 금융위기의 노르딕 국가들(Nordics in Global Crisis)’ 등이 있다. 노벨위원회 측은 “현실에는 회사 주주와 경영진과의 계약 관계, 보험회사와 차 소유주와의 관계 등 이해가 상충하는 다양한 계약관계가 있다”면서 “양쪽 모두 만족스러워할 수 있는 계약이 마련돼야 하는데 올해 수상자들은 경영자들을 위한 실적 기반의 임금계약 모델, 보험계약, 공공 분야 사유화 관련 계약 모델 등 다양한 계약이론을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내전 종식 이끌어 노벨평화상 수상
올해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으로 선정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미국 캔자스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경영학 학사,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서 경제개발·공공경제학 석사, 미국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은 해외 유학파 출신이다. 지난 2010년 08월 제59대 콜롬비아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수많은 업적을 쌓으며 2012년 미국 타임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지난 1960년대부터 좌우익의 이데올로기적 갈등에서 비롯되어 내전을 겪었다. 콜롬비아 내전은 미주 대륙 역사상 가장 장기전으로 기록돼 있는데,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22만 명이 희생됐고, 정부군 지원 세력과 반군 지원 세력으로 나뉘어 콜롬비아 정계는 대립을 반복했다. 또한 계속된 내전으로 마약생산과 거래가 급격히 늘어났는데, 게릴라 단체와 민병대 모두 마약 카르텔 조직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은 1999년 10월부터 평화협상을 시작하였으나 협상은 10년 넘게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후 2012년 평화협상을 시작했지만, 책임자 처벌 문제를 두고 견해차를 보이면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서 다시금 협상은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2015년 9월 23일 후안 마뉴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반군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대표 티모셴코가 평화협상을 맺고 오랜 내전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 대표단은 2013년 11월부터 쿠바 아바나에서 내전 종식을 위한 협상을 벌여 토지 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마약 밀매 퇴치 등의 안건에 합의했다. 이어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9월26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해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시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산토스 대통령은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10월9일 내전 피해가 컸던 콜롬비아 북서부 보하야에서 열린 한 종교행사 직후 “나는 어제 가족들과 만나 노벨평화상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기부한 상금은 내전 희생자들과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재단 등에 쓰일 것”이라며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FARC와 서명한 합의를 이행할 때까지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2차원의 상전이 현상 밝혀내 물리학상 수상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응집물질 물리학을 연구해온 데이비드 사울리스 워싱턴대학 교수, 던컨 홀데인 프린스턴대 교수, 마이클 코스털리츠 브라운대 교수가 공동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들은 1차원과 2차원에서 위상의 상전이 현상이 존재하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3차원에서의 현상과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론적으로 정립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상전이란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것 같이 물질이 어떤 변화에 의해 다른 상으로 변하는 것을 말하는데, 3차원에선 에너지가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흐른다. 위상이란 물질이 가지는 위치나 상태로, 3차원에서 위상상전이도 에너지가 큰 쪽에서 작은 쪽으로 일어난다. 하지만 1차원과 2차원에서 위상 전이는 다른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이들이 발견한 것이다.

1973년 사울레스와 코스털리츠는 초전도성과 초유체성이 극저온에서 일어나고 고온에서는 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는 2차원 평면에선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란 통념을 뒤집은 것. 2차원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상전이에는 두 학자의 이름을 따 ‘코스털리츠-사울레스(KT) 상전이’라고 붙였다. 홀데인 교수는 사울리스와 코스터리츠 교수의 이론을 기반으로 10년뒤 초전도체를 지나가는 자기장 흐름의 양이 정수 배수로 증가한다는 것을 밝혀, 1차원에 가까운 끈 형태에서도 비슷한 상전이 현상이 나타남을 보여줬다. 노벨위원회는 “세 과학자가 물질의 특이한 상태 및 위상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물질의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며 “특히 초전도체, 초유동체, 초박막 자기필름과 같은 ‘별난 물질(exotic matter)’ 상태를 연구하기 위한 수학적 방법론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오토파지 현상 규명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노벨생리의학상은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일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와 3년 연속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역대 25번째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가 됐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손상된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 ‘오토파지(autophagy·자가포식)’ 현상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단독으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오토파지는 생물이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이나 소기관을 분해해 영양분으로 다시 이용하는 현상으로, 이 기전에 이상이 생기면 암이나 신경난치병이 발생한다. 오스미 교수는 1980년대 현미경 관찰로 효모 세포 내 오토파지 현상을 발견, 올해 7월 국제학술지 ‘디벨롭멘탈 셀(Developmental Cell)’에 오토파지 현상의 작동 구조를 발표했다.

1974년 도쿄대학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록펠러대학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오스미 교수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쳤다. 이후 도쿄대 조교수로 임용된 그는 빵 반죽에 사용되는 효모를 이용해 세포내 움직임을 관찰하다 1990년대에 이르러 비로소 자가포식 현상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최초로 발견했다. 1992년 효모에서 자가포식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이듬해에는 자가포식에 관여하는 유전자 15종을 밝혀냈다. 이 논문이 인체내 세포의 필수 작용기전과 관련된 중대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바로 그 연구다. 최근에는 자가포식 기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파킨슨병이나 제2형 당뇨병 같은 노인질환이 발병할 수 있으며, 암 발생과도 연관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분자기계 발명으로 노벨화학상 수상
올해 노벨화학상은 ‘분자기계’(molecular machine) 연구로 ‘초분자 화학’이라는 학문 영역을 개척한 소바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교수, 영국 출신의 프레이저 스토더트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베르나르트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겐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소바주 교수는 1983년 두 개의 링 모양 분자를 연결해 체인 모양의 분자 기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1991년 스토더트 교수는 실 모양의 분자에 링 모양 분자를 꿴 형태의 분자 기계를 개발했다. 페링하 교수는 1999년 분자로 이뤄진 모터를 개발한 뒤 ‘분자 자동차’도 만들어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개발했다”며 “(이들이 개발한 분자기계는) 새로운 물질이나 센서,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상의 의미를 밝혔다. 분자기계란 유용한 물질구조를 조립할 수 있는 분자의 집합체를 뜻한다. 세포 안에서 유전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원료)으로 단백질(제품)을 만드는 ‘자기조립’ 능력을 지닌 생명체들은 이처럼 수많은 분자를 결합해 특정한 구조를 가진 분자기계를 만들어 낸다. 노벨위원회는 분자 모터는 1830년대 전기 모터가 처음 개발된 것과 같은 연구 성과라고 평가하며, 머리카락보다 1000배나 작은 분자기계가 신소재, 센서,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학계에서도 분자기계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분자를 목표로 합성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으로 고안한 인공 구조체를 새로운 화학합성 방법을 적용해 구현했다는 점에서 기초과학으로서 화학의 위상을 한층 높인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
 
‘음유시인’ 밥 딜런, 노벨문학상 수상

올해의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유명 코프록 싱어송라이터 겸 시인 밥 딜런이 수상했다. 작가보다 음악가로 더 유명한 인물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는 1901년 노벨 문학상 첫 시상 이래 처음이며, 미국 작가의 수상은 1993년 토니 모리슨 이후 23년 만이다. 1962년 콜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첫 앨범 <Bob Dylan>으로 데뷔한 수상자 밥 딜런은 이듬해 두 번째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을 성공시키며 저항가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인종차별 반대, 반전 반핵 등 사회성 짙은 음악을 발표했던 그는 철학적인 가사와 진솔한 메시지로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전 세계 많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정치와 사회, 철학, 문학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한 깊이 있는 시적인 가사로 ‘음유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밥 딜런은 지난 2004년 자서전 <크로니클스>를 출간,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내셔널북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2008년 ‘특별한 시적 힘을 가진 작사로 팝 음악과 미국 문화에 깊은 영향을 끼친’ 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 지난 2012년 사회와 세계 평화에 공헌한 인물에게 주어지는 미국 최고의 시민상인 ‘자유의 메달’을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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